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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 우리가 걸어가야할 길 명확해졌다

[서평] <지구의 마지막 숲을 걷다>를 읽으며, 기후변화를 생각한다

등록|2024.11.01 10:16 수정|2024.11.01 10:16

▲ ⓒ 완도신문


엊그제 완도 부군수로 부임한 것 같은데 벌써 임기가 2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1년 반의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동안의 시간들을 반추해 보면 신우철 군수님의 군정방침 아래 완도의 미래성장동력인 해양치유산업의 본격추진,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추진, 국립 해양수산박물관 예타사업 선정,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사업 예타통과 등 굵직한 사업들을 연달아 추진하면서 나름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과와 동시에 위기들도 많았다.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이상기온이 일어나고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9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침수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지구의 마지막 숲을 걷다>는 스코트랜드, 노르웨이, 시베리아 등 지구의 진짜 허파라고 불리는 지구 최북단 숲 북부한대수림에서 기후변화와 수목한계선의 이동과 함께 숲과 인간의 생활과의 관계를 설명함과 동시에 각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여운을 남겼다.

수목한계선이란 고산이나 극지에서 수목이 생존할 수 있는 지역을 나타낸 극한의 선이지만, 그동안 몇백년간 수십cm 이동할 정도로 미비했다면 현재는 해마다 수백m씩 북쪽으로 이동하여 과거에 비해 지구가 많이 따뜻해짐과 동시에 그속도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수목이 생존할 수 있는 땅이 넓어지면 좋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그에 따라 미생물 활동이 증가하여 대지의온난화, 빙해의 해빙이 가속화 될 뿐만아니라, 나아가 영구통도대가 녹아내리면 그간 저장돼 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될 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어머어마할 것이라는 경고를 준다.

필자는 북부지방의 각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생활사와 연계된 대책들을 소개하지만, 숲은 단순히 어느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어 그 안에서만 생태계를 형성하고 운영하는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고 말한다.

숲은 나무의 광합성과 증발산을 통해 비를 제조하고 바람을 생성해 전 지구의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아마존 우림과 알래스카 및 캐나다 북부 가문비나무 숲, 아메리카 대평원 곡창 지대, 러시아 타이가는 서로 지구라는 생태계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공생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숲은 바다와도 연결돼 있다고 한다. 해양 먹이사슬의 기반인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하기 위해 필수 촉매인 철을 필요로 한다. 철은 숲의 낙엽이 분해되며 생성되어서는 부식산과 결합해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든다. 나무가 제공한 철이 해양 먹이사슬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숲은 지구를 구성하는 다른 생명, 다른 시스템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에 기후변화에는 언제나 복잡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녹색성장 등 거창한 문구보단 지구촌 곳곳에서 선제적으로 각각의 생활사와 생태계에 맞는 해결책을 세우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해야 우리가 기후대응에 대비하여 미래세대들에게 우수한 자원들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의 흐름에 따라 완도의 미래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0년 뒤에는 현재 한반도 남부의 난대림지대는 한반도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이며, 남부지방 일부는 아열대림 지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된 바 있으며,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에는 국토면적의 21%가 아열대면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반도의 난대·아열대화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미래에 대비해 국토의 기후조건에 맞는 수종을 개발하고 나무의 성장기간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난대·아열대 숲을 조성하고 가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완도는 맥반석을 기반으로한 청정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임과 동시에 전국 난대림 중 35%인 3,446ha가 분포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난대림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지역보다 상록 활엽수의 밀도가 높다. 이러한 산림을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장소는 국립난대수목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완도수목원'이 아닐까 싶다.

완도수목원은 난대림과 다도해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등 770여 종의 희귀 난대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난대림 대표자생지이다.

우리 지역에 많이 자생하고 있는 난대수종은 상록활엽수가 많아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고, 완도에 가장 많이 자생하고 있는 붉가시나무는 탄소흡수와 저장능력이 뛰어나 기후대응측면 가치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수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산악지형의 특성상 넓은 산림을 한번에 둘러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국립난대수목원이 조성을 통해 전체구간을 아우를 수 있는 모노레일, 다양한 눈높이에서 난대숲을 체험할 수 있는 트리탑테크로드 등이 확충되면 누구나 편안하게 정상부까지 단숨에 이동이 가능할 것이며 완도의 난대림의 가치를 널리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국립난대수목원은 2031년에 개원을 목표로 부단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6년 뒤 난대수목원이 개관되면 다양한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수목원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우리지역에 연간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1조 원 이상의 생산 부가가치 유발과 1만여 명 이상의 일자리창출로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미래의 완도 난대수목원을 미리 그려보며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면서 해양치유산업과 연계한 산림치유의 대표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어떠한 노력도 마지않겠다고 다짐한다.

김현철 님
완도군부군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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