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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5위-블로킹 3위' 투트쿠, 최고의 활약

[여자배구] 7일 도로공사전 블로킹 5개 포함 31득점 폭발, 흥국생명 5연승

등록|2024.11.08 09:17 수정|2024.11.08 09:17
흥국생명이 적지에서 도로공사를 꺾고 파죽의 개막 5연승을 내달렸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0,25-15,23-25,25-12)로 승리했다. 여자부 유일의 무패팀이자 모든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 흥국생명은 오는 12일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치게 된다(5승 무패).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후위공격 3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7득점을 올렸고 아닐리스 피치도 블로킹 4개와 50%의 공격성공률을 뽐내며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이날 여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했지만 역시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 선수였다. 블로킹 5개와 함께 55.56%의 공격 성공률로 시즌 개막 후 가장 많은 31득점을 퍼부으며 흥국생명의 5연승을 견인한 투트쿠 부르주가 그 주인공이다.

공격 외 다른 것도 잘했던 외국인 선수들

▲ 드래프트 당시만 해도 투트쿠에 대한 흥국생명 팬들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공격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매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각 구단들이 높은 공격 점유율을 책임질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켠다. 구단 입장에서는 뛰어난 공격력만 갖추고 있어도 더 바랄 게 없지만 V리그를 거쳐갔던 외국인 선수 중에는 공격은 물론이고 다른 면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팬들을 기쁘게 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사실 외국인 선수들은 맞 상대하는 국내 아웃사이드히터들보다 신장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이곤 한다. 그 중에서도 V리그 역대 최장신(206cm) 외국인 선수이자 2020-2021 시즌 챔프전 MVP 메레타 러츠는 높이를 앞세운 공격은 물론이고 블로킹도 상당히 뛰어났다. 실제로 러츠는 2020-2021 시즌 블로킹 4위(세트당 0.56개)를 기록하며 GS칼텍스 KIXX의 트레블을 이끌었다.

'자유계약 시대'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4-2015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블로킹 부문에서 득세를 부렸다.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에서 활약했던 조이스 고메즈 다 실바가 블로킹 4위(세트당 0.56개), 높이뛰기 선수 출신으로 엄청난 운동능력을 자랑했던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데스티니 후커가 5위(세트당 0.54개), V리그에서 세 시즌 동안 활약했던 니콜 포셋이 6위(세트당 0.52개)를 각각 기록했다.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지젤 실바(GS칼텍스,1991년생)는 뛰어난 공격과 지치지 않는 체력 외에도 강력한 서브라는 또 하나의 무기가 있다. 실바는 지난 시즌 서브 1위(세트당 0.36개)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서브 2위(세트당 0.50개)를 달리고 있다. 실제로 실바의 서브 차례가 되면 상대팀의 리시브 라인은 경계태세를 갖추면서 실바의 서브 숫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는 수비보다 공격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인 선수임에도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자랑하던 선수가 있었다. 2021-2022 시즌 기업은행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022-2023 시즌까지 활약했던 달리 산타나(LOVB 메디슨)가 그 주인공이다. 산타나는 2022-2023 시즌 49.02%라는 '리베로급' 리시브 효율로 이 부문 6위에 오르며 안정된 수비를 과시한 바 있다.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가 블로킹 3위

▲ 투트쿠는 도로공사전 31득점 맹활약으로 팀 내 득점,블로킹 1위로 올라섰다. ⓒ 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은 4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18-2019 시즌의 베레니카 톰시아를 끝으로 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를 거느린 적이 없다. 대부분의 시즌에서 우승을 다투는 상위권의 성적을 올리다 보니 외국인 선수 지명 순서를 뽑는 추첨에서 항상 낮은 순번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배구여제'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복귀한 후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를 지명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외국인 드래프트에서도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는 전체 6순위 지명권을 얻은 흥국생명은 지명 과정에서 '타임'을 외칠 정도로 많은 고민 끝에 튀르키예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를 지명했다. 튀르키예와 독일리그 등에서 활약했던 투트쿠는 한창 전성기를 달리는 만25세의 젊은 나이와 튀르키예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는 선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투트쿠는 컵대회 3경기에서 30.77%의 성공률로 52득점을 기록하며 52.46%의 성공률로 73득점을 올린 김연경에 비해 아쉬운 활약에 그쳤다. 투트쿠는 V리그 개막 후에도 4경기에서 73득점, 경기당 평균 18.25점을 기록하면서 외국인 선수로서 흥국생명의 주공격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면 김연경이 그만큼 무리하게 되고 이는 봄 배구에서의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던 투트쿠는 7일 도로공사전에서 V리그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흥국생명의 5연승을 이끌었다. 김연경보다 2.31% 높은 34.62%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한 투트쿠는 55.56%의 높은 성공률로 31득점을 퍼부으면서 공격으로만 25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투트쿠는 이날 공격뿐 아니라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팀 내 최장신(191cm)다운 높이를 과시했다.

이번 시즌 득점 5위(104개)에 올라있는 투트쿠는 5경기에서 1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블로킹 부문에서도 3위(세트당 0.89개)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해도 아포짓 스파이커인 투트쿠가 미들블로커들을 제치고 블로킹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흥국생명은 미들블로커 김수지와 피치 외에도 높이와 감각을 겸비한 사이드 블로커를 둘(투트쿠,김연경)이나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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