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천하람 지지율19% 언급에 정진석 '홍매화'로 비아냥

[국감-운영위] 야당 반발 산 비서실장의 화법 ... 국감장 아수라장

등록|2024.11.01 17:11 수정|2024.11.01 17:47

▲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육성 녹취 파문을 두고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라고 선을 그었던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천 의원이 대통령실 거짓 해명 논란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를 기록한 것을 언급하자, 정 실장은 과거 천 의원이 명태균씨와 사찰에서 '홍매화'를 심은 사건을 언급하며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라고 맞받아쳤고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천하람 "국민들 어떻게 느꼈을까" vs. 정진석 "국민마다 다르다"

‘윤석열-명태균 통화’ 거짓해명 놓고 설전 벌인 천하람-정진석 ⓒ 유성호


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천 의원은 정 실장을 향해 "개선장군인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무 잘못이 없고 김건희 여사도 전혀 부적절한 것이 없고 다 잘 돌아가고 있고 야당의 정치 공세이고 다 국민들의 오해이고 그런 것 같다"라며 "비서실장 같은 분이 대통령을 모시니까 지지율 19퍼센트가 나오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 의원이 "대통령은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먼저 져야 하느냐, 아니면 무슨 부적절한 행위를 해도 법적으로 문제만 없으면 상관없다고 해도 되느냐"라고 묻자 정 실장은 "사안마다 다르겠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안에 관한 문제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천 의원은 "야당이 아니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와 보좌하는 분들이 문제다"라며 "대통령이 명태균씨와 공천과 관련해 김영선을 얘기하고 공관위 얘기가 나오고 당에서 다른 소리를 한다고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국민들은 어떻게 느끼셨을 것 같냐"라고 물었다. 그러나 정 실장은 "국민들마다 판단이 다르실 것"이라며 "앞서 녹취에 나온 내용에 대해선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씀드렸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천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실에서 번복돼 온 '거짓 해명' 논란을 언급하면서 "경선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명씨가) 연락을 안 했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 메시지를 듣고 어떤 국민이 '경선에 (연락을) 끊었고 본선까지 연락을 안 했겠구나', '축하 정도는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겠냐"라며 "대통령이 기억을 잘 못했든 간에 대통령실에서 사실과 다른 메시지가 나가면 대통령은 아니라도 비서실장은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은 평생 검찰 공직자로 근무하다가 갑자기 정치 현장에 뛰어드신 분이다. 인적 교류의 영역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라며 "김영선 공천은 천하람 의원도 잘 아는 이준석 당대표가 아무 문제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자꾸 억지로 과도한 부여를 하지 마시라"라고 반박했다.

이후 정 실장은 "문제의 녹취가 임의로 조작된 듯하다는 전문가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잘 챙겨주겠다, 잘 알아보겠다고 좋게 좋게 얘기하는 것이고 그런 덕담 차원에서 얘기를 건넨 것이라고 설명드리지 않았느냐. 왜 제 설명은 이해하지 않고 의원님 주장만 하시느냐"라고 말했다.

정진석의 비아냥 화법, 아수라장 된 국정감사장

▲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설전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비아냥과 조롱도 나왔다. 천 의원이 "그때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기 직전인 이준석 당대표를 거론하시면서 국민들한테 눈속임하려고 하니까 지지율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을 겨냥해 "명태균씨랑 이준석 대표랑 새벽 4시에 사찰에 가서 홍매화 같이 심었잖아"라며 "천하람 의원이 명태균을 더 잘 알지 않느냐"라고 받아쳤다.

천 의원은 "무슨 말씀이냐. 대통령이 (명씨를) 훨씬 더 잘 아시는 것 같다"라며 "이런 식으로 이준석 대표로 물 탄다고 물 타지느냐. 국민 앞에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시라"라고 비아냥거리는 답변으로 맞불을 놨다. 그 과정에서 고성이 난무하며 운영위 국정감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정 실장은 이어지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도 고개를 내저으며 "사과하지 않습니다. 사과하지 않아. 사과 못 합니다"라고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정 실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사과 요구가 이어지자 마지못해 유감 표명을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