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래서야, 탄소 배출 늘고 재생에너지 잘 안 쓰고
고위급 관용차 중 전기차 0대 ... "국회 기후 위기 대응 노력 매우 미흡"
▲ 국회의사당 ⓒ 소리의숲
국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이 최근 3년간 늘어났을 뿐 아니라, 국회 전력 사용량도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장이나 부의장을 비롯해 국회 고위직들의 관용차 중 전기차는 한 대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지난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매년 증가
자료에 따르면, 국회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21년 2만 989톤에서 2022년 2만 1697톤, 2023년 2만 2233톤으로 최근 3년간 증가했다. 또 국회 온실가스 배출량(건물)의 기준배출량(배출허용량) 대비 감축률은 2020년 14.6%, 2021년 14.3%, 2022년 12.6%, 2023년 7.2%로 점차 하락했다.
국회의 전력 사용량도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매년 냉방 사용이 많은 8월과 9월 전력 사용량을 그래프로 비교해 보면 우상향 그래프가 나타난다. 전기요금도 2020년 57억 1500만 원에서 지난해 80억 3300만 원으로 40.6% 증가했다.
이에 녹색연합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해 국회를 공공부문으로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녹색연합 관계자는 <소리의숲>과 한 통화에서 "국회는 공공부문에 포함되는데도 온실가스를 1만 5000톤 이상 배출(예상배출량)한다는 이유로 관리업체로 관리되고 있다"며 "공공부문에 비해 관리업체는 정부 권고 감축률이 현재 훨씬 낮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1만 50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대법원도 공공부문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국회만 특혜를 받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공공부문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정부 권고 감축률은 36%였다. 반면 관리업체에 대한 정부 권고 감축률은 5.1%에 그쳤다.
▲ 국회 월별 전력사용량 ⓒ 녹색연합
국회는 재생에너지(태양광·지열) 사용 비중도 낮았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 동안 국회의 전력 사용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평균 3.5%에 그쳤다. 재생에너지 사용 최대 비율은 2022년 1월 15.5%였고, 최소 비율은 2022년 10월과 2023년 4월 1.1%였다. 태양광만 보면 평균 1%, 지열의 경우 평균 2.5%였다.
녹색연합은 "독일 연방 국회의사당이 10여년 전인 2013년 옥상 태양광 설비와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한 소형 열병합 발전기로 재생에너지 30%에 도달한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국회 사무처 고위급 관용차 중 전기차는 '0대'
국회 관용차 중 전기차 비중도 작았다. 국회 사무처가 운행 중인 관용차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국회 관용차 47대 중 전기차는 8대(17%)에 그쳤다. 특히 관용차 중 의장실·부의장·사무총장·사무처장·입법차장 등 고위직 관용차 10대 중 전기차는 한 대도 없었다. 부의장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 1대를 제외한 나머지 9대는 휘발유 또는 LPG 차였다. 또 국회 등록차 4882대 중에서도 전기차는 2.5%인 120대에 그쳤다.
이에 녹색연합은 "국회의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입법부인 국회 스스로 앞장서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를 기후·생태위기 대응을 위한 상징적인 곳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회 녹색전환 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신 의원은 "국회 녹색전환 센터가 국회의 탄소 배출, 에너지 사용뿐만 아니라 자원 순환과 물 순환, 녹색 교통, 녹색 교육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리의숲>은 국회 사무처에 '국회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국회 사무처 측은 "국회 사무처 입장 상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의 자료에 대한 유권적 해석은 곤란한 상황"이라고만 밝혔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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