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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아키오, 무대 위서 포옹한 한일 재벌총수

[현장] 현대와 도요타 레이싱 페스티벌서 세기의 만남…수소전기차 등 협력강화, 이재용 회장도 깜짝 등장

등록|2024.10.27 16:40 수정|2024.10.27 18:19

▲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왼쪽)과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회장이 서로 포옹하고 있다. ⓒ 강희수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의) 운전하는 모습을 보니까, 더 많이 신뢰가 가고, 역시 모든 것을 잘하신다고 생각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국에서 현대와 함께 이같은 훌륭한 행사를 할지 몰랐다. 현대와 함께 손잡고 더 좋은 차와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도록 하겠다."-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

세기의 만남이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1위와 3위 총수가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다. 이들이 대중에 공개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이날 행사 시작을 알리는 모터스포츠 경주용 차량 한대가 특설 무대를 향해 달렸다. 엄청난 속도와 굉음을 내며, 별도로 마련된 행사장을 누볐다. 이후 무대 위로 올라온 차량에서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용차 직접 운전하며 무대 위 오른 정의선-아키오

▲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서 경주용차가 특설 무대에서 움직이는 모습. ⓒ 현대자동차


▲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정의선 현대차회장(앞쪽)과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경주용 차량에 탑승해 있는 모습. 아키오 회장이 직접 특설 행사장을 운전했다. ⓒ 현대차


일본에서도 '마리조'라는 이름으로 자동차 경주대회에 직접 참여하는 아키오 회장이 직접 운전했다. 옆자리에 앉았던 정 회장은 "역시 모든 것을 잘하신다고 생각했다"면서 "(아키오 회장과 운전하기 위해) 경주용 차량으로 드리프트(모터스포츠 운전 기술 중 하나)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실패했다. 다시 준비해서 다음 기회에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키오 회장은 "정 회장의 드리프트 모습을 봤는데, 훌륭했다"고 답했다.

이어 현대의 고성능 차량 개발 철학을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현대에서) N 브랜드를 통해 고성능 차량을 선보였다"면서 "한국이나 일본에서 심장이 뛰는 자동차 운전에 소울(정신)을 갖고 있는 모든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도요타와 같이 자동차 경주분야에서도 (현대가)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자동차에 만족하고 즐길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대 위에서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외친, 아키오 회장은 자신의 드라이버 이름인 '모리조'에 대한 설명도 이었다. 그는 "'아키오'라는 이름으로 경주용 대회에 나서는 것에 언론으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았다"면서 "오늘 행사에도 언론인들이 많이 온 것 같은데 많은 응원 바란다"며 웃으며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이어 "'모리조'라는 드라이버로서 운전을 직접 하니까, 진정 차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앞으로 현대와 함께 손을 잡고 더 좋은 차와,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완성차 1,3위 업체 회동에 쏠린 눈, 삼엄한 보안에 국내외 취재진만 200여명

▲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토요타 아키오 회장(오른쪽)이 "사랑해요"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강희수


특히 이날 이들의 회동은 국내외 언론에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오전 행사장 주변도로 곳곳에는 보안 검색 바리게이트가 설치됐고, 진행 요원들의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취재진 등도 별도의 장소에서 개별 확인을 거쳐 행사장 입장이 가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외 취재진과 일반 고객까지 합하면 이번 행사에 3000여명이 참석했다"면서 "일본, 미국, 대만 등 해외 언론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날 행사 취재를 위해 모인 국내외 취재진만 2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국제 모터스포츠대회 가운데 하나인 월드렐리챔피언십(WRC, World Rally Championship)에 참여하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고성능 모델과 경주 차량을 선보이는 자리다. 용인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는 양쪽 회사의 고성능 모델과 경주 차량이 전시 됐고, 별도의 주행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주행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얼핏 보면 단순한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이었지만,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만남 뿐 아니라 의미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미 지난달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만나 향후 전동화 시장에서의 협력관계 구축을 논의한 바 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1위 업체인 도요타와 협력으로 완성차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선-아키오 회동,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가속화?

▲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모습. ⓒ 현대자동차


이날 행사 회견에서 외신기자가 '이번 행사에 정회장과 아키오회장의 참석 의미를 설명해달라'는 물음에, 전지현 현대차 모터스포츠팀장은 "유럽과 달리 상대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 모터스포츠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협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모터스포츠 분야 이외의 양사 협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신 자동차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전동화 전략에서 현대와 도요타가 수소전기차 연구개발과 생산에 협력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수소전기차 연구개발과 생산에 서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서 "모터스포츠를 통해 양사가 서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향후 다른 분야까지 협력을 넓혀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관계자 역시 "아키오 회장이 (현대의) 전기차 뿐 아니라 수소분야 투자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양사의 협력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화하는 정의선-이재용-조현범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4.10.27 ⓒ 연합뉴스


한편, 이날 공식행사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등도 아키오 회장과 회동했다. 이들 역시 전기차 시대에 전장과 타이어 등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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