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서 포착된 희귀조 알바트로스
조업중 발견, 네이처링에 공유... 마지막 발견은 1891년으로 알려져
▲ 이번에 확인된 알바트로스의 모습 ⓒ 이준석
국내 희귀조 알바트로스가 지난 10월 28일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조업중인 어민 이준석씨에 의해서 확인됐다. 이씨 발견한 2년생 알바트로스 1개체는 자연관찰 공유 플래폼 네이처링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멸종위기인 알바트로스는 특히 한국에서 보기 힘든 새다. 국내에서는 1885년 6월 2일 대마도 인근에서 수컷 1개체가 처음 채집되었고, 그뒤 1971년 전남 거문도, 1891년 인천이 마지막으로 알려졌다.
▲ 알바트로스의 모습 ⓒ 이준석
알바트로스는 신천옹(信天翁)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하늘을 믿고 오래 사는 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긴 날개로 번식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일생을 하늘에서만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 알바트로스의 특성을 잘 나타낸 이름이다. 알바트로스는 골프장에서도 쓰여지는데, 골프에서는 파보다 3타 적은 것을 알바트로스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경지에 이른 정도를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알바트로스는 갈매기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슴새목의 바닷새이다. 날개가 2.5~3.5m로 가장 큰 새에 해당되며, 몸길이도 1m에 이르는 대형 조류이다. 큰 날개 덕에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면서 수십 킬로미터를 날 수 있다고 한다. 거의 모든 시간을 바다 위에서 수평비행기 때문에 날개도 특화돼 있다. 비행속도 역시 매우 빠른데 수평비행속도가 시속 127km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수직 비행은 매(송골매)가 시속 3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가장 빠르며 수평비행속도는 알바트로스가 가장 빠르다.
비행을 시작하면 이처럼 뛰어난 능력을 발휘 하지만, 제자리에서 자력으로 날아오르지 못한다. 상승기류를 타야 비행을 시작할 수 있어, 어린 개체들의 경우 비행 시작전 벼랑으로 떨어지거나 천적들의 먹이가 된다. 먹이는 주로 물고기나 오징어 문어 등의 다양한 해양 생물을 먹는다.
그런데 최근 이런 먹이가 플라스틱으로 바뀌면서 고역을 치르고 있는 종이기도 하다. 크리스조던의 작품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모습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본의 아니게 플라스틱 문제를 경고하는 새가 되고 있다. 영화 <알바트로스>에서는 플라스틱 먹이를 새끼에게 주는 장면이 포착되어 국제적인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새인 알바트로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 하늘을 믿고 바다를 믿으며 살아가는 알바트로스에게 플라스틱 재앙을 멈춰야 한다.
▲ 플라스틱을 먹고죽은 알바트로스의 모습 ⓒ 크리스조던
▲ 영화 알바트로스 캡쳐화면 - 플라스틱을 먹이는 모습 ⓒ 영화 알바트로스
'바보새'로 불리는 여러 새들중에 하나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자력으로 비행하지 못하고 육지에서는 뒤뚱뒤뚱 다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동족으로 착각하여 인사하는 모습 역시 바보새의 어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동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 오면서 경계, 방어 의식을 높이지 않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고, 인간을 신뢰한다거나 인간과 교감하는 것은 아니다.
암수가 서로 짝짓기를 하는 구애 행위가 매우 아름다워 여러 다큐멘터리 등에 종종 소개되고는 한다. 황새, 두루미처럼 평생 일부일처제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새들이 1년, 길어야 4년이면 번식을 할 수 있지만, 알바트로스는 10년이 되어야 번식을 하며, 1~2년에 1개의 알을 낳으며, 부화 하는 데 9개월이나 걸린다고 한다.
알바트로스 부부는 50년을 함께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경의로운 일이다. 실제 알바트로스는 90년 가까운 수명을 자랑한다. 레이산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중 '위즈덤(Wisdom)'이라는 별칭을 가진 암컷은 1956년 처음 발견된 뒤 2021년에도 70세 나이에 새끼를 기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잠깐 모습을 보여준 알바트로스 신천옹이 다시 대한민국 영토에서 확인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오래오래 살아서 매년 같은 시기 같은 바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더욱이 플라스틱을 경고하는 새가 아닌, 장수와 희망의 상징으로 바뀌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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