[기사수정 : 24일 오후 4시 11분]


"너무 갑질하는 모습이잖아요."(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체통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증인 찾아 삼만리 해서 1~2시간 날리는 게 중요합니까?"(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불출석하자 야권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했고, 여권은 이에 항의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와 관련해 21그램 대표가 오늘도 불출석하는 것 같다. 국회 무시가 도를 넘었다 생각한다"며 "필사적으로 숨는 데는 이유가 명확하다 생각한다.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도 숨겨야 하고, 관저 불법 공사 의혹도 숨겨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영 대표에 대해선 국회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죄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고발 조치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도 "21그램 대표 등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안건 상정을 요청한다"고 했다.

"증인 찾아 삼만리, 중요한가" 목소리 높인 김은혜


여권은 증인에 출석을 요구한 기한이 이날 오후 4시이므로, 이 시점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 불출석을) 예단해서 귀중한 국정감사를 정회하면서까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다 하더라도 관계기관 공무원이 하면 된다"고 맞섰다.

이날 김태영 21그램 대표를 비롯해 이재선 원탑종합건설 대표, 전해갑 아원고택 대표 등이 국토위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김 대표는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모두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이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국정감사 시작 때도 (출석을) 요청했는데, 지금까지 출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가 없다"며 "불출석 증인에 대해 위원회 차원에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소환할 필요가 있다 판단한다"고 밝혔다.

여권은 더욱 격렬하게 항의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출석 요구 기한까지) 사람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고, 이러면 너무 갑질하는 모습이지 않나"라고 했다.

21그램 등 동행명령장 발부, 여당 의원들 국감장 퇴장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체통을 지켰으면 좋겠다. 증인 찾아 삼만리 해서 1~2시간 날리는 게 중요한가"라며 "이렇게 중요한 (국감장에 출석한) 증인 놔두고, 시간 낭비하는 게 중요한가. 체통을 지키십시오, 위원장님"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이 국정감사 정회를 선언한 뒤 전체회의를 열고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을 상정하자 여당 의원들은 "이렇게 진행하면 안 된다" 등을 외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이어 동행명령장 발부는 가결됐다.

야당 국토위원들은 곧바로 서울 성동구 21그램 사무실을 찾아 동행명령장 집행을 실시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김태영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국민대 대학원 동기이고,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의 핵심적인 증인"이라며 "10월 7일 1차 출석 요구를 불이행했고, 오늘도 불이행했기 때문에 동행명령장을 집행한다"고 말했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원담종합건설에서 (국감장에) 나와 증언한 게 21그램 사무실에서 용산 비서실 사람들을 봤다는 것 아닌가"라며 "용산 비서실 사람들이 21그램 사무실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한 것으로 봐선 불법 건축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21그램 대표가 반드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완주로 이동해 이재선 원탑종합건설 대표, 전해갑 아원고택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