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서 봄에 심은 고춧대를 뽑아 정리하기 전 고춧잎을 땄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새파란 고춧잎을 그냥 버리자니 아까워 땄더니 한번은 충분히 먹을 양입니다.

봄에 지인을 우연히 거리에서 만났는데, 고추를 심으려고 고추모종을 전통시장에서 사 가지고 오는 거라고 합니다.

꽈리고추를 2포기 심어서 고장 난 우산으로 지지대를 만들어 키우면 둘이 한해 실컷 따 먹는다는 말에 솔깃 했습니다.

저도 노후에 농사지을 계획이 있어 연습 삼아 고추 농사를 지어 보려고 10포기를 사다 텃밭에 심었습니다. 고추가 어느 정도 자라자, 지지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지인의 조언에 지지대를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고추 모종을 심고 나서 며칠 안 되어 죽은 고추 모종이 두 포기라 앞으로 얼마나 더 죽을지 모르고 모종도 얼마 안 되어 일단 지지대를 나무 막대기로 해 주었습니다.
비가 오니까 저절로 부러지고 쓰러져 고추 모종까지 쓰러졌습니다.

다시 쇠막대기를 구해다가 박았더니 고정을 못 하고 자꾸 쓰러져 나무막대기까지 옆에 박아서 노끈으로 고추 모종과 같이 매 주었습니다.

고추 지지대를 돈을 주고 살 수도 있지만, 고추 모가 적어 못 쓰는 대를 활용한 것입니다.

고추 모 2포기에 꽈리 고추를 충분히 먹는다고 하더니, 고추는 몇 개 달리지 않아 속이 상했습니다.

거름도 주고 물도 주면서 정성을 들였지만, 생각보다 수확량이 적었습니다. 고추 모를 뽑으려니, 서운한 마음도 있어 농산물에도 정이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춧잎에는 비타민 C, 비타민 A, 비타민 K, 식이섬유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 C가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염증을 완화해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고춧잎 무침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고춧잎, 고추장, 다진 마늘, 쪽파(부추), 설탕, 간장, 참기름, 깨

1. 고춧잎을 깨끗하고 연한 부문만 골라 손질해 세척해 줍니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수저를 넣고 살짝 데쳐 줍니다.
3.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4. 고추장, 다진 마늘, 부추(저는 부추가 있어 쪽파 대신 부추를 넣어 주었습니다), 설탕, 간장, 참기름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줍니다.
5. 볼에 고춧잎을 넣고 그 위에 양념장을 넣어 골고루 버무려 줍니다.
6. 완성된 고춧잎에 참깨를 솔솔 뿌려줍니다.

밭에서 따 온 거라 싱싱하고 매콤하니 맛있습니다. 면을 좋아해 국수를 삶아 그 위에 남은 양념장을 곁들여 비빔국수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내년에도 이 맛을 즐기기 위해 고추 농사에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