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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청와대 이전 공약, 명태균 아니라 내가 제안"

SNS 통해 '청와대 이전 과정에 명태균 개입' 의혹 재차 반박... 민주당 "말장난으로 침소봉대"

등록|2024.11.10 10:35 수정|2024.11.10 11:04

▲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7월 17일 오후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당시 정책본부장이었던 제가 윤석열 후보에 '청와대 이전 공약'을 최초로 제안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와대를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하는 과정에 명태균씨가 개입했다는 야권 측 주장을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정책본부장을 지낸 바 있는 원 전 장관은 선거 캠프에서 작성된 보고서 일부를 본인의 SNS에 공개하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이 '가짜뉴스'라는 주장이었는데, 민주당은 "어설픈 말장난으로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원희룡 "청와대 이전 공약 내세운 전직 대통령 모두 특검 대상"

원 전 장관은 10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이전'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민주당이 하다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무속에 근거해 결정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들고 나오며,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억지를 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청와대 이전 공약을 내세운 전직 대통령 모두를 특검 대상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다른 점은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켰다는 것' 뿐이다. 약속을 지킨 것이 잘못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대선캠프 정책본부에서 제안·검토되어 공약으로 채택된 것"이라며 "무속적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민주당이 배출했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모독이자 자기부정이다. '누워서 침뱉기'이다"라고도 날을 세웠다.

원 전 장관은 "현재 논란 사항과 관련한 부분 일부 발췌한 보고서"라며 2022년 1월 20일자로 '대통령실 재구성 TF'가 작성한 '청와대 이전 선언을 통한 윤석열의 리더십 구체화 방안' 보고서를 함께 올렸다.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2022년 1월 20일자로 ‘대통령실 재구성 TF’가 작성한 '청와대 이전 선언을 통한 윤석열의 리더십 구체화 방안' 보고서. ⓒ 원희룡


공개된 보고서 일부 페이지에는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을 "5년짜리 시한부 왕"으로 규정하고 "권위주의 청산과 민주화의 불완전한 봉합의 산물"이라고 표현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운영 구상과 현재 청와대의 구조는 '내용과 형식'의 괴리 유발"이라는 지적이었다. 다른 페이지에는 "청와대 이전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도 쓰여 있었다.

첨부된 표는 기존 청와대를 "폐쇄적"이고 "궁궐식 구조"로, 윤석열 대통령실은 "개방적"이고 "실무형 구조"로 구분했다. 특히 "공사 구분"에 있어서, 기존 청와대는 "공사 구분 혼재"라며 "집무실-관저 결합"이라고 쓴 반면, 대통령실에 대해서는 "공사 구분 선명"이라며 "집무실-관저 분리"를 통해 "사인의 국정개입 우려 차단"이라고 쓴 부분이 눈에 띈다. 대통령실을 이전하고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국정개입 의혹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다.

"2022년 1월 11일, 내가 '청와대 이전 공약' 최초 제안"

원 전 장관은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서도 "2022년 1월 11일, 당시 정책본부장이었던 제가 윤석열 후보에 '청와대 이전 공약'을 최초로 제안했고, '대통령실 재구성 TF'가 꾸려졌다"라며 "2022년 1월 20일, '대통령실 재구성 TF'에서 임기 첫날부터 구시대 정치의 상징인 청와대로 출근하지 말고, 새로운 집무실에서 출발하자는 제안을 담아 윤석열 후보에 보고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백악관, 영국 다우닝가 10번지와 같이 대한민국 통치 체제를 상징할 수 있는 국가원수의 관저와 집무실을 항구적으로 어떻게 할 지는 추후 검토하자고 논의 되었다"라며 "2022년 1월 27일, 청와대 이전의 의도와 계획에 대한 발표문 초안을 실무자들이 여러 버전으로 작성, 윤석열 후보가 본인 의지를 구체화시켜 직접 수정 후 공약을 발표했다"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공약은 본인의 제안으로 출발해 공식적인 내부 절차를 거쳐 발표된 내용이지, 명태균씨 등의 개입이 없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8일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 가짜뉴스가 떠돌기 시작했고, 민주당은 이를 적극 유포하고 있다"라며 "그 요지는, 명태균씨가 대선 이후인 2022년 4월경 김건희 여사에게 '청와대로 들어가면 죽는다'고 해서 집무실 이전이 결정됐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러나 명태균씨와 민주당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대선 이후, 자신의 무속적 조언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결정되었다는 명태균씨의 주장은 '허언'에 불과한 것으로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윤석열 후보의 공약을 예의주시했을 것이 분명한 민주당이, 그리고 지금 당장 뉴스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이런 허언에 동참해 국민을 속이는 것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며 "원내 제1당이자 수 차례 집권 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이런 허언을 악용하여 가짜뉴스를 생산해가며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가짜뉴스 생산과 유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원희룡, 김건희 여사 비호 위해 말장난으로 침소봉대"

민주당은 지난 9일 윤종군 원내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누구도 '대선 직후 명태균씨가 한 말을 듣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결정됐다'고 말한 바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께서 듣고 싶은 것은 변명을 빙자한 '말장난'이 아니라 국정농단의 '진실'"이라며 "원희룡 전 장관이 김건희 여사를 비호하기 위해 어설픈 말장난으로 침소봉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명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대통령실 이전을 조언했다고 주장한 녹취를 공개했을 뿐"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명씨 같은 사람들의 감언이설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더욱이 무속에 근거해 국가 정책이 결정되었다는 의혹에 이르러서는 충격적이다"라며 "대통령 부인이 무속에 빠져 '국정농단'을 자행해 왔다는 정황을 우스개소리로만 넘길 수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라고 밝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원희룡 전 장관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마시라"라며 "선출된 적 없는 대통령 부인이 무속에 빠져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을 일삼았다면 이를 용납할 국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라"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유일한 해결책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고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는 길은 특검뿐이다"라는 결론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청와대) 가면 뒈진다"라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지인에게 이야기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관련 기사: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 해", 대통령실 이전도 개입?). 명태균씨 본인은 지난 2023년 자신의 SNS에도 "청와대 터는 뒷산 백악산(아들)과 북악산(아버지) 봉우리가 서로 등을 지고 있어 배신을 뜻하는 흉지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 기사: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청와대 이전 공약은 여러 우여곡절 끝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귀결됐고,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잡음과 부작용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종의 '무속'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추진 당시부터 불거지기 시작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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