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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안내자 문화관광해설사 제도의 불편한 사실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증 제도 도입하고, 근로자로 채용해야

등록|2024.10.31 11:27 수정|2024.10.31 11:27

▲ 문화관광해설사 로고 ⓒ 이완우


관광지나 문화유산이 있는 장소를 여행하면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날 수 있다. 해설사들은 신분을 나타내는 밝은색 로고가 산뜻한 해설사 ID카드를 패용하고 활동한다. 이들은 관광지의 안내자이며 향토 역사와 설화 등의 탐구가로서, 지역의 인문학적 토양 유지와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 인력인데 근로자가 아니고, 자원봉사자인 문화관광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진흥법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운영 지침에 근거하여 운용된다. 관광진흥법 제2조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는 자'로 정의하였는데, 운영 지침에서는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는 자원봉사자'로 정의하였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 관광 자원의 전반에 대해 해설하는 전문 인력인데도 근로자로 채용이 안 되고 자원봉사자로 배치되어 활동하는 현실이다.

해설사를 자원봉사자로 규정하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 운영 지침을 잘 살펴보면, 사실상 근로자의 복무 지침 성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운영 지침에 의하여 문화관광해설사는 교통비, 식비 등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활동비(실비)를 받으며, 근로 보수와 4대 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문화관광해설사는 중도에 활동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이직률이 상당히 높은 직종이 되었다.

한국관광공사의 문화관광해설사 제도 개선 제언

한국관광공사에서 작성한 '문화관광해설사 운영 및 제도개선 정책제언'(2021)에서 해설사의 현황을 파악하였다. 2020년 전국 해설사의 숫자는 3,374명(여성 71%, 남성 29%) 정도였다. 연령은 60~64세가 25%, 55~59세가 21%로 고령층이 많았다. 근무연수는 11~15년(31.3%), 6~10년(25.5%), 1~5년(22%)의 순이었다.

전국 문화관광해설사 활동비의 최저 금액은 하루 7만 원 정도였고, 1인당 월평균 활동 배치 일수는 10일~15일이었다. 문화관광해설사 제도 운영의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에서 일정 비율씩 분담한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지위에 대하여 앞으로도 자원봉사자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55.8%였으며, 근로자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41.9%였다.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교육과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근로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해설사의 지위가 근로자로 바뀔 경우, 해설 활동의 근무 조건과 강도가 상향될 수 있다는 응답이 89.5%로 나타났다. 현재 활동 중인 해설사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근로자로 전환될 경우, 해설사 정년제가 도입되면 대다수 해설사가 자격을 상실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관광공사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자원봉사자에서 근로자로 전환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그러나 문화관광해설사의 요구에 따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근로자 전환을 점진적으로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며 해설사의 처지를 고려하고 있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유사한 업종으로 숲해설사가 있다. 숲해설사는 소정의 교육이나 자격제도를 통해 양성되는 전문해설인력으로 숲해설 안내를 제공하고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직업화되어 활동하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 단체인 해설사 협회

문화관광해설사 협회는 전국 협회, 광역지자체 협회와 기초지자체 지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 해설사 협회는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해설사 본연의 활동과 직접 관련은 없다. 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해설사 협회 가입은 의무가 아니고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설사가 해설 활동을 시작하면서 회비를 납부하고 협회에 가입한다.

해설사는 해설 활동에 따른 활동비를 지급받으며, 국내외 선진지 견학, 매년 활동복 지급 및 상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받는다. 광역지자체 협회는 해설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선진지 견학 등 일부 업무를 행정 관청에서 위탁받고 예산을 지원받아서 집행한다. 해설사 협회에서 시행하는 국내외 선진지 견학 등에 협회 비회원인 해설사에게도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마땅하다.

해설사 활동하는 A씨는 6년 전에 전북해설사협회를 희망에 의해 탈퇴하였다. 그때 협회는 해설사회 가입은 의무라며 승인을 안 해 주려고 했고, 행정 관청에 질의해서 해설사 협회는 임의 단체이니 가입 의무 없다고 답변을 받았다. 해설사 A씨는 올해에 해외 견학 대상자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해설사 A씨가 말했다.

"최근에 협회에서 전화가 왔어요. 6년 동안 비가입 기간의 회비를 납부하면 협회에 가입이 되고, 그러면 해외 선진지 견학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규정에 없는 비회원 기간의 회비를 납부해야만 협회에 가입되고, 해외 선진지 견학에 참여 가능하다는 처사는 부당하죠."

전북해설사협회는 비회원인 해설사가 이 협회에 가입하려면 비회원으로 해설사 활동한 기간의 회비를 소급해서 납부해야 한다고 한다. 행정관청으로부터 위임받아 예산을 지원받은 협회의 업무 집행은 공공의 성격으로 상식과 조리에 부합해야 한다. 기자가 협회 관계자에게 이런 불편한 사실에 대한 협회의 입장을 취재하려 하였으나, 끝내 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문화관광해설사, 전문 자격증 도입하고 청년층에 취업 기회가 되어야

문화유산해설사 제도가 2001년 도입 되었고 2005년에 문화관광해설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여 년 동안 관광 산업은 많이 성장하였고, 관광객들은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관광지를 검색하여 다양한 정보를 획득한다. 인터넷, 유튜브와 여행 뉴스에 관광과 여행에 대한 정보가 넘친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43216 번으로, 한국고용직업분류표에는 5213번으로 분류되어 있다. 전문인력인 문화관광해설사를 자원봉사자로 규정하고 있는 불편한 사실은 이제 해소되어야 한다. 사이버 대학에서 해설사 반을 소개하면서 제2의 인생을 보람 있게 보낼 직종이라고 설명한다. 해설사를 실버 연령층 자원봉사자의 영역으로 한정하여 인식하게 된 현실은 미래지향적이지 않다.

이제 문화관광해설사가 전문 자격증 취득해야 하는 직종의 근로자가 되어야 한다. 한류 문화를 발전하고 계승할 수 있는 문화 관광 활동의 시공간에 청년들이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활기찬 청년들이 학예사 수준의 열정과 탐구력을 가지고 해설사 활동에 직업으로 참여한다면, 관광객들에게도 더 충실하고 보람된 여행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문화관광해설사 운영 및 제도개선 정책제언 (2021, 한국관광공사) 및 문화관광해설사 운영 지침 (2024, 문화체육관광부)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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