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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특검밖에 없다"... 김건희 여사 특검 압박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녹취 파문에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촉구... 홍준표 "내각 전면 쇄신해야"

등록|2024.11.01 15:04 수정|2024.11.01 15:04

▲ 유승민 전 의원이 2021년 10월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려면 특검밖에 없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여당 내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이 명태균씨와 나눈 통화 육성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가운데, '특별감찰관' 임명으로 사태를 돌파하려고 했던 현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대통령 부부 옆에 사기꾼 유난히 많다"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한국갤럽 여론조사 지표를 인용하며 "윤석열 정권도, 보수도 궤멸의 위기에 들어섰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The buck stops here. 이 말 그대로다"라며 "보수 궤멸을 만든 책임도, 해결의 열쇠도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작해서, 명태균씨 주장과 녹취로 인해 여권 전반에 불이 붙은 현 상황을 두고 "무엇보다 지금부터는 정직해야 한다. 당장의 곤혹을 모면하려는 거짓말들 때문에 국민의 신뢰가 무너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놈의 '바이든-날리면' 때부터 국민의 신뢰를 잃고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라며 "지금은 훨씬 더하다. 자고 나면 명태균의 녹취에서 용산의 거짓말을 입증하는 말들이 튀어나온다"라고 이야기했다. "국민들이 대통령보다 명태균 같은 자의 말을 더 믿는 이 상황이 말이 되나?"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더 이상 '선생님, 박사님' 같은 사기꾼들이 나랏일에 설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며 "대통령 부부 옆에는 선생, 가짜박사, 도사 같은 사이비들이 유난히 많았다"라고 꼬집었다. "걸핏하면 과학, 지성, 상식을 외쳤던 대통령이 천공이니 명태균이니 주술적 사기꾼들의 말을 듣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도 직격했다.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당시부터 불거졌던 각종 '주술' 논란을 재차 상기시킨 셈이다.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참회하라"

이어 그는 "대통령은 결단의 외통수에 몰렸다. '소 귀에 경 읽기'가 되더라도 대통령께 진언을 드린다"라고 적었다. "국민 앞에 정직하게 진실을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내어 부부가 함께 국민 앞에 나와서 그간의 모든 잘못에 대해 참회하고 사죄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지금의 국정 위기를 타개할 해법을 국민 앞에 직접 제시하라"라는 요구였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려면 특검밖에 없다"라며 "검찰이 디올백도 주가조작도 불기소한 마당에 국민이 검찰수사를 믿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여사는 특검의 수사를 받고 특검이 기소하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라며 "대통령 임기 중인 지금 특검 수사를 받는 게 국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대통령 부부를 위해서도 더 낫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대통령이 특검 수용의 결단을 내리면 여야 합의로 공정한 특검법을 만들 수 있다"라며 "여사는 특검에 맡기고 대통령은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오직 경제민생과 국가안보에만 전념하시라"라고 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장 직무정지 하라!"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주최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천개입 선거법 위반, 윤석열 대통령 당장 직무정지 하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가 퍼포먼스에 사용한 명태균씨,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가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정민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이 당연히 필요하다"라며 "남은 임기 동안 해야 할 국정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인재들로 정부와 대통령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라고도 요구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도 "당도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라며 "특감과 특검은 '아 다르고 어 다른' 정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날을 세웠다. "2016년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끝으로 8년간 중단된 특감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은 결코 아니다"라는 취지였다.

또한 "특감을 두고 친윤이니 친한이니 계파를 나눠 싸우는 거 자체가 한심한 코미디 아닌가? 지금은 당이 이 위기를 돌파할 근본적 해법을 두고 밤을 새워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통령을 설득해야 할 때 아닌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이 두 검사들을 보고 있으면, 이 두 사람이 과연 보수당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라며 "긴 세월 보수정치의 혁신을 위해 투쟁해온 나로서는 보수가 지난 8년간 자기혁신을 못하고 용병들 때문에 몰락해가는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통탄스럽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홍준표 "대통령 비서실과 내각 전면 쇄신하라"

결은 다소 다르지만,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역시 용산 대통령실의 결단과 쇄신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오전 본인의 SNS에 지난 탄핵 정국 당시 본인의 역할을 회고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무너지면 우리에게는 차기 대선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윤 대통령과 한뿌리인 한동훈이 '동반자진'을 시도하는 철부지 행각을 보면 더더욱 울화가 치민다"라며 "어떻게 쟁취한 정권인데 또다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느냐?"라고 일갈했다.

그는 "중국 제왕학에 제왕은 '면후심흑'(面厚心黑,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 해야 한다고 한다"라며 "폐일언(蔽一言)하고 당은 방기하시고, 대통령 비서실부터 전면 쇄신 하시고, 내각도 전면 쇄신하여. 새롭게 국민 앞에 나서시라"라고 윤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홍 시장은 "국정기조가 무너지고 있다. 더 늦으면 국정 추동력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우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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