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장 대신 빙상장에서 열린 컬링대회... 왜?
빙상장 위에서 제 23회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열려... 타 종목 반발도
지난 8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리고 있는 제23회 회장배 전국컬링대회. 이번 대회는 대한컬링연맹 주관 대회 중 국가대표 선발전인 한국컬링선수권대회와 더불어 가장 큰 대회다.
그런데 지금껏 국내대회가 열리던 의정부컬링경기장 대신 의정부빙상경기장에서 대회가 열린다. 빙상장에서 회장배 대회가 열린 것은 2012년 전주 화산빙상장 대회 이후 12년 만의 일. 국내 대회 전체로 눈을 돌리더라도 2019년 춘천에서 열린 태백곰기 대회 이후 5년 만이다.
표면적으로는 내년 봄 열릴 2025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테스트 이벤트' 성격이 짙지만, 많은 컬링인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빙상장에서의 컬링 대회를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무슨 이유일까.
'눈치 컬링' 상징이었는데...
대한민국에서 컬링 전용 경기장이 마련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경북 의성군에 위치한 의성컬링센터가 개장한 것이 2006년. 그 이전은 물론, 의성컬링센터 개장 이후에도 상당수의 국내 대회, 심지어는 아시아·태평양선수권 등 국제 대회도 빙상장 위에 컬링 시트를 그려 놓고 치러야 했다.
그나마 진천선수촌에 컬링경기장이 생기고, 동두천컬링경기장(현재 폐장)과 의정부컬링경기장이 2010년대 개장하며 이른바 '눈치 컬링'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3천 석 규모의 큰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는 올림픽 당시 '팀 킴'의 흥행을 바탕으로 존치를 결정, 한국 컬링은 남 부럽지 않은 경기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19년 이후 5년 동안 전용 컬링장에서만 경기를 치르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적잖은 팀이 국제경기·그랜드슬램 등에서 쓰이는 '빙상장 아이스'를 경험하지 못해 국제 대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번 시즌 여자 컬링 국가대표인 경기도청 '5G'의 김은지 스킵은 "최근 국내 선수들이 빙상장에서 컬링 대회를 치르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면서, "국내 대회도 컬링장 대신 빙상장에서 많이 유치하면 선수들의 경험치도 많이 올라올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컬링화를 신지 않으면 얼음에 발도 댈 수 없는 데다, 스톤에 '컬'이 원활히 먹게끔 하기 위해 습도 유지가 필수인 컬링장 아이스와 달리, 빙상장 빙질은 변수가 많다. 김은지 선수는 "컬링장의 아이스와 달리 빙상장에서 치르는 컬링 대회는 아이스 컨디션이 더욱 변화무쌍하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른 종목 설득은 '필수'
국내 대회·투어는 보통 컬링 전용 경기장에서 열리고, 국제 대회는 빙상장에서 열린다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었다. 실제로 세계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평소와 아이스가 달라 헤맸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최근 국내 대회는 물론 캐나다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높였던 주니어 및 성인 대표팀이 국제 무대 데뷔전에서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다만 빙상장에서 경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종목 단체 및 실업팀(직장운동경기부)과의 협의 역시 필수적이다. 이번 회장배 대회를 앞두고 빙상장이 한 달 가까이 멈춰선다는 소식에 다른 종목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경기도 지역의 컬링 관계자 역시 "의정부 빙상장에서 컬링 대회를 한다고 하니 다른 종목 쪽에서 '컬링장이 있는데 왜 빙상장을 쓰냐'며 강하게 불만을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그나마 이번 회장배 대회의 경우 내년 봄 열리는 세계선수권의 '테스트 이벤트'로 개최됐다. 하지만 향후 대회를 빙상장에서 개최한다면 다른 종목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컬링 경기장을 아이스하키·스케이트 등 다른 빙상 종목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컬링연맹은 향후 '왜 빙상장 경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 또한 빙상장 대회의 경기 일정을 최소화하고 엘리트·학생 팀 중심으로 빙상장 개최 대회를 운영하는 등 선수들의 성장과 다른 종목단체·선수와의 선린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절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껏 국내대회가 열리던 의정부컬링경기장 대신 의정부빙상경기장에서 대회가 열린다. 빙상장에서 회장배 대회가 열린 것은 2012년 전주 화산빙상장 대회 이후 12년 만의 일. 국내 대회 전체로 눈을 돌리더라도 2019년 춘천에서 열린 태백곰기 대회 이후 5년 만이다.
'눈치 컬링' 상징이었는데...
▲ 5년 만에 빙상장에서 전국컬링대회가 열렸다. 8일부터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개최되고 있는 회장배 전국컬링대회의 전경. ⓒ 박장식
대한민국에서 컬링 전용 경기장이 마련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경북 의성군에 위치한 의성컬링센터가 개장한 것이 2006년. 그 이전은 물론, 의성컬링센터 개장 이후에도 상당수의 국내 대회, 심지어는 아시아·태평양선수권 등 국제 대회도 빙상장 위에 컬링 시트를 그려 놓고 치러야 했다.
그나마 진천선수촌에 컬링경기장이 생기고, 동두천컬링경기장(현재 폐장)과 의정부컬링경기장이 2010년대 개장하며 이른바 '눈치 컬링'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3천 석 규모의 큰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는 올림픽 당시 '팀 킴'의 흥행을 바탕으로 존치를 결정, 한국 컬링은 남 부럽지 않은 경기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19년 이후 5년 동안 전용 컬링장에서만 경기를 치르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적잖은 팀이 국제경기·그랜드슬램 등에서 쓰이는 '빙상장 아이스'를 경험하지 못해 국제 대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번 시즌 여자 컬링 국가대표인 경기도청 '5G'의 김은지 스킵은 "최근 국내 선수들이 빙상장에서 컬링 대회를 치르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면서, "국내 대회도 컬링장 대신 빙상장에서 많이 유치하면 선수들의 경험치도 많이 올라올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컬링화를 신지 않으면 얼음에 발도 댈 수 없는 데다, 스톤에 '컬'이 원활히 먹게끔 하기 위해 습도 유지가 필수인 컬링장 아이스와 달리, 빙상장 빙질은 변수가 많다. 김은지 선수는 "컬링장의 아이스와 달리 빙상장에서 치르는 컬링 대회는 아이스 컨디션이 더욱 변화무쌍하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른 종목 설득은 '필수'
▲ 선수들의 성장과 국제경기 감각 조성, '빙상장 아이스'에 익숙해지게끔 하기 위해 빙상장 경기가 필요한 측면은 있다. 하지만 반발이 클 다른 종목단체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 박장식
국내 대회·투어는 보통 컬링 전용 경기장에서 열리고, 국제 대회는 빙상장에서 열린다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었다. 실제로 세계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평소와 아이스가 달라 헤맸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최근 국내 대회는 물론 캐나다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높였던 주니어 및 성인 대표팀이 국제 무대 데뷔전에서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다만 빙상장에서 경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종목 단체 및 실업팀(직장운동경기부)과의 협의 역시 필수적이다. 이번 회장배 대회를 앞두고 빙상장이 한 달 가까이 멈춰선다는 소식에 다른 종목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경기도 지역의 컬링 관계자 역시 "의정부 빙상장에서 컬링 대회를 한다고 하니 다른 종목 쪽에서 '컬링장이 있는데 왜 빙상장을 쓰냐'며 강하게 불만을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그나마 이번 회장배 대회의 경우 내년 봄 열리는 세계선수권의 '테스트 이벤트'로 개최됐다. 하지만 향후 대회를 빙상장에서 개최한다면 다른 종목에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컬링 경기장을 아이스하키·스케이트 등 다른 빙상 종목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컬링연맹은 향후 '왜 빙상장 경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 또한 빙상장 대회의 경기 일정을 최소화하고 엘리트·학생 팀 중심으로 빙상장 개최 대회를 운영하는 등 선수들의 성장과 다른 종목단체·선수와의 선린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절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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