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기후위기로 명맥 흔들리는 '청산 곶감'
청산감 작목반 154농가 대부분 고령화... 60대 농가조차 10농가도 되지 않아
▲ 박창하 농민이 채 익기도 전에 떨어진 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4일 촬영. ⓒ 옥천신문
수확의 기쁨을 느껴야 할 곶감 영농철이지만,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뭄·폭염 및 수확기 이례적으로 내린 비에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민들은 과거 '청산곶감'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군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곶감 농가는 '고령화·일손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수십년째 겪고 있다. 감 수확은 타 작물과 비교해도 고난이도 작업으로 꼽힌다. 사다리를 타며 나무에 오르거나 트랙터, 굴삭기, 고소차 등에 올라가 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산감작목반 김동만 반장은 "3대째 곶감 농사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감을 농민들이 직접 땄지만 요즘은 농가가 고령화되다 보니 감을 딸 수도 없다. 인건비는 비싼데, 감 수확 작업이 어렵다보니 감을 딸 사람도 없다. 곶감을 깎고 말리는데도 손이 많이 간다. 곶감 농가는 나이가 들고, 곶감 생산량은 줄고, 판로확보는 없는데 군 지원도 사실상 부족하다보니 답답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청산 곶감의 명맥 끊길 수 있다는 우려
더군다나 올해의 경우 이상기후 악재까지 겹치면서 농가들은 타격이 더욱 크다. 올해 가을철까지 이어진 폭염 영향과 둥근무늬낙엽병 등 병해충으로 감 수확량이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수확 직전에 자주 비가 쏟아져 감이 물을 많이 먹다보니 곶감을 말리더라도 곰팡이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청산감작목반장을 역임한 박창하 농민은 "감나무는 나무에 병이 들 경우에 열매를 떨어뜨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가을까지 폭염이 이어지고 가물었다 보니, 방역을 해도 둥근무늬낙엽병이 많이 발병됐다. 특히 감은 서늘한 기후에서 익는데, 날씨가 예상치 못하게 바뀌고 있지 않나. 낙과 피해가 심하다. 지난해 대비 절반 밑으로 수확량이 떨어질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청산감작목반 총무이자 청산곶감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최규성 농민은 "수확할 시기에 예년과 다르게 비가 자주왔다. 과육이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기계로 건조를 하더라도 곰팡이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라 본다"라며 "영동군은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을 하기에 감 농사 발전도 있는 것 같은데, 옥천의 경우 면단위 농사이기에 지자체의 관심이 덜한 것 같다. 게다가 곶감 소비 자체가 잘 안되고 값도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지 않나. 과거 묶음판매하던 곶감을 '청산시'라고까지 불렀는데, 지금은 청산 곶감이 하향세를 면치 못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곶감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감떡을 생산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다만 많은 연구와 새로운 시도가 이어져야 하는데, 고령화로 인해 동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젊은 사람들이 대들어서 수익 창출하기도 힘든 구조다"라고 덧붙였다.
청산 곶감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농민들은 군 차원의 지원과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고령화, 기후변화 등의 악재가 연이어 이어지는 상황 속 행정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윤섭 군의원은 "작목반이 고령화되다보니 현안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행정도 선제적으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한다. 곶감은 판매시기가 정해져 있으니, 직매장을 통해 판매를 하는 방항도 고려해볼 수 있다. 농가의 상황, 판로 확보 등 전체적인 상황을 행정이 살펴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 산림과는 임산물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감 농가에도 박피기, 저온저장고, 곶감박스 등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인력지원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산림관리팀 김경식 팀장은 "감 수확 등에 필요한 인력 지원이 가능할지 알아볼 계획이다. 감 농가가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사업은 작목반이나 마을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는 고 말했다.
▲ ⓒ 옥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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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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