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폭력 난무하지만... 본방사수 욕구 끌어올린 박신혜
[리뷰] SBS <지옥에서 온 판사>, SBS 토일 드라마 3연타석 인기 홈런
▲ SBS '지옥에서 온 판사' ⓒ SBS
<지옥에서 온 판사>가 이제 2회 분량만 남겨 놓은채 막판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지난 26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12회에선 드디어 사탄과 연쇄 살인마 J의 정체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끝에 밝혀졌다.
우여곡절 끝에 빼앗겼던 능력을 되찾게 된 '악마' 강빛나 판사(박신혜 분)은 사탄 혹은 연쇄 살인마로 추정되는 정재걸(김홍파 분)-태규(이규한 분) 부자를 잡기 위해 몇가지 묘안을 마련했다. 장씨 일가의 동생 선호(최동구 분)가 죽음을 당한 것처럼 위장시켜 경찰 조사를 받게 만들면서 의혹의 중심에 뛰어든 것이다.
드디어 드러난 사탄의 정체
▲ SBS '지옥에서 온 판사' ⓒ SBS
'악마' 유스티티아/강빛나가 그토록 찾고 있던 사탄(박호산 분)은 다름 아닌 정재걸 의원이었다. 지옥을 탈출해 인간 세상으로 도망친 사탄은 26년 전 자신의 아버지 재걸을 죽인 정태규를 만나 그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준 대신 본인을 대신해 사람들을 죽이도록 조종하는 끔찍한 일을 벌여왔다.
정재걸의 몸을 빌어 사람으로 둔갑해 과거 자신이 잃어버린 카일룸의 행방을 오랜 기간 추적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카일룸은 이미 태규의 손에 들어간지 오래였다. 그리고 태규는 아버지, 아니 사탄을 향해 총을 쏜 후 해외 도피를 시도하지만 사탄이 만든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는 이내 공격 당하고 만다.
"악마중의 악마는 나야! (강빛나)
뒤늦게 이들 부자의 집에 도착한 강빛나/유스티티아와 사탄의 피할 수 없는 혈투가 진행되었다. 결국 승자는 강빛나. 어렵게 사탄을 제압하고 지옥으로 되돌려 보낸 강빛나에게 남은 일은 정태규를 잡아 처리하는 것이었다.
연쇄 살인범 J 체포...그런데 풀어줘야 한다?
▲ SBS '지옥에서 온 판사' ⓒ SBS
밀항선을 타고 해외로 도피하려던 정태규를 뒤쫓은 한다온 형사(김재영 분)은 자신의 부모님과 가족들을 죽인 원수 태규를 잡는데 성공했다. 분노가 폭발한 그는 연신 주먹을 휘두르며 살인범을 직접 처단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그때 불현듯 그의 머릿 속을 관통한 강빛나의 말이 떠올랐다.
"형사님이 그놈 죽이면, 난 악마로서 모든 것을 바쳐 형사님을 지키고, 살려 두면 판사로서 모든 것을 바쳐 그놈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 법대로."
결국 정태규를 체포해 법정에 세우는 것으로 한형사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그리고 재판 기일이 다가왔다. 그런데 공판 참석 준비를 하던 강빛나 판사의 앞에 악마 바엘(신성록 분)이 찾아왔다. 바엘은 강빛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는 대신 정태규를 풀어준 뒤 그를 처단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렇지 않는다면 강빛나가 지옥으로 끌려가 끔찍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이에 고민하던 강판사는 재판정에서 이렇게 말한다.
"재판은 없습니다!"
판타지와 현실 범죄극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
▲ SBS '지옥에서 온 판사' ⓒ SBS
어느새 <지옥에서 온 판사>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금-토요일 밤 시청자들을 확실하게 사로 잡는데 성공했다. 지난 6주에 걸쳐 드라마는 지금의 대한민국 사법 체계가 각종 흉악 범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는 현실의 갈증을 대신 해소시켜 줬다. 지상파 TV 작품으로선 보기 드물게 유혈과 폭력 등 자극적 내용이 강조되는 내용이지만 오히려 이 점이 본방 사수의 욕구를 200% 충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연쇄 살인마 J를 잡기 위한 과정 속 등장하는 각종 범법자들을 심판하는 내용을 통해 정의의 이름으로 악을 처단하는가 하면 지옥을 탈출한 사탄을 잡기 위한 판타지 액션물로의 변주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마치 마블 액션 히어로물을 방불케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까지 큰 무리 없이 녹여내기 시작했다. 인간의 그릇된 욕망과 결합된 사탄의 거대한 음모를 타파하면서 범죄극과 판타지 드라마라는 2개의 큰 줄기를 멋지게 하나로 합쳐 놓을 수 있었다.
로맨틱 코미디 속 주인공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었던 박신혜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까지 맞물리면서 <지옥에서 온 판사>는 <커넥션>, <굿파트너>에 이어 SBS 금토드라마가 3연타석 인기 홈런을 쏘아올리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제 인간의 감정을 품게 된 악마 유스티티아, 아니 강빛나 판사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다음주로 예정된 최종회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a href="https://blog.naver.com/jazzkid" target="_blank" class=autolink>https://blog.naver.com/jazzkid</a>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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