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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국가보안법 양심수들은 싸우고 있다

등록|2024.11.05 09:39 수정|2024.11.05 09:39
임기 초부터 오로지 대북강경적대정책과 외골수 공안탄압 종북몰이로 지지율 하락을 버텨온 윤석열 정권의 몰락이 급격히 진행 중이다. 몰락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도 허세부리기는 끝이 없다. 그 행태에 역겨워 할 정도로 국민적 반발이 현실화되고 있다.

몰락을 자초한 스스로를 돌이켜 볼만도 하건만, 국민을 상대로는 물론 남북관계에서도 자신의 비뚤어진 잘못된 정책을 수습할 생각도 능력도 없다. 대책 없이 밀어붙이다 이제는 죽을 길을 알면서도 끝장을 볼 때까지 가볼 심산인 모양이다.

여전히 '반국가세력' 타령에 민생 해결은 온데간데없이 오로지 상전 외세의 패권 야욕에 앞장서 추종하며 대북적대의 전쟁열 올리기에 들떠있다. 그와 함께 공안풍이 심해지고 있다. 주역이 달라졌다. 임기 초에는 대공수사권 회복을 노린 국가정보원이 주도하던 공안탄압이었다면, 임기 중반의 현 시점에서는 경찰 안보수사대의 활동이 전국적 범위에서 나날이 공안탄압의 도를 더해가고 있다.

연일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및 체포를 당하는 국가보안법 양심수들과 부대끼고 있다. 양심수들의 변호인으로 이들을 조력하여 요즘 거의 하루 내내 수사관들과 전화로, 문자로, 서면으로, 조사실 등 현장에서 양심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양심수들을 조사실로 불러 적대적 태세로 양심수들을 겁박하고 진술거부권을 포기케 시도하며 양심수들과 변호인 사이를 이간질하는 시대착오적 낡은 국가보안법 수사에 맞서 서로 힘을 모아 굳건히 대응하고 있다.

10월 28일 월요일 오후 3시 예정된 소위 '창원 간첩단' 조작 사건의 공판준비기일 준비를 위해 27일 오후 내내 창원에서 변호인단 및 양심수들과 변론 점검회의를 하였다.

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원회가 28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원회가 28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28일 오전 일찍부터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이날 오전 주거지에서 소위 '제주 간첩단' 조작 사건의 불구속 피의자들을 체포한 후 양심수들의 변호인에게 체포 통지 및 피의자신문의 변호인 참여권을 고지한다는 명목으로 수사관들이 전화를 해온 것이다.

수사관들은 "피의자신문을 할 예정인데 변호인 참여하실 겁니까"를 계속 물어왔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달려가 양아치 수사관들을 혼내주고 싶었다. 수사관 전화기로 체포된 세 분의 양심수들과 통화하여 조사실로 강제 인치될 경우 "할 말 없으니 유치장으로 돌려보내라"고 요청하도록 조언을 드렸다. 이후 다시 수사관들을 바꿔 체포 후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일체의 진술거부권 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피의자신문을 강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로 이를 강행하는 것은 오로지 진술강요, 진술거부권 행사를 포기케 하기 위한 직권남용의 범죄행위임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당장 피의자신문절차를 중단하고 조속히 석방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들 제주의 양심수들은 출석 요구서를 받은 즉시 자필 확인서로 일체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며 무용한 피의자신문을 위한 출석요구를 취소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계속 출석 요구서를 수차 남발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체포 운운하는 협박을 하였다. 양심수들의 자존심이 이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었다. 이에 2024. 10. 7. 계속적으로 출석 요구서를 보내며 출석을 반복적으로 요청하는 제주경찰청 안보수사대의 행위는 헌법의 기본권인 진술거부권을 포기케 하고 진술을 강요하는 행위로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쇼악법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야만적 사법체제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진술거부권과 적법절차는 무참하게 짓밟혀지고 말았다.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제주의 양심수들에게 체포영장이 신청, 청구되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야만적 사법체제의 법 집행자들인 시대착오적 공안통치의 하수인들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기필코 내려질 것을 다짐하며 분노가 하늘을 치솟았다.

체포를 당한 제주 지역의 세 분의 양심수들을 위해 제주 변호인단의 동료 변호사들과 전화로 긴급하게 대책을 의논하였다.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4조 제3항(g)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 또는 유죄의 자백을 강요하지 않을 권리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유엔규약이 보장하고 있는 피의자의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체포를 하는 것은 명백한 자의적 구금이고 더군다나 이들 양심수들의 혐의내용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수십 년 전부터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국가보안법위반이다. 체포적부심 청구는 아예 배제하였다. 그 이유는 2023년 소위 '창원 간첩단' 조작 사건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진술거부권 행사 의사를 명백히 밝히며 경찰의 출석요구에 맞서 싸운 양심수들을 체포, 구속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명백한 피의자들을 조사실에 대면하여 피의자신문을 하더라도 진술거부권 행사하고 퇴거할 것이므로 이러한 피의자신문절차는 불필요하고 무용한 절차이므로 소환 조사를 취소하고 소환 조사 없이 사건을 처리할 것을 요구한 것은 지극히 정당하고 헌법과 형사소송법, 국제인권규약이 보장하는 권리다. 양심수들의 정당한 권리행사가 출석 불응 및 불응 우려로 인정되어 체포영장이 청구되고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현실이다.

이 야만적 파쇼악법과 이를 추종하는 야만적 사법체제에서는 양심과 자존심을 지키고, 진실을 지향하고 정의를 실현할 수가 없음을 다시 한 번 자각하게 된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이 전혀 통하지 않는 국제사회를 상대로 양심수들의 싸움판을 펼쳐야 할 때가 되었다. 국제사회의 여론전을 바탕으로 국가보안법에 짓눌려 세뇌된 우물 안 개구리로 갇혀 노예의 신세로 비참한 운명을 이어나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타파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체포를 당한 제주 양심수들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다. 10월 28일 오후 3시 창원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긴급하게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진술거부권 행사를 이유로 자의적으로 체포, 구금한 것은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4조 제3항(g)를 위반한 심각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긴급구제 청원서를 제출하였다.

오늘도 국가보안법 양심수들은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체포, 구속의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국가보안법 양심수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민 모두의 인권보장을 위해, 국가보안법이 잉태한 국가폭력에 당당히 맞서 민주적 사법질서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기 위해 맨 앞장에서 싸우고 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인권연대 운영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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