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명태균 "돈도 받지 않고 정권교체에 이 한 몸 바쳤다"

개인 SNS에 글 올려... "대선 당일도 명태균 여론조사로 선거전략 짜" 내부 증언도 나와

등록|2024.10.28 09:47 수정|2024.10.28 09:47

▲ 명태균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글 ⓒ 페이스북 갈무리


"나는 돈을 받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조작하지 않았다. 정권교체에 이 한 몸 바쳤다. 건곤일척( 乾坤一擲: 주사위를 던져 승패를 건다는 뜻. 운명을 걸고 단판걸이로 승부를 겨룸을 이르는 말)이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명씨는 자신은 돈도 받지 않고 여론조사도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정권교체, 즉 윤석열 정권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는 말도 했습니다.

명씨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론조사입니다. 명씨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를 했고, 그 보고서를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용했다는 의혹입니다.

경선 이후 거리 뒀다?... 대선 당일까지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씨를 처음 만난 건 국민의힘 입당 전인 2021년 7월 초"라며 "경선 막바지부턴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에서 일했던 신용한 전 교수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윤석열캠프 정책총괄 지원실장을 지낸 신 전 교수는 '명씨의 비공개 여론조사를 토대로 대선 당일까지도 선거 전략을 짰고, 윤 후보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용했다 의혹이 제기된 미래한국연구소의 보고서, 대선 당일까지 수정한 것으로 나온다. ⓒ MBC유튜브 갈무리


그는 MBC 취재진과 만나 미래한국연구소의 이 비공개 여론조사가 대선 당일까지도 캠프 내부 회의에서 다뤄졌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등이 논의됐다며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됐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신 전 교수가 언급한 보고서는 미래한국연구소 전 직원이었던 강혜경씨가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보고서와 일치했습니다. 신 전 교수는 "최근 쏟아진 명씨 관련 보도를 접하고는 당시 사용했던 외장하드를 뒤져보다 문제의 파일을 찾았다"며 보고서 입수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신 전 교수가 캠프에서 작성하거나 공유받은 내부 문건만 6천여 개에 용량도 6.7GB에 달한다며 추가 폭로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해당할 수도

▲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를 받고 있다. 2024.10.21 ⓒ 연합뉴스


강혜경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기간 윤석열 후보를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2022년 2월 28일 명씨는 강씨에게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 그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 해줘야 돼"라고 말합니다.

명씨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여론조사 보고서를 보낸 것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에겐 공표된 여론조사만 보고했고, 자체 조사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신 전 교수가 공개한 비공개 여론조사 보고서를 대선 당일까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등으로 논의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했거나 비용을 받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명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미래한국연구소의 김아무개 소장은 자신은 이름을 빌려준 이른바 바지 사장이고 실소유주는 명태균씨라고 주장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