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폐그물에 걸린 '아기 상괭이' 해경이 구조
"도와주는 손길 아는 듯 아기 상괭히 침착히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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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그물에 걸린 '아기 상괭이' 해경이 구조목포해양경찰서 흑산파출소는 7일 오후 신안군 흑산도 여객선터미널 인근 바다 폐그물에 걸려 있던 해양 보호생물 ‘상괭이’를 구조했다. 올해로 임용 3년 차인 박선규(28) 순경이 곧바로 물속으로 들어가 약 5분 만에 무사히 상괭이를 구조했다. 어린 상괭이는 자신을 도와주는 경찰관의 손길을 눈치챈 듯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린 후 몸이 자유로워지자 깊은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아갔다. 2024. 11. 7 ⓒ 목포해경
목포해양경찰서 흑산파출소는 7일 전남 신안군 흑산도 여객선터미널 인근에서 폐그물에 걸려 있던 해양 보호생물 '상괭이'를 구조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2시께 연안구조정을 타고 해양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폐그물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길이 약 1m의 상괭이를 발견했다.
어린 상괭이는 자신을 도와주는 경찰관의 손길을 눈치챈 듯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린 후 몸이 자유로워지자 깊은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아갔다.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의 보호종으로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해양 폐기물로 인해 목숨을 잃는 해양생물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며 "해양 생물 보호를 위해 해양 폐기물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전남 신안 흑산도 홍어잡이배 이상수(60) 선장이 2017년 10월 28일 흑산도 예리항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고래 옆에 서있는 모습. 이 고래는 흑산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저인망어선 그물에 혼획됐다고 한다. (자료사진) ⓒ 이상수 선장 제공
어민들 "바닷속 폐그물 처리, 어민 '자성' 필요...정부도 나서야"
한편 흑산도 홍어잡이 선장 이상수(60)씨 등 어민들에 따르면, 요즘도 상괭이는 흑산도 앞바다에서 흔히 관찰된다고 한다. 상어도 종종 발견된다. 상괭이와 고래는 정약전(1758~1816)이 집필한 한국 최초 해양생물 백과사전 자산어보에도 등장한다.
상괭이를 비롯한 수많은 해양생물이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 등 해양 폐기물에 걸려 무더기로 폐사하고 있고, 어민들이 조업을 하기 힘들 정도로 바다에 폐그물이 꽉 차있다고 흑산도 어민들은 전한다.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흑산도 인근 바다로 조업을 나온 타 지역 어업 선단이 무더기로 폐그물을 버리고 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3㎞ 떨어진 흑산도 앞바다 뿐 아니라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산면 부속섬 홍도 마저도 폐그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섬 주민들과 어민들이 치우고 치워도 금세 쌓이고 있다. 먼바다에 방치된 폐그물이 조류를 타고 해안으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흑산도 홍어잡이 어선 선주 이승호(56)씨는 "폐그물 투기 문제는 어업인들 반성과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면서도"정부와 지자체가 폐그물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목포해양경찰서 흑산파출소 박선규(28) 순경이 7일 오후 전남 신안군 흑산도 여객선터미널 인근에서 폐그물에 걸려 있던 해양 보호생물 ‘상괭이’를 구조하고 있다. 2024. 11. 7 ⓒ 목포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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