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도 안했는데... 공주보 담수로 훼손된 백제문화이음길"
보철거시민행동, 4일 발표 성명 통해 "공주시와 환경부 책임자 처벌" 촉구
▲ 공주보 담수로 수몰됐다가 훼손된 채 드러난 백제문화이음길 산책로 ⓒ 보철거시민행동
▲ 공주보 담수로 수몰됐다가 드러난 백제문화이음길 산책로 ⓒ 보철거시민행동
공주시의 백제문화이음길 일부 산책로 구간이 20여일간의 공주보 담수로 훼손됐다. 아직 완공하지도 않은 상태인데, 일부 시설물이 뜯겨져나갔고, 펄과 부유물들이 쌓였다. 이에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은 "시민 혈세를 내다버린 공주시와 환경부의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성명을 4일 발표했다.
공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총 사업비는 95억원(국비47.5억원, 시비 47.5억원)을 들여 '백제문화이음길조성'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공산성~정지산~고마나루~무령왕릉과 왕릉원 등 백제역사문화유산을 연결해 걷는 관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철거시민행동은 "고마나루를 복원하고 제민천과 잇는 산책로를 만들겠다던 백제문화이음길 사업은, 계획부터 부실한 사업인 것이 입증되었다"면서 "백제문화제 시설물 설치를 위한다는 명분의 공주보 담수로 20일간 수몰된 데크는 펄과 부유물이 쌓이고 뜯겨져 나갔다, 이 모든 책임은 훼손 될 것을 알면서도 시설 설치와 담수를 강행한 공주시와 환경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또 "공주시장 면담과 성명을 통해, '백제문화이음길 사업은 공주보 수위 상승과 장마 등 큰 비에 침수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매년 수리와 복구를 반복하게 되고, 토사 등이 쌓이게 되어 예산 잡아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경고했다"면서 "이음길 사업과 공주보 담수는 병행할 수 없는 사업이기 때문에 백제문화제를 핑계삼아 추진하는 담수도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문제의 산책로가 잠기기 전인 지난 9월 19일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공주시는 명승지인 고마나루 모래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현재 곰나루국민관광단지 앞쪽에 데크시설을 설치했는데, 이 지역의 금강 수위가 오르면 잠길만한 위치에 있다"면서 "금강의 모래사장과 자갈밭으로 접근을 유도하는 것에는 긍정적이지만 강변 자갈밭까지 연결된 데크는 공주보 수위 상승과 장마 등 큰 비에 침수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매년 수리와 복구를 반복하면서 예산 잡아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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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 담수로 수몰됐다가 드러난 백제문화이음길 산책로 ⓒ 보철거시민행동
▲ 공주보 담수로 수몰됐다가 드러난 백제문화이음길 산책로 ⓒ 보철거시민행동
하지만 공주시는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 백제문화제 때 유등과 부교 등을 띄우겠다는 이유를 대면서 공주보 수문 담수를 요청했고, 환경부는 이를 승인했다. 공주보 담수가 시작된 건 지난 9월 22일부터였다. 그 뒤 공주시는 공주보에 물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백제문화제를 진행했고, 환경부는 지난 10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공주보 수문을 열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공주시와 면담할 때) 침수될 것을 알면서도 데크를 만들었다면 직무유기이고, 모르고 만들었다면 무능하다고 경고했는데도 공주시 담당자는 담수 시에 잠길 것은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20년 이상 훼손 없이 유지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다"면서 "이런 호언장담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허언으로 입증되었다"고 비판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더 큰 문제는 하천관리주체인 환경부에 있다"면서 "강우와 공주보 담수에 따라 수몰될 위치에 데크 설치를 위한 하천점용을 허가했고 동시에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를 시행한 것이 다름아닌 환경부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공주보 담수 기간에 나무데크 산책로만 훼손된 건 아니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단 9일 간의 문화제 진행을 위한 25여일 공주보 담수로 인해 국가명승 고마나루 모래사장은 악취 펄밭이 되었고, 아직 한 사람도 걸어보지 못한 65억짜리 이음길 데크는 수몰되어 망가졌다"면서 "공주보 담수로 문화제 현장에 녹조가 창궐했음에도 방문객들이 녹조 독성에 노출되도록 방치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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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시민행동은 "최원철 공주시장은 공주보 담수로 발생하는 경제적 법적 행적적 정치적 모든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유등과 돛배 시설물을 가을 강우에 유실시켜 혈세를 낭비하고, 공주의 문화 생태 유산인 고마나루 모래 사장을 악취 펄로 뒤덮이게 한 것과, 65억 이음길 데크 수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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