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중진 역할 다할 것" 오세훈, 대권 행보 본격화?
정의화·김무성 등 국힘 상임고문단과 간담회, "정국 매우 엄중, 정부여당 책무 다하도록 역할하겠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용산구 파트너스하우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만나 "당의 중진으로서 맡은 바 역할과 책무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만 아니라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사이의 육성 대화가 공개되면서 야권에서 진상 규명 및 탄핵 요구가 나오는 상황, 이에 대응할 여권은 오히려 '윤(석열)·한(동훈) 갈등'으로 자중지란 중인 현실 등을 담은 발언이었다.
"정부·여당 맡은 책무 다 하도록 최선 다해 역할하겠다"
오 시장은 이날 용산구 파트너스하우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서울시의 미래 발전 방안과 여당의 역할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로, 오찬에 앞서 김병민 정무부시장이 상임고문단에게 시의 미래 비전과 시민 중심 정책들을 소개했다.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신영균, 김종하, 권해옥, 목요상, 문희, 유흥수, 김동욱, 신경식, 최병국, 이윤성, 김무성 등 당 원로들로 구성된 고문단 총 12명이 자리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주요 현안도 보고드리고 여러 가지로 나라가 어려워서 고문님들 모시고 좋은 말씀을 청해 듣고자 마련한 자리였다"며 "소상히 보고 못 드렸지만 서울시는 비교적 시민들로부터 호응이 좋은 정책들이 있다. 오늘 아주 일부만을 보고 드렸다. 더욱 더 열심히 서울시정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정국이 매우 엄중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에도 크게 부응하지 못해서 당의 중진 중 한 명으로서 매우 송구하다"면서 "(고문들이) 오늘 해주신 말씀들을 가슴에 새기고 이후 정국의 물꼬를 터서 해결될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역할은 아주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아마 야당에 거는 기대보다 더 클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정부·여당이 맡은 바 책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저도 할 수 있는 역할은 최선을 다해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당의 중진이자 대권주자로서 중앙정치와 현안에 목소리를 적극 내겠다는 얘기였다. 실제 오 시장과 고문들은 간담회 때 서울시 정책 등에 대한 얘기만 아니라 현 정국에 대한 얘기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의화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고문들이 당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했다"며 "사실 보수가 상당히 위기에 처한 일면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오늘은 오세훈 시장이 마련한 자리이기 때문에 지금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 문제나 한동훈 대표 문제나 그런 얘기들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정쇄신 및 당정화합 주문 잇따라 내놔... 한동훈 견제용?
오 시장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당정갈등 등 여권 내부 문제에 대해 여러 경로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9일엔 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 당의 중진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당정 모두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 3일엔 여당 광역단체장들로 꾸려진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성명에 참여했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까지 거리낌 없이 시도하는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으로 집권세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국정쇄신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맞기도 전에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진 초유의 상황 등도 있다. 하지만 한동훈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 등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윤 대통령과 충돌하는 상황이라 오 시장의 이러한 행보가 '한동훈 견제'라는 해석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역시 전날(3일)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초심 회복 및 당정 화합을 주문한 상황.
그러나 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원래 1년에 한번씩 (고문단을) 모시는 걸로 안다. 작년엔 봄에 한번 모셨다"며 "올해도 원래 잡혀있던 일정인데 워낙 시국이 어지러워서 주목받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연찮게 일정이 현 정국과 맞물렸을 뿐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정치적으로 무엇을 하려 했다면 관련 메시지가 나갔을 것인데 그런 일정이 아니었다"며 "정치가 워낙 어렵고 힘들 때라 여러 얘기를 나눴지만 정의화 회장이 말한대로 과하게 더 논의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김기현 의원이 2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서울시 제공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여권 내 2위 기록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7.1%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여권 대선주자 중 한동훈 대표(15.3%) 다음으로 높은 선호도다. 특히 여당 지지층에서 15.2%, 이념성향별 보수층에서 10.6%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본선에 오를 여야 대선후보가 각각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잖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해당 조사는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이틀 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응답률 6.0%,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에게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다.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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