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없는 윤 대통령 사과 "모든 게 제 불찰"
기자회견 앞서 대국민담화에서 고개 숙여... 반성 대상은 적시하지 않아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7일 오전 11시 35분]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자신의 노력에도 성과가 나지 않는 국정과 "제 주변의 일"을 언급하면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국정 실패 사례와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두루뭉술한 사과를 내놓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또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고, 이 국정 브리핑을 진행하겠다"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허리를 숙여 절했다.
이날 대통령은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도"라거나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등의 말로 임기 절반을 지나는 시점까지 기울인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다. 반면에 의정갈등사태와 같은 국정 실패 사례나 공천‧국정 개입 의혹을 사고 있는 김건희 여사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고개만 숙인 것이다.
담화 뒤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사과 결심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임기 반환점을 지난 시점에서 국민에게 감사와 존경의 입장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 쏟아 일할 것"
▲ 답변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후반부에서 현재까지 국정 성과가 미진한 근본원인을 "막상 취임하고 보니 모든 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혹독한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내년 3월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이 마무리되면 원전 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에도 더 큰 활력이 불어넣어질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왔다.
윤 대통령은 "2027년 5월 9일 제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을 하겠다"고 대통령직 중도하차는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그동안은 좀 잘못된 어떤 경제 기조, 국정 기조들을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을 했다면, 그리고 그때그때의 거시 지표를 중심으로 위기 관리 중점을 뒀다면 남은 2년 반은 이제 민생의 변화 국민들께서 이러한 기조 변화에 따른 어떤 혜택을 더 체감하실 수 있게 그런 실질적인 변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와 정부에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고칠 부분은 고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서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의 쇄신을 기해 나갈 것이다. 당정 소통도 강화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소모적 갈등으로 시간 낭비할 수가 없다. 민생과 미래를 위해서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윤 대통령은 "저도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제 마음가짐부터 다시 돌아보면서 더 소통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