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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터 무당까지... 'N잡러' 아내 때문에 우울증 걸린 남편

[리뷰] MBC 부부상담 솔루션<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등록|2024.11.05 16:59 수정|2024.11.05 16:59
사업에서 무속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N잡러' 아내, 그런 아내를 원망하다가 '막말과 우울증'의 덫에 빠져버린 남편, 잘못된 운명에 휘말려버린 부부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1월 4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운명, 극복과 체념 사이에서, 신들린 부부'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0살 나이 극복한 캠퍼스 커플

▲ MBC 부부상담 솔루션<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정태한-이미영 부부는 전주에서 거주하는 결혼 18년차 부부였다. 이들은 대학 동기로 처음 만나 1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캠퍼스 커플이 됐다. 사실 부부는 역술인으로부터 '결혼하면 1년안에 남편이 죽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을 들었고, 결혼에 대하여 양가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부부는 운명에 굴하지 않고 사랑을 지켜내며 결국 부부의 연까지 맺었다.

하지만 현재 부부는 결혼 이후 18년째 금전적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현재 본인이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남편과 돈 문제로 부부싸움이 반복되는데 고충을 호소했다. 과연 이 부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부부는 아내의 제안으로 현재 함께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를 돕기 위하여 30년 간 근속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아내의 회사에서 제품사진 촬영과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회사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이후 큰 손실을 입었고, 현재는 하루종일 쉬지 못하고 일하면서도 매달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내는 한때 경제적 위기로 자살까지도 생각했다고 고백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아내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남편의 폭언이었다. 남편은 "그냥 너 혼자 죽어"라는 매몰찬 말까지 하며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줬다고.

남편은 왜 그렇게 아내에게 심한 막말을 하는 걸까. 남편은 "아내가 사업을 해도 빚잔치에서 못 헤어나오고 있어서 성질이 난다"고 토로했다. 사실 남편은 아내의 제안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까지 지원해줬지만,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남편은 회사를 그만둔 것을 후회했고, 실속없이 일만 벌이는 아내에 대하여 분노가 깊게 쌓여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막말에 주눅들고 상처받아 수시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걱정이 된 제작진이 촬영 중 다가와 아내의 상태를 확인했을 정도였다. 아내는 "남편은 저한테 다정하게 말하지도 않는데, 저만 맨날 눈치봐야하나 싶다. 예전에 남편이랑 연애할때처럼 저를 위해줬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갈수록 그게 어려운가보다"라고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왜 무리한 사업을 벌이게 되었을까. 아내는 본래 학원강사였지만 결혼 후 수년간 출산과 육아를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경력이 단절되었다. 남편이 주는 생활비에 의존하며 가정주부로만 살아야 했던 아내는, 더이상 남편의 눈치를 보기 싫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하지만 초기에 운이 따라줬던 짧은 성공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내의 사업은 급격히 기울었다. 심지어 아내는 남편 몰래 사채까지 빌렸다가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빚을 해결하기 위하여 대출을 받아야 했고 회사까지 그만두게 됐다. 아내는 수익이 마이너스임에도 가지고 있는 억대의 재고 때문에 회사를 당장 정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아내의 사업 방식에 또다른 문제는 '파트너 사업자'와의 관계였다. 아내는 상품을 위탁하여 공동판매하면서 포장비용 일부만 아내 측이 가져가는 구조로 여러 파트너 사업자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아내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별로 없었고 업무 부담만 늘어나는 구조였다. 남편은 "도움이 되는 파트너만 남기라"며 아내의 사업방식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내는 "누구든 내 도움을 원하는 사람은 다 도와준다" 는 철칙을 내세웠다.

친정에서 사랑받는 딸로 자랐던 아내는 남편의 욕설을 들을 때마다 "자존감이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제가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오지랖이 넓다. 남들만 도와주다가 뒤통수 맞는 아내를 보는 게 답답한 거다. 내 퇴직금도 아내의 빚을 갚는데 들어갔는데, 여전히 남들에게 퍼주는 아내를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남편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내를 계속 도와줬음에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아내에 대한 원망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남편은 아직 어린 자녀들과 함께 헤쳐나가야 할 미래를 걱정하며 쌓인 울분을 털어놓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오은영은 남편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욕은 상대에 대한 공격이다. 남편의 욕은 아내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인다. 저는 부부가 서로 맞붙어 싸우고 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기가 불편했다. 항상 아내는 주눅들어 있고 남편을 무서워하고 눈치를 본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건 '가정폭력'"이라고 설명했다.

신내림 받은 아내, 부업으로 역술 일 병행

▲ MBC 부부상담 솔루션<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한편 아내가 하고 있는 일은 사업만이 아니었다. 아내는 몇년 전 우연히 신내림을 받아 역술인이 됐다. 아내는 부업으로 간간이 역술 일을 병행하고 있었다. 남편은 차라리 사업을 정리하고 역술에 전념할 것을 권했지만, 아내는 사업에 대한 강한 미련과 체력적 부담 등을 이유로 전업은 회피하고 있었다. 더구나 아내는 자녀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신내림을 받은 사실을 아직까지 알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지켜보던 오은영은 아내가 안고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었다 "아내는 밝고 명랑하며 타인을 배려할줄 아는 착한 사람"이라면서도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오만한 거다. 거들먹거리는 것만이 오만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사업은 돈을 벌고 이득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나한테 도움을 청하면 누구든 도움을 줄거야'라는 생각을 이야기 한다. 그것은 본인의 능력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아내는 화장품에 대하여 전문적인 경험이나 지식을 갖추지 못한 채 의욕만 가지고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역술 일 역시 부업으로 애매하게 발만 걸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오은영은 "아내가 겁이 없다. 사업에 대한 노력과 열정, 도전정신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의 내실을 다져야할 때"라고 꼬집으며 "모든 일을 이렇게 진행하시면 안 된다. 정말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내 역시 무조건 부정적인 평가나 반대가 아닌, 방향성에 대한 올바른 조언이 듣고싶었다면서 오은영의 지적에 공감했다.

한편 남편에게도 말못할 고충이 있었다. 남편은 애착을 가지고 있던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직한 이후, 180도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었고, 현재는 술과 음악에 의존하여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었다. 심리검사에서도 남편의 우울감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남편은 한때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한 일도 있다고 고백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실이 꿈만 같다"는 말을 반복한 남편은, 회사를 그만둔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었고 퇴직했어도 여전히 회사를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러한 분노와 좌절감이 쌓여 아내를 향한 원망섞인 폭언으로 이어지게 것.

오은영은 "현재의 경제적인 어려움보다도, 남편의 절망감과 좌절감, 자기 혐오와 자기 비하, 배우자에 대한 원망 등이 더 건강을 갉아먹는다. 그리고 그런 책임의 화살을 아내에게 보내는 면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하며 "남편 마음 안에 있는 감정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부부를 위한 힐링리포트

▲ MBC 부부상담 솔루션<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 MBC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부부에게 "호칭을 평등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부부는 평등한 관계이기에 남편은 아내를 하대하는 것을 자제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것을 줄이라는 제안이었다.

두번째는 아내를 위하여 '현실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라'는 조언을 전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의 성격과 책임에 걸맞게 운영하라는 것. 마지막으로는 남편에게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솔루션을 마치고 남편은 영상에서 확인한 자신의 거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패널들의 화해 제안에, 남편은 "잘 좀 부탁하고 열심히 삽시다"라며 아내에게 그동안 상처를 준 것을 사과하고 상남자다운 박력있는 포옹으로 아내를 끌어안았다. 미소를 되찾은 부부는 서로 사랑한다는 진심을 전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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