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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 영입한 한화, 내야 교통정리 필요하다

[KBO리그] 4년 총액 50억 원에 만29세 젊은 유격수 영입, 이걸로 끝나선 안돼

등록|2024.11.08 09:16 수정|2024.11.08 09:16

▲ 한화 이글스 구단은 7일 FA 내야수 심우준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 원(보장금액 42억 원+옵션 8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만 29세의 젊은 FA 유격수를 영입하며 내야를 강화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화 구단은 7일 FA 내야수 심우준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 원(보장금액 42억 원+옵션 8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심우준은 계약 후 "좋은 평가를 해주신 한화 이글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FA 선수로서 한화 이글스 선수단에 합류한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kt 위즈에 입단한 심우준은 올해까지 통산 1072경기에 출전해 타율 .254 726안타 31홈런275타점403득점156도루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 원, 올 시즌을 앞두고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7일 심우준과 계약하면서 3년 연속 외부에서 대형 FA를 데려왔다. 내년 새 홈 구장 개장을 앞두고 전력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5년 연속 kt 붙박이 주전 유격수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특별 지명 전체 14순위로 kt에 입단한 심우준은 경기고 시절부터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겸비한 유격수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심우준은 2015년 kt가 1군 무대에 오른 첫 시즌부터 붙박이 1군 멤버로 활약하면서 106경기에 출전했다. 물론 2017년까지는 베테랑 박기혁(kt 주루·외야코치)에 밀려 대주자 및 백업 유격수를 전전했고 2017년엔 3루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박기혁의 은퇴가 임박하던 2018년부터 kt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고 2019년에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세 자리 수 안타(109개)와 함께 .279의 준수한 타율을 기록했다. kt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20년 전 경기에 출전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12개의 안타와 함께 빠른 발을 앞세워 35도루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3년 연속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기량이 더욱 무르익은 심우준은 2021년에도 타율 .268 109안타6홈런48타점61득점16도루로 kt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마저 1년 연기되면서 심우준은 2022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했다. 심우준은 전역 후에도 곧바로 kt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kt의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이 끝나고 처음 FA자격을 얻은 심우준은 4년 총액 50억 원이라는 좋은 조건에 한화와 계약하면서 정들었던 수원을 떠나 앞으로 4년 동안 대전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심우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kt의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고 빠른 발과 견고한 수비,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화에게는 공수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뜻이다.

한편 심우준 전역 후 김상수를 2루수로 변신 시켰던 kt 는 그의 이적으로 키스톤 콤비의 위력이 크게 약해졌다. 베테랑 김상수를 유격수로 컴백 시키면 박경수가 은퇴한 2루 자리가 허전해지고 김상수가 2루에 고정되면 유격수 포지션에서 심우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이다. kt 구단과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내년 시즌 새 키스톤 콤비를 구축해야 하는 큰 숙제가 생겼다.

나머지 내야수들은 어디로 보내야 하나

한화는 핫코너에 지난해 홈런 및 타점왕이자 올해에도 24홈런89타점을 기록한 부동의 4번 타자 노시환이 있다. 1루에도 지난해와 올해 FA로 영입한 베테랑 채은성과 안치홍, 여기에 1루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올해 한화 타선 최고의 히트상품 김태연까지 있어 포화 상태에 가깝다. 하지만 내야 수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센터 라인의 키스톤 콤비는 수년 째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선수는 112경기에 출전(89선발)해 784이닝을 소화한 이도윤이다. 46경기(29선발) 265이닝의 황영묵과 42경기(26선발) 221.2이닝의 하주석이 이도윤의 뒤를 이었다. 반면에 2루수는 황영묵과 문현빈이 50경기 이상 출전했고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시절 주 포지션이 2루수였던 안치홍도 36경기에서 265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로 확실한 주전이 없었다.

내년부터 (부상이 없다면) 한화의 주전 유격수는 심우준이 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가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할 경우 2루수의 주전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노시환의 자리를 넘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채은성과 안치홍 같은 고액 연봉 선수들이 버틴 1루로 가기도 힘들다. 물론 50억 원이나 주고 영입한 심우준을 플래툰으로 활용하는 것도 썩 좋은 선택이 아니다.

사실 심우준이 한화에 입단하면서 가장 곤란해진 선수는 바로 하주석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를 신청한 하주석은 내심 한화 잔류를 기대했지만 한화가 심우준과 계약하면서 입지가 애매해지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좋은 계약이 어려워진 하주석은 낮은 금액에 한화에 잔류해 몸값 50억 원의 심우준과 어려운 경쟁을 하거나 사인앤트레이드 등의 형식으로 새로운 팀으로 떠나는 방법밖에 없다.

심우준의 가세로 한화의 야수, 특히 내야진이 강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올해 한화의 외야에는 외국인 선수 요나단 페라자(24홈런)와 1루 출전이 더 많았던 채은성(20홈런)을 제외하면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한화가 내년 시즌 새 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에서 7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기 위해서는 심우준 영입 하나로 전력 보강을 끝내선 안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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