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집이 일터인 방문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업종별 기획강좌②_방문노동자 편]
타인의 주거지가 일터인 노동자들이 모였다. 지난 7월 단체급식 노동자들의 모임에 이어 두 번째 공공운수노조 업무별 기획강좌에는 공공운수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인터넷 설치·수리 기사),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역지부(방문간호사)·경기지부(수도 검침원), 서사원지부·장애인활동지원사지부(장애인활동지원사) 의 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실, 노동건강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모여 노동과 건강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 방문노동자
몸풀기 수다와 사진 수다 시간에는 남들이 잘 모르는 자신의 노동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타인의 집에 방문하고, 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노동자. 자동차에 사다리며 갖가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 난간도 제대로 없는 낡은 아파트 옥상이 일터, 오르기엔 너무 위험해 보이는 사다리로 올라가야 하는 아파트, 인터넷 장비 안에 떡 하니 있는 벌집. 이곳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노동자들의 일터다.
혈압계, 혈당기, 체중계까지 들고 다니는 방문 간호사, 이들은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버스를 타고 걸어 환자의 집을 방문한다. 수도계량기가 주차장에 있을 경우를 대비해 '빠루'를 들고 다닌다는 수도검침 노동자, 책을 만지면 과격 행동이 잦아드는 사람을 위해 책을 준비한다는 장애인활동지원사까지, 저마다 다양한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방문노동자들은 고객의 집이 노동현장인데 그 노동환경이 안전하려면 고객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웃음이 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통제되지 않는 동물의 위험, 특히 개에 물리는 일이 잦았다. 고객들은 모두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 말은 낯선 사람인 방문노동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면 업무를 하는 방문노동자들에게 고객의 폭언, 성폭력, 폭력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문제가 있을 때 정확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회사에서도 조치를 취하면 좋겠지만, 고객이 오히려 '해피 콜'을 통해 나쁜 평점을 줄까 봐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한편으로, 한 방문간호사가 알콜 중독 환자를 열심히 케어했는데,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몇 년 후 환자가 치료를 잘 받고 직업을 구해 일하는 모습을 확인한 후 뿌듯했던 경험을 나누어, 다른 참가자들까지 미소 짓게 했다.
노인, 환자를 가장 가까이서 돌보는 재가요양보호사들은 집안에서 노인,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일을 한다.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가장 가까이에서 장애인을 돌보았다. 2인1조를 이뤄 장애인 세 명과 장애인활동지원사 두 명이 함께 나들이를 다녀온 사진은 모든 참가자들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었다.
장애인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 사진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좋은 사진으로 꼽혔다. 방문 간호사들은 폭염, 한파 시기 환자와 연락이 잘 닿지 않으면 생사를 확인하러 방문하는 일도 있다. 이렇게 가족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 방문노동자들이 많은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방문노동자들의 건강을 우선하는 노동 현장으로
교육 수다 시간에는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가 방문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건강권에 대해 짚어주었다. 타인의 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업무 범위를 넘어 요구받는 경우의 문제점, 고객이 노동자에게 폭언,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 그리고 이럴 때 작업중지권이 주어져야 하지만 노동자가 고객의 말이나 폭력을 멈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 등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주가 뚜렷하게 지침을 내리고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을 고객에게도 정확하게 주지시켜야 한다는 점, 신체적 위험과 폭력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2인1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방문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결의 수다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뜻을 모아 정한 3개의 요구안을 냈다. 첫 번째로 감정노동(고객응대)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감정노동 휴가 5일 보장을 요구하고, 이때 정규직(공무원)과 비정규직(공무직)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악성 고객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노사가 공동으로 마련하고, 매뉴얼에는 악성 고객에 대한 작업거부 및 방문노동에 대해 2인 1조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가해 고객을 고소·고발하거나 산업재해 신청 등 조치 상황에서 노동조합과 노동자가 참여할 방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노동현장의 차이와 공통점을 수다로 풀어낸 이날, 방문노동자의 노동이 더욱 존중받고 건강한 노동이 될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결의로 수다를 마무리했다.
▲ 공공운수노조 업무별 기획강좌 방문노동자 편이 수다 떨기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 공공운수노조
가장 가까운 사람, 방문노동자
몸풀기 수다와 사진 수다 시간에는 남들이 잘 모르는 자신의 노동 현실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타인의 집에 방문하고, 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노동자. 자동차에 사다리며 갖가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 난간도 제대로 없는 낡은 아파트 옥상이 일터, 오르기엔 너무 위험해 보이는 사다리로 올라가야 하는 아파트, 인터넷 장비 안에 떡 하니 있는 벌집. 이곳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노동자들의 일터다.
▲ 공공운수노조 업무별 기획강좌 두 번째, 방문노동자 편에서 방문간호사인 참가자가 현장을 방문할 때 준비하는 수많은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 공공운수노조
방문노동자들은 고객의 집이 노동현장인데 그 노동환경이 안전하려면 고객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웃음이 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통제되지 않는 동물의 위험, 특히 개에 물리는 일이 잦았다. 고객들은 모두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 말은 낯선 사람인 방문노동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면 업무를 하는 방문노동자들에게 고객의 폭언, 성폭력, 폭력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문제가 있을 때 정확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회사에서도 조치를 취하면 좋겠지만, 고객이 오히려 '해피 콜'을 통해 나쁜 평점을 줄까 봐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한편으로, 한 방문간호사가 알콜 중독 환자를 열심히 케어했는데,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몇 년 후 환자가 치료를 잘 받고 직업을 구해 일하는 모습을 확인한 후 뿌듯했던 경험을 나누어, 다른 참가자들까지 미소 짓게 했다.
노인, 환자를 가장 가까이서 돌보는 재가요양보호사들은 집안에서 노인,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일을 한다.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가장 가까이에서 장애인을 돌보았다. 2인1조를 이뤄 장애인 세 명과 장애인활동지원사 두 명이 함께 나들이를 다녀온 사진은 모든 참가자들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었다.
장애인들과 함께 다녀온 여행 사진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좋은 사진으로 꼽혔다. 방문 간호사들은 폭염, 한파 시기 환자와 연락이 잘 닿지 않으면 생사를 확인하러 방문하는 일도 있다. 이렇게 가족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 방문노동자들이 많은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 공공운수노조 업무별 기획강좌 방문노동자 편 참가자들의 모습이다. ⓒ 공공운수노조
방문노동자들의 건강을 우선하는 노동 현장으로
교육 수다 시간에는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가 방문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건강권에 대해 짚어주었다. 타인의 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업무 범위를 넘어 요구받는 경우의 문제점, 고객이 노동자에게 폭언,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 그리고 이럴 때 작업중지권이 주어져야 하지만 노동자가 고객의 말이나 폭력을 멈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 등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주가 뚜렷하게 지침을 내리고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을 고객에게도 정확하게 주지시켜야 한다는 점, 신체적 위험과 폭력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2인1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방문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결의 수다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뜻을 모아 정한 3개의 요구안을 냈다. 첫 번째로 감정노동(고객응대)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감정노동 휴가 5일 보장을 요구하고, 이때 정규직(공무원)과 비정규직(공무직)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악성 고객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노사가 공동으로 마련하고, 매뉴얼에는 악성 고객에 대한 작업거부 및 방문노동에 대해 2인 1조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가해 고객을 고소·고발하거나 산업재해 신청 등 조치 상황에서 노동조합과 노동자가 참여할 방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노동현장의 차이와 공통점을 수다로 풀어낸 이날, 방문노동자의 노동이 더욱 존중받고 건강한 노동이 될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결의로 수다를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유청희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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