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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초등학생들의 축제, 구경하실래요?

서울은빛초등학교 '은빛 아람제'에서 마음껏 꿈 펼친 학생들

등록|2024.10.28 14:21 수정|2024.10.28 14:21

▲ 열세 번째 아람제를 홍보하고 있는 서울은빛초등학교 정문 ⓒ 차원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시 은평구에 자리한 서울은빛초등학교가 시끌벅적했다. 일주일간 열세 번째 <은빛 아람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나도 은빛초 6학년이던 2012년 이 행사에 직접 참여했었다. 그리고 2024년 10월 24일, 다시 은빛초를 찾아 은빛 아람제 참여 마당을 둘러봤다. 후배들의 얼굴마다 피어있는 웃음꽃을 보니, 나도 잠시나마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환하게 웃고 즐길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안녕? 미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6학년 가람반에 들어가자 팝콘 튀기는 냄새와 햄버거 굽는 냄새가 다가와 반겼다. 옆 공간에서는 학생들이 카우보이 사격, 유령 권투 등을 체험하고 있었고 핼러윈 타투 스티커 부스에도 긴 줄이 서 있었다. 한 반에서 미국의 전통 음식, 문화, 스포츠 등을 모두 체험할 수 있었던 거다. 다른 반들은 독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인디아 등 각 나라에 맞는 체험을 진행했다. 가람반 담임 선생님은 "사회 과목 세계 여러 나라 단원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5학년 누리반은 '지구용사, 은빛맨!'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환경이라는 테마에 맞춰 양말목, 생태PPT퀴즈, 분리수거하기 대작전, 음쓰의 괴물, 네일아트 등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이야기를 길게 나누기 위해 네일아트 부스 앞에 앉아 직접 네일아트를 받았다. 네일아트를 해주던 학생에게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물으니, "네일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원래 메이크업, 미술 등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적성을 살려 이번 아람제에서 네일아트 부스를 만들게 됐다고. 12년 전 이곳에서 학급 신문을 만들며 기자의 꿈을 키우던 나를 만난 듯했다.

교과 과정과 연계해 프로그램 구성

▲ 사회 1단원 환경에 따른 의식주 생활 모습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 차원


반짝반짝 빛나는 왼손 검지 손톱과 함께 이번엔 4학년 마루반으로 향했다. 4학년의 테마는 어촌, 농촌, 산지촌, 서울 등 우리나라 여러 지역이다. 그중 마루반은 산지촌을 맡았다. 나무로 책갈피 만들기, 손등에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했다. 도토리 그림을 부탁한 후 학생에게 꿈에 관해 물으니, 이번에는 우주 연구원이나 화가가 되고 싶다는 답이 나왔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때 은빛초 장세웅 교장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왔다. 그 학생은 "교장 선생님 여기로 오세요! 저 그림 잘 그려요! 교장 선생님 팬이에요!"라고 외치며 반겼다.

마지막으로 찾은 3학년 아라반에서는 동지야 놀자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3학년은 단오, 설 등 우리 전통 명절을 주제로 잡았다. 아라반은 동지에 맞게 교실 불을 끈 채 운영했고, 팥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은빛 아람제 참여 마당의 특징은 모두 교과 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구성했다는 데 있었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재밌는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 고민을 실천에 옮겼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다.

서울은빛초등학교는 2011년 서울형 혁신학교로 개교해 지금까지 혁신학교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도 은빛초가 혁신학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학생들은 "재미있는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혁신학교의 장점을 말했다. 이번 아람제를 통해서도 "맡은 주제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준비 과정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니 행복하다",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안녕? 미쿡!’을 주제로 한 6학년 마루반에 설치된 할로윈 타투 스티커 부스 ⓒ 차원

▲ 서울은빛초 보호자 동아리에서 전시한 작품들. 학생들의 보호자 중에는 부모가 아닌 이들도 있기에, ‘학부모회’ 대신 ‘보호자회’ 명칭을 쓰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 차원

▲ 복도에 붙은 전교학생자치회의 ‘아람제에서 우리가 지킬 약속’ 협의 결과. 옷을 새로 사서 꾸미지 않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등 친환경 정책들이 눈에 띈다. ⓒ 차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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