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만 7천, 5개월 만에 폐페트병 70만 개 수거"
순창군 노인일자리 연계 자원순환단 사업 "용돈 벌며 환경 보호, 자원재활용 수익" 성과
▲ 순창군 자원순환단은 11개 읍·면에서 투명 폐페트병을 수거한 후 라벨 제거-세척-건조-파쇄 등의 과정을 거쳐 페트병(플라스틱)을 작은 조각(플레이크)으로 만들어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 최육상
"순창군 인구가 2만 7천여 명인데, 5개월 동안 수거한 폐페트병이 무려 70만 개가량이에요.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어요. 지금 순창군에서는 폐페트병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노인 일자리 자원순환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용돈도 벌고, 환경도 보호하고, 자원재활용 수익도 올리며 1석 3조 효과를 보고 있어요."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이 올해 6월부터 10월 말까지 5개월간 노인일자리를 연계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순창군 자원순환단'이 일자리 창출, 환경 보호, 자원재활용 수익이라는 성과를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폐페트병, 순환자원으로 전환
순창군 자원순환단은 11개 읍·면에서 투명 폐페트병을 수거한 후 라벨 제거-세척-건조-파쇄 등의 과정을 거쳐 페트병(플라스틱)을 작은 조각(플레이크)으로 만들어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페트병 조각은 실로 가공돼 의류로 재탄생하거나, 요양병원 등에 사용되는 노인시설 안전바 등으로 만들어진다.
이호 관장은 "자원순환단 사업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확보한 국비 1억 9200만 원과 순창군비 2억 5600만 원 등 사업비 4억 4800만 원이 투입돼 진행됐다"면서 "폐페트병 같은 재활용 자원을 가공해서 새로운 가치가 있는 순환자원으로 전환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폐페트병 1개를 물기 빼고 파쇄하면 12그램 정도인데, 5개월간 순창군에서 수거·파쇄된 폐페트병 양은 약 8.4톤가량으로, 이는 페트병 숫자로 환산하면 70만 개에 육박하는 수치"라면서 "자원순환단 사업을 처음 구상하고 실행할 때는 지금처럼 폐페트병이 많이 나올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순창군 자원순환단은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동안 시범·운영하며 폐페트병 가공·납품으로 331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 최육상
폐페트병 가공해 수익도 창출
자원순환단이 수거한 폐페트병은 2가지로 구분돼 일정 금액을 받고 업체에 납품됐다. 플라스틱 수거 업체에 공급하는 페트병 납품단가는 킬로그램당 360원이며, 모 의류업체에 공급하는 페트병 플라스틱 조각 납품단가는 킬로그램당 500원이다.
이 관장은 "5개월 동안 시범·운영한 자원순환단 사업으로 올린 수익금액은 10월 23일 업체에 최종 납품한 결과 331만 원으로 집계됐다"면서 "애초 자원순환단 사업은 수익 사업을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지만, 환경 보호와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추가로 벌어들인 수익 금액 전액을 지역 사회 취약 계층에 기부하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순창군 자원순환단은 폐페트병 수익금 331만 원에, 지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순창장류축제에서 벌어들인 국화빵 판매 수익금 103만 원을 더한 434만 원을 10월 28일 순창군에 기탁했다.
기탁식에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 대표 유영갑(68)·임점락(74)씨가 참석해 최영일 순창군수에게 수익금을 전달했다. 이와 별도로 순창군이 올해 11개월간 '폐건전지 수거 활성화 지원사업단' 노인 일자리를 운영해 순창군내 11개 읍·면 전역에서 폐건전지 11만 개가량을 수거해 바꾼 새 건전지 1000개도 순창군에 함께 기탁했다.
탄소 저감, 환경문제 해결책 제시
▲ 순창군은 올해 5월 17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순창군의회, 순창교육지원청, 순창경찰서, 순창소방서, 농협은행 순창군지부 등이 참여하는 자원순환단 추진 관련 협약식을 개최했다. ⓒ 순창군
순창군은 자원순환단 사업 추진을 위해 '순창형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사업'과 관련해 순창군내 여러 기관·단체와 힘을 모았다. 순창군은 올해 5월 17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순창군의회, 순창교육지원청, 순창경찰서, 순창소방서, 농협은행 순창군지부 등이 참여하는 협약식을 개최했다. 최영일 순창군수와 6개 기관장은 예산지원, 지역사회 환경분야 연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등 협약 내용에 공동 서명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원순환단 사업은 순창군이 지속적인 탄소저감으로 지역사회에서 환경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고 친환경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로 추진됐다.
▲ 순창군 자원순환단 사업 참여자들이 지난 10월 11일 순창장류축제장에서 ‘플라스틱 줄이기 동참’을 알리고 있다. ⓒ 최육상
이 관장은 "노인 일자리는 현금성 지원제도라서, 지자체가 인원을 마음대로 결정해 추진하는 게 아니고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면서 "순창군은 보건복지부와 오랜 협의 끝에 자원순환단 노인 일자리 100개를 시범사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철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국적으로 노인 일자리를 연계한 자원순환단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순창군을 포함해 몇 곳이 있는데, 순창군 자원순환단 성과가 알려지면서 전주시, 전남 담양군·무안군·영광군·광양시, 전북 장성군·완주군 등에서 관계자들이 순창으로 자원순환단 선진지 견학을 다녀갔다"면서 "순창군은 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내 보건복지부 협의를 거쳐 내년에는 본 사업으로 확정돼 좀 더 많은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순창군 65세 이상 36% 초고령사회... 노인 일자리 꼭 필요한 노인복지 사업
자원순환단에 참여한 한 순창군민은 "동료들과 함께 자칫 쓸모없게 버려져 환경을 훼손할 수 있는 폐페트병을 수거하면서 즐겁게 용돈도 버는 데다가 환경도 보호하고, 수익금은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면서 "나이 들어서 일할 수 있는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지역사회에 봉사·기부할 수 있어서 모든 참여자가 정말 즐겁게 활동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순창군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이미 36%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어르신들의 사회 활동과 소득 보충을 위해 노인 일자리는 꼭 필요한 노인 복지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최대한 확보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순창군 노인 일자리 확대 관련 지난 8월 29일 개최된 ‘2024년 전북노인 일자리 포럼’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이호 순창시니어클럽 관장(오른쪽)과 직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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