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부라보, 요로코롬 멋진 사진을"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사진 촬영 프로젝트
▲ 장애인 5인의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흐렸던 하늘이 촬영을 하면서 서서히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로 변해갔다. 여기저기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났다.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자리를 잡은 다섯 명의 장애인들 앞에 아름다운 가을 햇살이 말갛게 비쳐주었다. 유난히 눈부셨다. 그들이 손에 든 아름다운 부케와 함께 해맑게 웃는 미소는 한 폭의 따뜻한 그림이었다.
▲ 김숙자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대표 김은혜, 이하 내봄눈)는 지난달 28일, 서산 목장카페 야외정원에서 장애인과 함께 하는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웨딩복 차림으로 촬영된 이 날 행사에는 시설 거주 장애인 4인(김숙자, 이길종, 조한종, 한아름)과 서산시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센터장 권인자, 이하 서산IL센터)에서 장애인 1인(조미경)이 공모에 신청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 조미경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나도 한마디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권인자 서산IL센터장은 이번 촬영을 보며 장애인 조미경님의 인사를 전해왔다.
"센터에서 지원한 조미경님은 평소에 사진 찍는 걸 너무 싫어하는 분이셨어요. 자신의 모습이 그리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 사진 안 찍었으면 후회할 뻔했다고 하더군요.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사진을 찍다 보니 자신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너무 예뻐 보였답니다. 근래 들어 많이 힘들었는데 사진 촬영으로 정말 최고로 많이 웃고 행복했다고 했어요. 제 생각에 내봄눈은 그냥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가 본인을 '아름답다'고 인정하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게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라 생각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 왼쪽 윤이정 내봄눈 사무국장, 오른쪽 한아름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내봄눈 윤이정 사무국장은 촬영 초반부터 감동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흐리더니 어느 순간부터 장애인분들이 (앞으로) 걸어갈 미래를 위해 하늘도 미소 짓고 있구나! 하는 감동이 왔어요. 장애인분들과 함께 대화하고, 걷고, 사진 찍고 했던 모든 시간이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감동이었던 것은 37세 한아름씨였어요. 꽃다운 20대 같은 청년 아름씨가 휠체어에 의지한 채 반갑게 손 흔들며 먼저 와서 봉사자들을 꼭 안아 줬어요. 그 순간 감동이 얼마나 크던지요. 요즘 세상에 서로 눈치나 보지 누가 그래요. 봉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아름씨에게 정말 큰 선물을 받았어요. 아름씨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표현을 바로바로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장애인 분들에게 그날의 촬영이 귀한 추억이 되어 두고두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사진촬영 프로젝트내봄눈 회원들과 대한적십자 서산봉사자, 장애인 5인의 단체사진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김은혜 내봄눈 대표는 그날의 촬영에 대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첫 만남부터 그랬듯이 봉사자들이나 이용자(장애인)들이나 모두가 아름다운 미소천사였습니다. 그 어떤 촬영보다 장애인분들과 사진 찍으면 참 맑고 좋은 분들이라 그런지 너무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 좋아요. 특별히 이번에는 수월했어요. 그동안 내봄눈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이번만큼 평온하면서 모든 진행이 순조로웠던 적이 없었거든요. 아마도 대한적십자 서산시봉사자 다섯 분의 참여가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1:1로 도움을 드리니 서로 불편함 없이 옷도 잘 갈아입을 수 있고 이동도 훨씬 수월했습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장카페에도 고맙다는 말씀 올립니다. 휠체어 타시는 분들인데도 잘 관리된 잔디를 선뜻 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는 말씀 꼭 올립니다."
한편, 내봄눈은 노인과 장애인, 취약 계층 등을 대상으로 메이크업부터 스타일링, 사진 촬영과 음악 공연까지 하는 재능기부 봉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 사진촬영 프로젝트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 조한종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 이길종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 내봄눈 한선미 봉사자와 한아름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 내봄눈 전희정 봉사자와 조미경씨 ⓒ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투데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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