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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대통령 담화, 횡설수설 아무말 대잔치"... 한동훈, 특검 결단 압박

8일 김건희 특검법 법사위 통과 예고...야당 내 탄핵 여론 가열

등록|2024.11.07 17:41 수정|2024.11.08 05:43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한마디로 처참하고 참담한 담화였다”라며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는 처참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했다”라고 비판했다. ⓒ 유성호


"처참하고 참담한 담화였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대통령 지지율에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7일 마련된 대국민담화가 거꾸로 야당을 자극한 꼴이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공천 개입 논란과 김 여사의 국정 농단 의혹을 비롯,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국회 시정연설 불참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입장을 내놨지만 야당은 "술자리에서도 듣기 어려울 정도의 횡설수설에 아무말 대잔치였다"고 '악평'했다.

특히 야당은 이날 윤 대통령 발언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결단'을 촉구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전제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재표결에 부쳐질 때 가결되도록 '이탈표'를 행사할 8명의 여당 의원을 모아달라는 것이다. '탄핵' 여론도 점차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8개월 만에 통화한 명태균과 공천 얘기? 말이 안 돼"

박찬대 “거짓말과 변명 일관한 담화, 윤석열 대통령 자격 없어” ⓒ 유성호


"'요만큼'이라도 도움을 주려 노력한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매정하게 한 게 본인도 또 섭섭했겠다 싶어서 전화를 받아줬습니다. (중략) 제가 명태균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고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대국민담화 후 이어진 기자회견 과정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공천 개입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관계는 당 내 대선 후보 경선 무렵 끊어졌다'고 해명한 것과 달리, 대통령 취임 직전이었던 2022년 5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명씨와 통화를 나눈 자신의 육성이 공개된 데 따른 해명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정면 반박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2021년 9월 경선 막판에 관계를 끊었다고 언론에서 날짜도 특정했다. 그렇다면 8개월 만에 명태균씨와 전화를 했다는 건데, 여기서 공천 얘길 하는 게 말이 되냐"며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날 "총선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누가 좋다고 해서 저에게 알려주면 저는 그대로 인재영입위원회에 패스했다"며 "누구를 꼭 공천주라고 그렇게 사실 이야기할 수도 있다지만 대통령이 이야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고 언급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김용민 의원은 "총선에 대한 공천 개입까지 했다고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2024.11.7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인간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꺼내들었던, 김 여사의 대통령 휴대전화를 통한 '대리 답변' 이야기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국정에 김건희 여사가 이런 식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채 해병 사건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휴대전화를 통해 전화한 게 김건희 여사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정황을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헌법에 반한다"고 언급한 부분이나, 개원식이나 시정연설 등 국회 주요 일정에 윤 대통령이 줄줄이 불참한 이유로 야당을 탓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열을 올려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이 헌법에 반한다면 윤 대통령은 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밝혀낼) 특검에 참여했냐"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야당 때문에 국회에 못 온다는 게 말이 되냐, 지지율이 1%라서 돌을 맞아서도 자기 뜻을 관철시키겠다고 얘기한 건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김건희 특검법' 앞에 남은 건 한동훈 결단뿐

▲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와 신장식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탄핵의 필요성만 키운 동문서답, 무도하고 뻔뻔한 정권 끌어내려야 한다는 압축된 내용이다”라며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정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을 뿐이다”고 비판했다. ⓒ 유성호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 속 터지는 동문서답” ⓒ 유성호


이제 민주당의 시선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로 향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민심을 따를 것인지 용산 권력과 함께 몰락할 것인지 한 대표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며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내일(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그새 협의가 이뤄지기 어렵겠지만 민주당 안을 통과시킨 이후 28일까지 야당뿐 아니라 정부·여당 의견도 열어 놓고 충분히 듣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앞으로) 수사 범위나 특검 추천 방식 등 모든 부분을 열어 놓고 여당에게도 국민의 뜻을 좇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열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대국민담화로 야당 내 탄핵 여론은 보다 가열되는 모양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윤 대통령이 담화 과정에서 "2027년 5월 9일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일하겠다"고 언급한 걸 두고 "이런 내용이 담화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냐"며 "현재 대통령이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불만을 가진) 민심이 얼마나 거센지를 대통령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같은 자리에서 "아내와 함께 임기를 마치고 싶어하는 대통령은 현존 그 자체가 매일매일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국가의 최대 위협"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향후 조치를 놓고 깊은 고민이 불가피해졌다. 근본적인 해법은 국민께 맡기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지만 단언컨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남은 임기를 반환하는 게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 아닐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스스로 깨닫지 못 한다면, 조국혁신당이 민심을 받들어 깨닫게 만들어드리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역시 이날 오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당은 국민들께서 국회에 부여한 임무를 다하기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내어 윤석열 정권을 하루속히 퇴진시키겠다"며 "오늘부터 한 달간 윤석열 정권 퇴진에 대한 국민의 뜻을 모으는 전국 순회 일정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9일) 노동시민사회와 함께 '윤석열 퇴진 1차 총궐기' 집회를 개최하고, 5시 30분부터는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촛불대행진을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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