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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과도 아내 허락 ?"...대통령 기자회견, 조중동 싸늘

사설 통해 비판... "대통령은 김 여사 변호인", "무엇 사과하는지 밝히지 않아"

등록|2024.11.08 10:02 수정|2024.11.08 12:13

▲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11월 8일 사설 ⓒ 임병도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개입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특히 보수 언론조차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박하게 평가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날 회견에 대한 여론 반응이 썩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두루뭉술 넘어갔고, 각종 의혹도 대부분 부인했다"면서 "김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은 '침소봉대하고 악마화한 것이 있다'고 했고, 특검은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과는 했지만 대통령 부부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한 윤 대통령의 태도는 다른 언론도 지적했습니다.

<중앙일보>의 8일 사설 제목은 <'어쨌든 사과한다'만 기억나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사설은 "사과를 하긴 했지만 무엇을, 왜 사과하는지 전혀 와닿지 않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을 가리켜 "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인 사과인데,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 사과하는 것 같다는 오해를 살 것 같다'고 한 질문이 오늘의 핵심을 찔렀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두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어쨌든 사과'만 덩그러니 남았다"면서, 마지막으로 "'아 혹시 사과도 아내의 허가를 받는 건가'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변호인에 가까웠다

▲ 2022년 5월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대통령 표장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 대통령실


<중앙일보>는 "핵심은 김건희 여사 의혹과 구설"이었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보단 아내만 감쌌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변호인에 가까웠다"면서 "부인의 억울함과 공로를 전하기에 급급한 답변에선 반성과 성찰, 쇄신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심지어 김 여사가 이번 회견 때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남편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한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며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시종 김 여사를 감쌌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김 여사 문제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과했지만 김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나 국정 개입 논란이 다시 벌어지면 모두 허사가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언론과 소통하려는 노력?... MBC·JTBC 질문 받지 않은 대통령

질문 받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해당 사설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이날 각종 잘못을 인정하고 수차례 사과했다. 2시간 20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끝까지 답하면서 소통하려는 노력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앙일보>도 "몹시 아쉬운 회견이었지만 평가할 대목도 있다"면서 "어찌됐건 공식적으로 머리를 숙여 사과는 했다. 주제 가리지 않고 가감없이 질문을 받기도 했다"라며 장점을 끄집어냈습니다.

다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날 두 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에서 30개 언론 매체가 질문을 했지만, 윤 대통령이 MBC와 JTBC의 질문을 받지 않은 점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MBC와 JTBC는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윤 대통령에 가장 비판적인 매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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