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앞에서만 묵언수행하는 남편, 운전 중 드러난 반전
[리뷰] 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유독 아내 앞에만 서면 말문을 닫고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남편, 그런 남편을 답답하게 여기며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아내, 이 부부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10월 28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뭐라고 말좀, 노코멘트 부부'편이 그려졌다.
이찬후-이혜영 부부는 안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결혼 11년차 40대 부부였다. 아내는 이미 한번의 결혼 경험과 아이가 있었지만 사랑으로 극복하고 지금의 남편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현재는 장성한 성인 자녀들과 재혼 후 얻은 아이들까지 서로 함께 교류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남편의 극심한 무관심과 무반응
하지만 현재 아내는 남편의 극심한 무관심과 무반응으로 인하여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와 대화를 거의 안 한다. 아내가 누구를 만나는지 일상이 그리 궁금하지 않다"라고 밝히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아내는 "남편은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다. 정말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해서 결혼한 걸까 의심이 든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속사포처럼 감정을 쏟아붓는 아내의 하소연과, 그럼에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는 남편 사이에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보험설계사로 근무중인 아내는 부지런한 성격으로 집안살림부터 재택근무까지 하루종일 야무지게 소화해냈다. 심지어 고령의 시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며 돌보는 일도 아내의 몫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할머니 모시고 다니느라 힘들었을텐데 고마워 같은 말이 없다. 일체 관심이 없다"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도 잘 챙겨주지 않고, 어쩌다 챙겨준 날도 축하 연락 하나 없이 돈을 송금했다는 문자메세지가 전부였다고.
심지어 남편은 아내의 생일을 묻는 질문에도 당황하여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버벅거렸다. 민망해진 남편은 "표현도 잘하고 그러면 좋을텐데 솔직히 잘 안되더라"라며 쑥쓰러워했다.
남편은 기계 설비를 고정-배송하는 힘든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는 동료와 오랫동안 통화를 하며 농담도 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던 남편은, 정작 집에 귀가하자마자 무뚝뚝해진 표정으로 말문을 닫았다. 남편은 아내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동안 말을 걸어도 별다른 대화가 없었고 아예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지켜보던 오은영조차 "심하다"고 당황할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했다.
그런데 식사 도중 동료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남편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남편은 웃음기마저 머금고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그런 남편의 모습에 빈정이 상한 아내는, 마치 디스 랩을 하듯 통화하는 남편의 면전에서 속사포같은 불평을 쏟아냈다. 지켜보던 패널들은 시트콤같은 상황에 모두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왜 이렇게 대답을 안해주시냐?'는 패널들의 질문에 머뭇거리며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 집에 가면 말이 적어진다"고 난감해 했다. 아내는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면서 저한테만 그러는 모습에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현재 부부의 상황은 '불통'
오은영은 영상을 보고 난 후 부부의 상황을 "불통"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했다. "불통으로 오해가 생기고,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까 결국 행복하지 않다고까지 느끼게 된다"라며 악순환을 지적했다. .
사실 남편도 아내가 시할머니를 병원에 모시는 다니는 것이나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것에 '고마움'은 인지하고 있었고, 말을 전하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해야지하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잊어먹거나 타이밍이 안 맞아서 결국 안 하게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나마 가끔 하는 감정 표현도 그저 "괜찮네" 정도가 전부라고.
이에 오은영은 "'괜찮네'와 "참 맛있어"는 의미가 다르지 않나. 그런 표현은 상대에게 '나의 의도를 알아서 해석하라'는 것이니까, 상대를 굉장히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남편의 입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남편은 직업의 특성상 긴장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은 퇴근 후 집에서 만큼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최대한 편안하게 있고 싶어했다. 하지만 성격이 급한 아내는 그런 남편을 빨리 재촉하는 경우가 많았고, 침묵이 길게 이어지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아내가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더욱 커지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아내는 1년전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병에 걸렸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지금까지 병원에도 한번도 같이 가주지 않았다고 한다.
속상한 아내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어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의사의 이야기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들었다. 아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 싶다"라며 무심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끝내 남편으로 위로받지 못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스스로 다독여야 했던 아내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내는 "지금도 무심한 남편이 앞으로 함께 병원을 다녀줄지도 의심된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을 지켜보던 남편은 돌연 눈시울을 붉히며 "내가 많이 무심했다. 무뚝뚝하고 표현을 많이 안하는구나 싶었다"라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다.
아내의 병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내는 미리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저는 사서 걱정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아내는 "내가 아파도 꿈쩍을 안 하네? 항상 이런 생각이 드니까 남편에게 믿음이 안 간다"고 남편의 진심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오은영은 남편에 대하여 아내와는 전혀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 "아내는 남편이 아프면 나를 거들떠나볼까? 하시는데, 남편은 거들떠볼 분이다. 굉장히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라는 게 오은영의 평가였다.
이어 오은영은 "물론 표현을 안하는 건 심하기는 하지만, 남편은 중간 과정보다 해결과 결과가 중요한 사람이다. 남편에게는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가 더 중요하다"이라고 설명하며 "남편은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행동으로 바로 실천하지만, 장염이나 출산같이 본인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일은 뒷전으로 물러나는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불안한 심리를 남편이 입을 닫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행동'으로 대신한다면, 아내는 '말'로 표출하며 잠시도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대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남편에게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인생을 의논하고 상의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해결과 결과만 중요시하는 게 아니라, 일상과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함께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가족"이라고 설명하며 "해결과 결과만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아내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겉으로는 아내와 가족에게 그저 무관심한듯 보이던 남편의 반전 실체가 드러났다. 알고보니 남편은 말은 없어도 아내가 요구하는 것들을 묵묵히 다 들어줬다. 아내의 부탁에 자다 일어나서도 바로 청소기를 돌리는가 하면, 늦은 밤 학원에서 귀가하는 딸을 마중나가줬다.
또한 모처럼 가족들이 캠핑을 가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온갖 궂은 일을 모두 해냈고, 술이 한잔 들어가자 표정이 풀리며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하기도 했다. 무뚝뚝하던 남편이 보여주는 뜻밖의 자상하고 따뜻한 면모에 패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아내의 문제점
한편 아내에게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남편이 말이 없다고 시종일관 불평하던 아내는, 정작 운전을 하는 도중 모처럼 말문이 트인 남편이 걱정어린 잔소리를 늘어놓자 짜증을 내며 오히려 말을 끊고 면박을 줬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을 지켜본 아내는 민망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제가 보기에도 제 모습이 너무 공격적이더라. 당하고 있는 저희 남편이 잔소리라고 느꼈을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남편이 원래 말이 없는 편이지만, 아내와 있을때 더 말을 안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아내는 "제가 자꾸 말을 끊고 이 사람을 통제하는 것 같다"며 오은영이 알려주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정답을 고백했다.
이어 오은영은 "아내는 남편이 하는 말에 전부 핀잔을 주고 나무란다"라고 아내의 대화 방식에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다보면 대화가 싸움으로 이어진다. 남편은 싸움을 피하기 위하여 대화를 안하고 입을 닫아버리게 된다 "면서 "남편이 어떤 표현을 하면 그에 대해서 아내의 긍정적인 반응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편도 변화할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에 대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전수했다. "남편은 몸으로 하는 행동은 민첩하지만 언어 표현은 서투르다. 1단계는 아내가 속상할 때 어깨를 두드려 준다든지 행동으로 표현하기,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2단계는 '애썼어, 고생했어'같은 적절한 단어를 짧게라도 표현해보기"를 제안하며 실천적 노력을 강조했다. 행동력이 강한 남편은 오은영이 제시한 솔루션을 즉석에서 바로 실천해보며 아내를 미소짓게 했다.
두번째로는 30분간 '부부 대화 시간'을 정할 것을 제안했다. 끊임없는 장시간 대화에 압박감을 느끼는 남편에게 정해진 부부 대화시간 이후에는 최대한 자유시간을 갖게 보장해줄 것. 표현력이 뛰어난 아내에게는 남편이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줄 것을 조언했다. 마지막 솔루션에서는 가족 사진을 찍어보고, 각자의 감상을 적어서 공유해볼 것을 제안했다. "가족간의 표현 연습을 통하여 친밀감이 가까워지고, 기록이 쌓이다 보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는 게 오은영의 조언이었다.
솔루션을 마친 남편은 "11년간 같이 살면서 표현이 없어서 아내가 힘들었겠구나. 이번 계기로 표현도 대화도 많이 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 남은 인생을 아내와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고 다짐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남편의 진심을 확인한 아내도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길 너무 잘한 것 같다. 함께 나와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먼저 남편의 손을 잡으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패널들은 부부의 새로운 출발을 아낌없이 응원하며 격려했다.
이찬후-이혜영 부부는 안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결혼 11년차 40대 부부였다. 아내는 이미 한번의 결혼 경험과 아이가 있었지만 사랑으로 극복하고 지금의 남편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현재는 장성한 성인 자녀들과 재혼 후 얻은 아이들까지 서로 함께 교류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 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하지만 현재 아내는 남편의 극심한 무관심과 무반응으로 인하여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와 대화를 거의 안 한다. 아내가 누구를 만나는지 일상이 그리 궁금하지 않다"라고 밝히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아내는 "남편은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다. 정말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해서 결혼한 걸까 의심이 든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속사포처럼 감정을 쏟아붓는 아내의 하소연과, 그럼에도 무뚝뚝한 표정으로 한숨만 내쉬는 남편 사이에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보험설계사로 근무중인 아내는 부지런한 성격으로 집안살림부터 재택근무까지 하루종일 야무지게 소화해냈다. 심지어 고령의 시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며 돌보는 일도 아내의 몫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할머니 모시고 다니느라 힘들었을텐데 고마워 같은 말이 없다. 일체 관심이 없다"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도 잘 챙겨주지 않고, 어쩌다 챙겨준 날도 축하 연락 하나 없이 돈을 송금했다는 문자메세지가 전부였다고.
심지어 남편은 아내의 생일을 묻는 질문에도 당황하여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버벅거렸다. 민망해진 남편은 "표현도 잘하고 그러면 좋을텐데 솔직히 잘 안되더라"라며 쑥쓰러워했다.
남편은 기계 설비를 고정-배송하는 힘든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는 동료와 오랫동안 통화를 하며 농담도 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던 남편은, 정작 집에 귀가하자마자 무뚝뚝해진 표정으로 말문을 닫았다. 남편은 아내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동안 말을 걸어도 별다른 대화가 없었고 아예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지켜보던 오은영조차 "심하다"고 당황할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했다.
그런데 식사 도중 동료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남편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남편은 웃음기마저 머금고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그런 남편의 모습에 빈정이 상한 아내는, 마치 디스 랩을 하듯 통화하는 남편의 면전에서 속사포같은 불평을 쏟아냈다. 지켜보던 패널들은 시트콤같은 상황에 모두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왜 이렇게 대답을 안해주시냐?'는 패널들의 질문에 머뭇거리며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 집에 가면 말이 적어진다"고 난감해 했다. 아내는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면서 저한테만 그러는 모습에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현재 부부의 상황은 '불통'
▲ 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오은영은 영상을 보고 난 후 부부의 상황을 "불통"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했다. "불통으로 오해가 생기고,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까 결국 행복하지 않다고까지 느끼게 된다"라며 악순환을 지적했다. .
사실 남편도 아내가 시할머니를 병원에 모시는 다니는 것이나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것에 '고마움'은 인지하고 있었고, 말을 전하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해야지하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잊어먹거나 타이밍이 안 맞아서 결국 안 하게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나마 가끔 하는 감정 표현도 그저 "괜찮네" 정도가 전부라고.
이에 오은영은 "'괜찮네'와 "참 맛있어"는 의미가 다르지 않나. 그런 표현은 상대에게 '나의 의도를 알아서 해석하라'는 것이니까, 상대를 굉장히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남편의 입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남편은 직업의 특성상 긴장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은 퇴근 후 집에서 만큼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최대한 편안하게 있고 싶어했다. 하지만 성격이 급한 아내는 그런 남편을 빨리 재촉하는 경우가 많았고, 침묵이 길게 이어지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아내가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더욱 커지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아내는 1년전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병에 걸렸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지금까지 병원에도 한번도 같이 가주지 않았다고 한다.
속상한 아내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어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의사의 이야기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들었다. 아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 싶다"라며 무심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끝내 남편으로 위로받지 못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스스로 다독여야 했던 아내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내는 "지금도 무심한 남편이 앞으로 함께 병원을 다녀줄지도 의심된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을 지켜보던 남편은 돌연 눈시울을 붉히며 "내가 많이 무심했다. 무뚝뚝하고 표현을 많이 안하는구나 싶었다"라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다.
아내의 병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내는 미리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저는 사서 걱정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아내는 "내가 아파도 꿈쩍을 안 하네? 항상 이런 생각이 드니까 남편에게 믿음이 안 간다"고 남편의 진심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오은영은 남편에 대하여 아내와는 전혀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 "아내는 남편이 아프면 나를 거들떠나볼까? 하시는데, 남편은 거들떠볼 분이다. 굉장히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라는 게 오은영의 평가였다.
이어 오은영은 "물론 표현을 안하는 건 심하기는 하지만, 남편은 중간 과정보다 해결과 결과가 중요한 사람이다. 남편에게는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가 더 중요하다"이라고 설명하며 "남편은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행동으로 바로 실천하지만, 장염이나 출산같이 본인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일은 뒷전으로 물러나는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불안한 심리를 남편이 입을 닫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행동'으로 대신한다면, 아내는 '말'로 표출하며 잠시도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대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남편에게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인생을 의논하고 상의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해결과 결과만 중요시하는 게 아니라, 일상과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함께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가족"이라고 설명하며 "해결과 결과만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아내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겉으로는 아내와 가족에게 그저 무관심한듯 보이던 남편의 반전 실체가 드러났다. 알고보니 남편은 말은 없어도 아내가 요구하는 것들을 묵묵히 다 들어줬다. 아내의 부탁에 자다 일어나서도 바로 청소기를 돌리는가 하면, 늦은 밤 학원에서 귀가하는 딸을 마중나가줬다.
또한 모처럼 가족들이 캠핑을 가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온갖 궂은 일을 모두 해냈고, 술이 한잔 들어가자 표정이 풀리며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하기도 했다. 무뚝뚝하던 남편이 보여주는 뜻밖의 자상하고 따뜻한 면모에 패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아내의 문제점
▲ 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한편 아내에게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남편이 말이 없다고 시종일관 불평하던 아내는, 정작 운전을 하는 도중 모처럼 말문이 트인 남편이 걱정어린 잔소리를 늘어놓자 짜증을 내며 오히려 말을 끊고 면박을 줬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을 지켜본 아내는 민망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며 "제가 보기에도 제 모습이 너무 공격적이더라. 당하고 있는 저희 남편이 잔소리라고 느꼈을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남편이 원래 말이 없는 편이지만, 아내와 있을때 더 말을 안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아내는 "제가 자꾸 말을 끊고 이 사람을 통제하는 것 같다"며 오은영이 알려주기도 전에 스스로 먼저 정답을 고백했다.
이어 오은영은 "아내는 남편이 하는 말에 전부 핀잔을 주고 나무란다"라고 아내의 대화 방식에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다보면 대화가 싸움으로 이어진다. 남편은 싸움을 피하기 위하여 대화를 안하고 입을 닫아버리게 된다 "면서 "남편이 어떤 표현을 하면 그에 대해서 아내의 긍정적인 반응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편도 변화할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에 대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전수했다. "남편은 몸으로 하는 행동은 민첩하지만 언어 표현은 서투르다. 1단계는 아내가 속상할 때 어깨를 두드려 준다든지 행동으로 표현하기,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2단계는 '애썼어, 고생했어'같은 적절한 단어를 짧게라도 표현해보기"를 제안하며 실천적 노력을 강조했다. 행동력이 강한 남편은 오은영이 제시한 솔루션을 즉석에서 바로 실천해보며 아내를 미소짓게 했다.
두번째로는 30분간 '부부 대화 시간'을 정할 것을 제안했다. 끊임없는 장시간 대화에 압박감을 느끼는 남편에게 정해진 부부 대화시간 이후에는 최대한 자유시간을 갖게 보장해줄 것. 표현력이 뛰어난 아내에게는 남편이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줄 것을 조언했다. 마지막 솔루션에서는 가족 사진을 찍어보고, 각자의 감상을 적어서 공유해볼 것을 제안했다. "가족간의 표현 연습을 통하여 친밀감이 가까워지고, 기록이 쌓이다 보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는 게 오은영의 조언이었다.
솔루션을 마친 남편은 "11년간 같이 살면서 표현이 없어서 아내가 힘들었겠구나. 이번 계기로 표현도 대화도 많이 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 남은 인생을 아내와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고 다짐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남편의 진심을 확인한 아내도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길 너무 잘한 것 같다. 함께 나와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먼저 남편의 손을 잡으며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패널들은 부부의 새로운 출발을 아낌없이 응원하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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