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의 행복' 알게 해준 성시경씨, 고마워요
[매우 사적인 유튜브 탐방] <성시경의 먹을텐데>
매주 한 번씩 들르게 되는 지역, 늘 저녁 끼니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순댓국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날도 쌀쌀하니 뜨끈한 국물이 당겼다. 내 또래쯤 되어 보일까 초로의 여성이 홀로 운영하는 국밥집, 새벽부터 끓인 국물에 항정살을 넣었다는 순댓국은 그녀의 자부심처럼 담백했다.
그렇게 해서 그 동네 순댓국집만 서너 군데 들렀다. 그저 새로운 집을 가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순댓국이 나오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국물을 우선 한 모금 떠보고, 다음 소금을 넣고, 새우젓도 넣어가며 절묘한 간의 균형을 맞춰본다. 국물 안에 들어간 순대나, 고기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소금도 찍어 먹어보고, 새우젓도 찍어 먹어보고, 맛의 어울림을 음미해 본다.
그러고 보면 순댓국집은 정말 동네마다 있다. 그런데 맛을 보면 체인점이라해도 집마다 손맛이 다르다. 아직도 만 원짜리 한 장 언저리로 푸짐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음식, 순댓국에 눈을 뜨니 동네의 다른 음식점들도 미지의 모험지가 되어 눈에 들어온다. 말 그대로 만 원의 행복, 이 행복에 눈을 뜨게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데뷔 2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발라더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다.
발라더가 먹방 유튜버로
구독자 202만 명, 업로드된 동영상 693개(11월 5일 기준). 성시경의 유튜브는 이미 너무 유명하다. 이제는 어엿한 유튜버로 소개되는 그가 외려 이후 유튜브를 시작한 이경규 등에 훈수를 두고 다니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 때문으로 알려졌다. 성시경은 코로나 시기 팬들과의 소통의 통로로 유튜브에 자신의 채널을 연다. 그리고 자신의 노래를 소개하는 <성시경 노래>와 요리하는 <성시경 레시피>를 선보였다. 앞서 그는 2014년 케이블 TV에서 <오늘 뭐 먹지?>라는 요리 예능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속 코너이던 <성시경 노래>는 선후배 가수들과의 콜라보 곡으로 확장하며 <성시경 with friends - 자, 오늘은>의 콘서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콜라보의 영역은 무궁무진했다. 성시경은 노래를 부르실 수 있다면 언제나 초대하고 싶다는 선배 가수 양희은을 비롯해 장혜진, 한동준, 윤종신에서 싸이, 박진영, 규현 등을 초대하기도 했다.
그의 유튜브 속 또 다른 핵심 콘텐츠는 요리다. 자신의 맛집을 공개하고 또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발로 뛰며 맛집을 섭외하는 등 먹방 유튜버의 세계에 진출한 것이다. 최근 많은 연예인의 유튜브는 '회사'가 함께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시경은 이른바 '독립군'이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연예인이 유튜브를 시작할 때 대부분 회사랑 계약을 한다. (나처럼) 전체를 담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첫 시작은 매니저와 카메라 한 대를 놓고 한 촬영이었다. 200만이 넘은 지금도 카메라 감독과 편집 감독 정도가 채널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립군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단출한 구성으로 성시경은 직접 새로운 맛집을 찾아 이 동네 저 동네를 헤맨다. 그렇게 자신이 소개한 음식에 반응하는 매니저의 반응을 살피고 기뻐하며 소박하게 진행한다.
성시경의 새로운 칭호
그렇게 <먹을텐데>의 성시경에게 새로운 칭호가 생겼다. 이름하여 '국밥부 장관'이다. 과거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 이슬만 먹을 것 같은 분위기로 애절하게 발라드를 불렀다. 하지만 실은 자타공인 두주불사(술을 매우 잘 마심)에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던 인물이었다. 어디 국밥 한 그릇뿐일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침이 고여 멘트가 힘들다는 그답게 국밥과 함께 나온 수육에, 짜장면, 짬뽕과 어우러지는 탕수육, 난자를 먹어 치우는 대식가의 면모를 뽐낸다. 그의 유튜브 인기에 비례해 성시경의 몸매도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성시경이 <먹을텐데>에 어느 정도 진심인가 하면 지방 공연을 가면, 중간 지점에 있는 맛집을 소개하기 위해 서울 샵에서 손질받는 대신 음식점에 들러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맛집이 있던 동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하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유튜버 조회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개인적으로 유튜브가 인기를 끌며 사람들이 너도나도 먹방 유튜브를 즐겨보던 시절에도 유튜브를 즐겨 보지 않았다. 그러다 아들의 소개로 집에서 몇몇 채널을 함께 봤는데, 그중 하나가 성시경의 유튜브였다.
성시경과 비슷한 세대는 아니지만, 그가 이곳저곳 식당을 다니며 소개하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공감되기도 했다. 마포에 있는 분식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서는 나중에 직접 찾아가 봤다. 마포라는 동네에서 나고 자랐기에 그 시절 향수와 친구들과 먹던 평범한 우동과 돈가스에 대한 추억이 소환됐기 때문이다.
그가 "재래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가슴이 뛴다"고 하면 함께 재래시장 골목의 열기가 떠올려지고, "외국인들에게 진짜 K푸드를 소개한다면, 국밥이 최고 아니겠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지난 시간 내가 살아오며 무심코 먹었던 음식들이 그를 통해 소개되며, 내 지난 세계에서 하나씩 재탄생되고 있다.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 하나가 그렇게 미묘하고 심오한 음식이었던가.
유튜버가 된 이후로 그의 행보는 꾸준하다. 강아지 영상도 소개하고, 일본어 공부도 해보고, 심지어 테니스 강습도 해본다. <먹을텐데>에 이어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부를텐데>를위해 작품을 밤새 보고, 미리 시사를 한 후에 만나 풍성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그의 성실성은 여전하다. 인기리에 종영된 <흑백 요리사>의 셰프를 불러와 중국 요리를 해주는 것도 성시경이니 가능하다 싶다. 이제는 동료 가수들을 불러 <부를 텐데>에서 노래도 한다. 뭔가를 하면 그만두지 못한다고 하더니 유튜버로서 성시경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그렇게 해서 그 동네 순댓국집만 서너 군데 들렀다. 그저 새로운 집을 가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순댓국이 나오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국물을 우선 한 모금 떠보고, 다음 소금을 넣고, 새우젓도 넣어가며 절묘한 간의 균형을 맞춰본다. 국물 안에 들어간 순대나, 고기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소금도 찍어 먹어보고, 새우젓도 찍어 먹어보고, 맛의 어울림을 음미해 본다.
▲ 순댓국 먹는 성시경 ⓒ 성시경 유튜브
발라더가 먹방 유튜버로
구독자 202만 명, 업로드된 동영상 693개(11월 5일 기준). 성시경의 유튜브는 이미 너무 유명하다. 이제는 어엿한 유튜버로 소개되는 그가 외려 이후 유튜브를 시작한 이경규 등에 훈수를 두고 다니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 때문으로 알려졌다. 성시경은 코로나 시기 팬들과의 소통의 통로로 유튜브에 자신의 채널을 연다. 그리고 자신의 노래를 소개하는 <성시경 노래>와 요리하는 <성시경 레시피>를 선보였다. 앞서 그는 2014년 케이블 TV에서 <오늘 뭐 먹지?>라는 요리 예능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속 코너이던 <성시경 노래>는 선후배 가수들과의 콜라보 곡으로 확장하며 <성시경 with friends - 자, 오늘은>의 콘서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콜라보의 영역은 무궁무진했다. 성시경은 노래를 부르실 수 있다면 언제나 초대하고 싶다는 선배 가수 양희은을 비롯해 장혜진, 한동준, 윤종신에서 싸이, 박진영, 규현 등을 초대하기도 했다.
그의 유튜브 속 또 다른 핵심 콘텐츠는 요리다. 자신의 맛집을 공개하고 또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발로 뛰며 맛집을 섭외하는 등 먹방 유튜버의 세계에 진출한 것이다. 최근 많은 연예인의 유튜브는 '회사'가 함께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시경은 이른바 '독립군'이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연예인이 유튜브를 시작할 때 대부분 회사랑 계약을 한다. (나처럼) 전체를 담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첫 시작은 매니저와 카메라 한 대를 놓고 한 촬영이었다. 200만이 넘은 지금도 카메라 감독과 편집 감독 정도가 채널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립군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단출한 구성으로 성시경은 직접 새로운 맛집을 찾아 이 동네 저 동네를 헤맨다. 그렇게 자신이 소개한 음식에 반응하는 매니저의 반응을 살피고 기뻐하며 소박하게 진행한다.
성시경의 새로운 칭호
▲ '국밥부 장관'에 등극한 성시경 ⓒ 성시경 유튜브
그렇게 <먹을텐데>의 성시경에게 새로운 칭호가 생겼다. 이름하여 '국밥부 장관'이다. 과거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 이슬만 먹을 것 같은 분위기로 애절하게 발라드를 불렀다. 하지만 실은 자타공인 두주불사(술을 매우 잘 마심)에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던 인물이었다. 어디 국밥 한 그릇뿐일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침이 고여 멘트가 힘들다는 그답게 국밥과 함께 나온 수육에, 짜장면, 짬뽕과 어우러지는 탕수육, 난자를 먹어 치우는 대식가의 면모를 뽐낸다. 그의 유튜브 인기에 비례해 성시경의 몸매도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성시경이 <먹을텐데>에 어느 정도 진심인가 하면 지방 공연을 가면, 중간 지점에 있는 맛집을 소개하기 위해 서울 샵에서 손질받는 대신 음식점에 들러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맛집이 있던 동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하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유튜버 조회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개인적으로 유튜브가 인기를 끌며 사람들이 너도나도 먹방 유튜브를 즐겨보던 시절에도 유튜브를 즐겨 보지 않았다. 그러다 아들의 소개로 집에서 몇몇 채널을 함께 봤는데, 그중 하나가 성시경의 유튜브였다.
성시경과 비슷한 세대는 아니지만, 그가 이곳저곳 식당을 다니며 소개하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공감되기도 했다. 마포에 있는 분식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서는 나중에 직접 찾아가 봤다. 마포라는 동네에서 나고 자랐기에 그 시절 향수와 친구들과 먹던 평범한 우동과 돈가스에 대한 추억이 소환됐기 때문이다.
그가 "재래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가슴이 뛴다"고 하면 함께 재래시장 골목의 열기가 떠올려지고, "외국인들에게 진짜 K푸드를 소개한다면, 국밥이 최고 아니겠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지난 시간 내가 살아오며 무심코 먹었던 음식들이 그를 통해 소개되며, 내 지난 세계에서 하나씩 재탄생되고 있다.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 하나가 그렇게 미묘하고 심오한 음식이었던가.
유튜버가 된 이후로 그의 행보는 꾸준하다. 강아지 영상도 소개하고, 일본어 공부도 해보고, 심지어 테니스 강습도 해본다. <먹을텐데>에 이어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부를텐데>를위해 작품을 밤새 보고, 미리 시사를 한 후에 만나 풍성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그의 성실성은 여전하다. 인기리에 종영된 <흑백 요리사>의 셰프를 불러와 중국 요리를 해주는 것도 성시경이니 가능하다 싶다. 이제는 동료 가수들을 불러 <부를 텐데>에서 노래도 한다. 뭔가를 하면 그만두지 못한다고 하더니 유튜버로서 성시경의 진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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