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에서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교장 자격 연수는 한국 교육계의 오랜 관행 중 하나 입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미래 교육을 책임질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 제도는 그 자체로는 교육 현장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연수가 한국 교육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나 효과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 폐지하거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연수의 실효성 문제입니다. 교장 자격 연수는 주로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로 진행되며, 리더십 훈련이나 현장 감각을 기르는 데 충분하지 못합니다. 교장이라는 직책은 단순한 관리자 이상의 책임을 요구하는 자리입니다. 학부모와 교사, 학생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소통 능력과 현장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장 자격 연수는 이론과 일반적 지침만을 전달할 뿐, 교장으로서의 실질적 역량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형식적 자격 요건으로 전락한 문제가 있습니다. 교장 자격 연수는 사실상 교육계에서의 승진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 오래 일하고 경험을 쌓은 이들이 '승진'을 위한 과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자격 연수를 받지 않으면 교장으로 임명될 수 없다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연수 자체를 의미 있는 교육과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승진의 필요 요건으로 보는 인식을 심화시킵니다.

셋째, 지역 특성과 현장 요구 반영 부족입니다. 전국 단위로 일괄적인 교장 자격 연수를 실시하면서 지역별로 상이한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농어촌 지역의 교육 환경과 대도시 학교의 교육 환경은 그 특성에 있어서 차이가 큽니다. 그러나 교장 자격 연수는 이러한 지역별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는 교장 자격 연수가 현장과 동떨어진, 비현실적 교육을 진행하게 되는 주된 요인입니다.

넷째, 교육 재정의 낭비입니다. 교장 자격 연수를 실시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예산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교육 예산의 낭비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예산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 지원이나 교사들의 현장 연수를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 현장에서의 자율성과 자질 강화 필요성입니다. 교장으로서의 자질은 자격 연수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와 학생들의 신뢰를 얻고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은 오랜 시간의 경험과 개인적 자질에서 비롯됩니다. 현재와 같은 형식적 자격 연수보다는 현장에서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더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교원대의 전국 단위 교장 자격 연수는 폐지되거나,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장 중심의 리더십 양성과 자질 평가 체계 도입을 통해 교장이 진정으로 학교와 학생, 교사들을 위한 교육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