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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을과 함께 자라는데...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되살려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사천교육지원청 찾아 의견 수렴... '도의회에 재의 요구' 방침

등록|2024.10.29 13:41 수정|2024.10.29 14:04

▲ 박종훈 교육감은 10월 28일 오후 사천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사천지역 마을학교 관계자, 초·중·고등학교 교직원, 학부모 등 150여명을 만나 최근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와 관련,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박 교육감은 경남도의회에 재의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뉴스사천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매주 찾아가 지속적으로 배우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데..."

10월 28일 사천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 관련 간담회에서 한 교사는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했던 활동과 변화상을 소개하며, 조례 부활을 염원했다. 경남도의회가 지난 15일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를 의결한 후 박종훈 교육감은 18개 시·군을 돌며 조례 폐지에 따른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비롯해 마을학교 관계자, 교직원,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조례 폐지에 관한 우려와 함께 마을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날 간담회에서 용남중학교 신현숙 교장은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며, 마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뉴스사천

▲ 이날 참석자들은 대부분 조례 폐지에 관한 우려와 함께 마을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뉴스사천

용남중학교 신현숙 교장은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며, 마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장은 "우리 학교는 2019년부터 마을교육을 적극 실천해왔다. 현재 14개 프로그램에서 20명의 마을강사들과 238차시의 협력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 특색 교육과정으로 최근 우리 학생들이 전국 영상편집 공모전에서 1등을 했고, 지난 주말에는 전국 모형항공기 대회에서도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날 마을배움터를 운영 중인 '나무야 놀자' 대표는 "5년간 마을배움터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마을에서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 가장 보람찼다"며 "내년에는 못 만날 수도 있다는 말을 차마 아이들에게 할 수가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용산초등학교 이주영 교감은 "예전에는 마을강사 수업을 불안해하던 교사들도 이제는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6년째 성과를 쌓아가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단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용산초 이주영 교감이 지난 6년간 경험을 소개했다. ⓒ 뉴스사천

이날 간담회에서 학부모와 사천지역 학교운영위원, 마을 교사들은 조례 폐지에 유감을 표하고, 조례 부활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경남도의회가 '정치적 편향성'과 '운영 부실' 등을 이유로 조례 폐지한 것을 두고, 박남희 사천교육희망학부모회 사무국장은 "도의회가 조례 폐지의 이유라고 주장하는 정치적 편향성이 마을배움터에서 문제가 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오히려 폐지 결정 자체가 정치적 판단이 아니었나"고 반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임철규 도의원(국민의힘·사천1)은 "(지난 도의회 조례 폐지 의결은) 가치중립적 관점에서 새로운 조례를 만들자는 취지다. 오늘 같은 의겸 수렴 자리도 더 좋은 조례를 만들기 위한 '산고'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기에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지 않나. 마을교사를 지자체에서 임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임철규 의원은 조례 폐지와 관련해,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 이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경남의 교육 현실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마을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뉴스사천

이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경남의 교육 현실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마을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남 인구는 1.79% 감소한 반면,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은 35%나 감소했다. 의령의 경우 현재 14개 초등학교 중 5년 후에는 3개 학교만이 신입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박 교육감은 "학생 수가 5명인 학교에서 어떻게 아이들의 사회성을 기르겠는가? 결국 마을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 모두가 마을교육 관련 조례를 운영하고 있고, 이는 세계적 교육 흐름과도 맞닿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지자체-교육청 협력 사업인 '교육발전특구' 진행사항을 언급하며, 마을 배움터 필요성과 지원 조례 부활을 강조했다. 한국교육개발원도 최근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의 역할' 연구를 수행하는 등 교육계는 마을교육 활성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박 교육감은 남은 지역 순회 간담회를 진행하고 현장의 의견을 더 수렴한 뒤,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교육 모델이다. 경남은 18개 시군에서 미래교육지구 사업을 운영 중이며, 262곳의 마을배움터와 1340여 명의 마을강사가 활동하고 있다.

▲ 이날 박 교육감은 사천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에 관한 주민 의견수렴 간담회를 갖고, 마을공동체교육의 중요성과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도민과 함께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 뉴스사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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