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대응 전말 "철회 요청, 대통령실에 상황 공유"
주체코 한국대사관, 삭제 요구 사실 공식 확인... 차지호 "후속 대처 미흡해 또다른 논란 야기"
▲ 체코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의 9월 21일 보도한 김건희 여사 의혹 정리 기사. 최초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였지만, 주체코 한국대사관의 삭제 요구 후 기사 일부를 수정했다. ⓒ 체코 언론 블레스크 갈무리
주체코 대한민국대사관(이하 한국대사관)이 9월 체코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가 김건희 여사를 '사기꾼(podvodnice)'에 빗댄 기사에 대해 "기사를 철회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 것이 공식 확인됐다. 또한 한국대사관은 현지 언론에 기사 삭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사기꾼' 보도에 대한 정부 대응 과정이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양국 관계 부정적 영향 감안해..."
그렇다면 이런 요청은 한국대사관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일가? 이에 대해 한국대사관은 "공관 차원의 대응에 나서기 전 대통령실과 상황을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김건희 사기꾼' 보도에 대한 대통령실의 지시 유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지만, 한국대사관이 현지 언론에 접촉하기 전 대통령실에 내용을 알렸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차지호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세계 주요 언론 등에서 각종 논란을 보도해 국격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정부의 후속 대처도 굉장히 미흡하고 투명하지 못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체코 언론 "누군가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저널리즘"
▲ 구글 캐시 검색으로 찾은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김건희 여사 의혹 정리 기사. 최초 보도 당시에는 '사기꾼(podvodnice)'이라는 표현이 적시돼 있었다(노란색 괄호 안) ⓒ 체코 언론 블레스크 갈무리
그러나 <블레스크>의 에바 심코바 부편집장은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한국대사관으로부터 'podvodnice(사기꾼)'라는 표현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받았다"라며 "그들(대사관)은 기사 삭제(unpublishing)를 요구했으나, 우리는 (이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기사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고 답변했다.
한국대사관의 요청으로 기사의 제목은 '흠결 있는 영부인이 파벨 앞에?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로 바뀌었다. 또한 원문 기사의 첫 문장인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는 삭제됐다.
'다른 국가 기관이 현지 언론에 기사 삭제 등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는 질문에 에바 심코바 부편집장은 "다른 누군가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그것이 저널리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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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https://omn.kr/2ab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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