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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장목면 주민들, 테트라포드 제작장 연장 허가에 분통

주민과의 약속 파기한 거제시, 행정 신뢰도 추락... 10년 넘게 불법 운영 사실도 드러나

등록|2024.10.28 14:55 수정|2024.10.29 14:59

▲ 거제 장목면 장목리 402-50 일대. 지난 10여년간 테트라포트 제작 및 적치 장소로 사용됐다. 최근 주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며 새로운 TTP 제작 사업을 허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고 편법적으로 운영되어 온 점과,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독자 제공


거제시 장목면 장목리 402-50번지 일대 주민들이 10년 넘게 테트라포드(TTP) 제작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수질오염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거제시에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특히 거제시가 지난해 주민들과의 협약을 파기하고 TTP 제작을 재허가하면서 행정 신뢰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0여 년 전 바다를 매립해 조성된 2만3079㎡ 규모의 이 부지는 그간 TTP 제작 및 적치 장소로 사용되어 왔다. TTP 수요에 따라 연중 10개월 이상 제작, 적치, 이송 작업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분진, 소음, 진동, 수질오염, 안전사고 위험 등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근에서 농사일을 하던 주민이 심한 악취와 구토 증세를 보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은 지난해 11월.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거제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항의에 나섰다.

당시 거제시는 '2024년 3월 31일까지 진행 중인 작업을 끝내고 이후 새로운 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며 주민들을 달랬다.

▲ 거제시가 장목면 장서마을 주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최근 새로운 TTP 제작 사업을 허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고 편법적으로 운영되어 온 것과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이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독자 제공


하지만 거제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3월까지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7월에 작업이 끝나자마자 10월에 새로운 TTP 제작 사업을 허가한 것이다. 허가 기간은 2025년 6월 29일까지다. 주민들은 "10년을 마셔온 시멘트 가루, 2년을 더 마시라는 거냐"며 거제시의 행정 신뢰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번 항의 과정에서 지난 10여 년간 거제시가 해당 부지를 편법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지는 수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TTP 제작 및 적치 등의 행위가 제한되는 곳이다.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반드시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거제시는 이를 무시하고 10년 넘게 무허가 TTP 제작을 묵인해 온 것이다.

게다가 TTP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침사지조차 설치하지 않아 환경오염 방지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 지난 10여년간 수자원보호구역에서 테트라포트 제작을 하면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침사조 등을 설치하지 않은채 작업을 진행해 시멘트와 화학물질 등이 정화없이 바다로 그대로 흘러 들어갔다고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 ⓒ 독자 제공


거제시는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사항을 인정했다.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수자원보호구역에서 TTP 제작 및 적치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그동안 개발행위 허가 없이 진행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목면과 하청면에는 수자원보호구역이 해수부만 지정되어 있고 육상부는 지정된 곳이 없다. 해당 부지를 매립하고 수자원보호구역을 미처 해제하지 못해 기존 해수부에 지정되어 있던 수자원보호구역이 그대로 지정되어 있던 실정이었다"며 "이를 미리 인지하지 못해서 발생된 일로써, 이번에 해당 부지 수자원보호구역 지정을 해제 요청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주민과의 협약 파기에 대해서는 "다른 대체 부지가 없어 부득이하게 주민과 협약을 했던 측면이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촌 신활력사업 선정으로 해당 부지에 공원 및 체육시설 설치를 위한 기본계획 중이며, 25년 12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는 등 26년도에는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며 "주민들에게도 내년까지만 참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사정이다"고 덧붙였다.

거제시는 뒤늦게 비산 먼지 방지막 높이를 상향하고 침사지와 스프링클러 설치, 운반선에 소음 저감 시설을 설치하는 등 오염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거제시가 진정으로 주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TTP 제작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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