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농성장에서 철새도래시기를 진단하다
[천막 소식 186일차-겨울철새편] 모든 생물은 서로를 돕는다
생각보다 많이 늦는 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통 9월 말이면 금강하구나 주요 철새도래지에서는 겨울철새들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하구에 들렀던 새들이 다시 작은 하천과 강을 따라 이동해 월동한다. 월동을 위해 대한민국을 찾아온 새들의 소식은 탐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렇게 소식을 매년 접해오던 터라 세종보 농성장에도 이런 새들의 소식이 들려 올 것으로 생각했다.
농성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겨울을 준비하는 새들이 찾아와 월동을 시작하는 시기가 세종보 농성장은 조금 늦다는 것을 알았다. 9월부터 탐조를 위해 매일 매일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오기를 반복했다.
조금씩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매년 세종보 상류의 겨울철새를 조사하고 있다. 세종시 금강 구간에는 20년 4만8019개체의 겨울 철새들이 월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많은 수의 겨울철새들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철새가 오는 시기가 많은 새들을 빠르게 만날 수 있을 줄 알고 기다려 왔다. 11월 초를 지나고 있는 시점에도 아직 온전하게 새들이 월동을 하고 있지 않다. 탐조인으로서 기다림은 참 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새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을 하루 하루 다르게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온 새는 쇠오리였다. 쇠오리 20여 마리가 현장에서 확인됐다. 10월 초부터 한달여간 매일매일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인다. 태극무늬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 태극오리로 불리기도 한다. 새들에게 '쇠'자가 붙으면 작다는 뜻으로 오리중에서도 작은 오리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먼저 찾아와서 가장 늦게 북쪽으로 떠나는 철새다.
수금류는 아니지만 가장 빠르게 월동하는 새중에 하나가 백할미새이다. 여름철새인 알락할미새와 노랑할미새 텃새인 검은등할미새, 그리고 나그네새인 힝둥새까지 5종의 할미새류를 만날 수 있다. 겨울철 나뭇잎이 사라지면 이런 작은 새들도 관찰이 훨씬 용이 해진다. 농성장에서도 이제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된다.
11월 3일 멸종위기 수금류를 처음 확인했다. 큰기러기 1개체가 농성장 주변에 나타났다. 선발대로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세종지역에도 큰기러이와 쇠기러기가 500개체 내외가 월동한다. 장남평야 합강리 세종보 지역을 오가며 겨울을 보낸다. 농성장에서도 곳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무리를 만날 것이다.
청둥오리와 논명아리 물닭이 한두 개체식 보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는 1~2주 안에 월동개체 군이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10월 말쯤이면 완성형 월동개체군이 만들어질 것을 예측 했지만 훨씬 늦다는 것을 농성장을 지키면서야 깨달았다. 28년동안 새를 보면서 그 동안의 경험들이 왜곡이 있었고, 농성장을 운영하면서 바로 잡게 되었다.
어찌 되었던 이제 곧 농성장은 겨울철새의 천국이 될 것이다. 근 190여일간 이 땅을 천막 하나에 의지해 지켜온 결과는 풍요로운 겨울철새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생명을 지켜온 그간의 시간들이 생각난다. 올 겨울 천막농성장에서 얼마나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우리가 이곳을 지켜 낸 덕분이라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물은 서로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28년간 새들을 보면서 새를 이렇게 도와준 적은 없었다. 농성장이 가져다준 작은 자긍심이다. 결국 세종보의 작은 천막농성장은 생명을 지켜낸 현장이 되었다. 시민들과 함께 지켜낸 현장에서 탐조하는 꿈을 꿔보며, 매주 새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지켜야 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새들을 찾고 관찰하는 겨울로 보낼 것을 다짐한다.
농성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겨울을 준비하는 새들이 찾아와 월동을 시작하는 시기가 세종보 농성장은 조금 늦다는 것을 알았다. 9월부터 탐조를 위해 매일 매일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오기를 반복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겨울철새 조사결과 ⓒ 대전환경운동연합
겨울철새가 오는 시기가 많은 새들을 빠르게 만날 수 있을 줄 알고 기다려 왔다. 11월 초를 지나고 있는 시점에도 아직 온전하게 새들이 월동을 하고 있지 않다. 탐조인으로서 기다림은 참 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새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을 하루 하루 다르게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온 새는 쇠오리였다. 쇠오리 20여 마리가 현장에서 확인됐다. 10월 초부터 한달여간 매일매일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인다. 태극무늬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 태극오리로 불리기도 한다. 새들에게 '쇠'자가 붙으면 작다는 뜻으로 오리중에서도 작은 오리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먼저 찾아와서 가장 늦게 북쪽으로 떠나는 철새다.
수금류는 아니지만 가장 빠르게 월동하는 새중에 하나가 백할미새이다. 여름철새인 알락할미새와 노랑할미새 텃새인 검은등할미새, 그리고 나그네새인 힝둥새까지 5종의 할미새류를 만날 수 있다. 겨울철 나뭇잎이 사라지면 이런 작은 새들도 관찰이 훨씬 용이 해진다. 농성장에서도 이제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된다.
▲ 천막농성장을 찾는 힝둥새 ⓒ 이경호
11월 3일 멸종위기 수금류를 처음 확인했다. 큰기러기 1개체가 농성장 주변에 나타났다. 선발대로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세종지역에도 큰기러이와 쇠기러기가 500개체 내외가 월동한다. 장남평야 합강리 세종보 지역을 오가며 겨울을 보낸다. 농성장에서도 곳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무리를 만날 것이다.
▲ 농성장을 찾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큰기러기 ⓒ 이경호
청둥오리와 논명아리 물닭이 한두 개체식 보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봐서는 1~2주 안에 월동개체 군이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10월 말쯤이면 완성형 월동개체군이 만들어질 것을 예측 했지만 훨씬 늦다는 것을 농성장을 지키면서야 깨달았다. 28년동안 새를 보면서 그 동안의 경험들이 왜곡이 있었고, 농성장을 운영하면서 바로 잡게 되었다.
어찌 되었던 이제 곧 농성장은 겨울철새의 천국이 될 것이다. 근 190여일간 이 땅을 천막 하나에 의지해 지켜온 결과는 풍요로운 겨울철새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생명을 지켜온 그간의 시간들이 생각난다. 올 겨울 천막농성장에서 얼마나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우리가 이곳을 지켜 낸 덕분이라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물은 서로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28년간 새들을 보면서 새를 이렇게 도와준 적은 없었다. 농성장이 가져다준 작은 자긍심이다. 결국 세종보의 작은 천막농성장은 생명을 지켜낸 현장이 되었다. 시민들과 함께 지켜낸 현장에서 탐조하는 꿈을 꿔보며, 매주 새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지켜야 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새들을 찾고 관찰하는 겨울로 보낼 것을 다짐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