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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훈·포장 거실에 놓인다니, 몸서리가 친다"

정년 퇴임 앞둔 김철홍 인천대 교수, 현 정부 훈·포장 거부 사유 밝혀

등록|2024.10.29 09:42 수정|2024.10.29 09:48

▲ 김철홍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김철홍 교수


정년 퇴임을 앞둔 한 교수가 정부의 훈‧포장을 받지 않겠다는 이른바 '퇴직 교원 정부포상 미신청자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28일,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글을 통해 "훈장이나 포상을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나,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공적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고민했다"면서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썼다.

이어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면서 "훈‧포장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열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만약에 받을 수 있다면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또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면서 "윤석열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라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했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 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하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눠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90년대부터 인천의 노동현장을 직접 찾으며 노동자의 의사를 대변하고 건강과 관련한 연구도 이어왔다. 2002년에는 건강한 노동세상을 창립, 지난해까지 대표를 역임했다.

▲ 김철홍 인천대 교수가 쓴 ‘퇴직 교원 정부포상 미신청자 확인서’ ⓒ 김철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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