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민 선택 받아들여야... 평화롭게 정권 이양"
해리스 대선 패배 후 대국민 연설... "이길 때만 나라 사랑할 수는 없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중계하는 CNN 방송 ⓒ CN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미국 국민의 선택을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내가 여러 차례 말한 대로 여러분이 이길 때만 나라를 사랑할 수는 없으며, 여러분이 동의할 때만 이웃을 사랑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면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위해 정부 전체가 그의 팀과 협력하도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이는 미국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선거 시스템은 정직하고 공정하며 투명하다"라며 "승패를 떠나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4년 전 대선에서 자신에게 패한 직후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던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이행하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남은 74일 동안 날마다 의미있게 보낼 것"이라면서 "내년 1월 20일(새 대통령 취임일)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누구에게 투표했든 서로를 적이 아니라 같은 미국인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통합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 나서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영감을 주는 선거 운동을 했다"라며 "그녀는 온 마음으로 노력했으며, 이번 선거에서 거둔 성과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패배에 낙담한 지지자들에게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이룬 성과를 잊지 말자"라며 "좌절은 피할 수 없지만, 포기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빨리 다시 일어서야"... 지지자들 분발 촉구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역사적인 대통령직이었다. 내가 대통령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한 일 때문에 그렇다"라며 "우리는 다 같이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켰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모두 넘어질 수 있지만, 강인함은 우리가 얼마나 빨리 다시 일어나느냐로 측정된다"라며 "패배(defeat)는 우리가 꺾였다(defeated)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전쟁이 아닌 전투에서 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꿈꾸는 미국이 여러분에게 다시 일어서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참여해야 하고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믿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재선에 도전하려고 했으나, 고령과 건강 논란이 일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TV토론에서 밀리자 지난 7월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늦게 재선 포기를 결심하면서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로부터 "(선거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느냐", "민주주의를 우려하느냐" 등의 질문이 나왔으나 답변하지 않고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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