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맡기는 여행 계획, 제가 먼저 해봤습니다
스마트 여행족이 늘어나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해 계획 짤 때 유의할 점들
▲ 스트라스부르발 로마행 비행기 ⓒ 최한정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Z세대는 AI와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여행을 계획하고,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면서도 즐거운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킹닷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Z세대의 57%가, 전 세계적으로는 53%가 AI 여행 플래너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Z세대가 단순한 여행 이상의 개성적이고 맞춤형 경험을 위해 여행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을 적극 활용해 편리하고 스마트한 여행을 원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추천부터 준비물까지, AI가 만들어주는 여행 계획
ChatGPT, 네이버 클로바 X와 같은 생성형 AI는 여행지 선택, 일정 관리, 준비물 확인 등 여행의 모든 과정을 도와준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명령 프롬프트가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규칙을 기억하면 AI의 답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명확한 목표, 구체적 질문, 원하는 형식 등이다.
1. 명확한 목표 설정
여행 목적과 기간, 동행자 등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20대 친구와 함께 해외로 3박 4일 휴양 여행을 떠나고 싶어'와 같이 구체적인 정보를 입력하면 AI는 이에 맞는 맞춤형 일정을 제안할 수 있다.
2. 구체적인 질문
AI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면, 이를 반영하여 더욱 세밀한 추천을 제공한다.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맛집이 많은 여행지를 추천해줘'와 같은 명확한 요구사항을 제시하면 보다 흥미롭고 맞춤형의 여행지를 추천받을 수 있다.
3. 원하는 결과 형식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AI에게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추천 여행지 세 곳을 표로 작성해줘'라고 하면, 사용자는 효율적으로 여행지를 비교할 수 있다.
이후, 해당 여행 지역에 맞는 준비물 리스트 또한 요청할 수 있다. 국가마다 다른 플러그 어댑터 등은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나는 2월에 태국으로 3박 4일 여행을 갈거야. 필요한 준비물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그 나라의 날씨와 계절, 지역에 맞는 적절한 준비물을 제시해준다. 이렇게 하면 블로그 정보를 직접 일일이 수집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 ChatGPT에게 추천 여행지를 문의했다. ⓒ openAI
여행지 정했다면? 'AI 여행 플래너'도 가능
여행지를 결정한 후에는 최적의 동선과 일정을 자동으로 제안해주는 AI 여행 플래너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플랫폼 '마이로'에서는 여행자가 특정 도시의 방문하고 싶은 관광지, 레스토랑, 카페 등을 선택하면 AI는 이를 토대로 가장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제안한다. 여행자는 각 장소에서 머물고 싶은 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AI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이동 시간과 소요 시간을 고려한 세부 일정을 완성해준다.
특히 여러 도시를 여행할 경우, AI는 이동 거리와 시간을 최적화해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관광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일정을 제안한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과 같은 글로벌 여행 플랫폼은 AI 챗봇을 통해 고객이 실시간으로 여행 계획에 대해 문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필요한 정보와 함께 원하는 사항을 입력하면, AI 챗봇은 즉시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
만약 챗봇이 복잡한 문의에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 대화는 실제 상담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신속하고 만족스러운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플랫폼은 고객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 AI 여행플래너 마이로MYRO가 제공하는 서비스(화면캡쳐) ⓒ 마이로MYRO
챗봇을 통해 여행지를 추천받은 후, 해당 플랫폼에서 바로 숙소와 관광지 입장권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이러한 형식을 플러그인(Plug-in) 기능이라고 한다. 관광지나 숙소 등을 예약할 때 여행플랫폼 예약을 한 번의 클릭으로 가능하게끔 하는 기능이다. 예약 이후의 일정 변경이나 취소 과정도 플랫폼 내에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이전에 해당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면, AI는 과거 여행 이력과 리뷰를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맞춤형 여행 일정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 주로 문화 유적지를 방문했던 고객이라면, AI는 이번 여행에서도 비슷한 관광지를 추천하여 고객의 취향에 맞는 일정을 구성한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추천'은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익스피디아의 ChatGPT 플러그인은 수많은 숙박시설, 항공사, 렌터카 업체와 연결되어 있어, 여행자와 AI의 대화를 통해 제안된 여행 일정을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한다고 한다.
익스피디아는 AI를 활용하여 예약의 복잡함을 줄이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구축하며 상담원이 고객 응대와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의할 점도 있다.
먼저 AI가 제시하는 여행 정보가 실제와 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기를 웹상에서 찾아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나온다. AI가 제안한 숙소나 음식점이 반드시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여행 중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수익형 블로그와 유튜브가 넘치는 요즘에는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수익형 매체 내에는 틀리거나 업데이트되지 않은 정보들이 많지만, AI는 다양한 자료를 필터링 없이 '짜깁기'하기 때문에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간단히라도 재검색하는 등 AI가 도출한 결과의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ChatGPT의 경우 오래된 정보들을 제공한다는 사용자 의견이 많다. 실제로 '언제까지의 정보를 담고있는지' 물어보면, '2023년 10월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되어있다'고 답한다. 따라서 최신 정보가 누락된 상태로 오래된 정보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
29개국 여행자가 전하는 꿀팁
필자는 2016년 첫 해외여행 이후 지금까지 9년 동안 29개국 117개 도시를 여행했다. 작년에는 방학 두 달 동안 '이탈리아-그리스-터키-요르단-이집트' 등을 아우르는 지중해 국가 일주를 하기도 했다.
여행지를 선택하기에 앞서 우선순위를 정했다. 날씨가 좋고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 하며,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느끼고자 가성비 좋은 여행지를 원했다.
당시 나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ChatGPT에게 '프랑스에서 출발해 4월과 5월 두 달 동안 여행할 거야. 날씨가 좋고 (여행) 가성비가 좋은 국가를 5-6개 추천해줘'라고 입력했다.
GPT는 각 국가의 날씨와 가성비, 추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국가 선정 이후 ChatGPT에게 추천 일정을 물어보았을 때, GPT는 너무 고전적인 여행지만을 제안했다.
따라서 '스투비 플래너' 앱을 활용해 최근 유행하는 여행지를 찾았고, 또 여행 예상 비용 및 소요 시간을 계산할 수 있었다. 당시엔 AI 여행 플래너 '마이로'의 공식 런칭 이전이었기에 나는 수동으로 추천 여행지들을 추가하고 수정했지만, 앞으로는 AI를 활용하여 세부 일정을 정하는 것이 시간 절약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여행 계획 세우기의 보완 방안으로 ChatGPT와 AI 여행 플래너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여행 국가 추천의 경우, 날씨와 문화 유적은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오래된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해 정보를 제공하는 ChatGPT를 활용할 수 있다.
이후에는 다양한 여행 플랫폼이 제공하는 AI 여행 플래너를 통해 관광지 정보 및 여행 동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AI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AI가 여행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여행사나 플랫폼들이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곧 더욱 정교한 추천 시스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 여행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여행 경험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AI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Z세대와 같은 디지털 친화적 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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