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명태균 "김건희 여사, 쫄아서 전전긍긍... 김영선 때문"

김 여사 전화로 김영선이 김건희 팔았는지 물어와... 명태균 "건진법사 공천 줬다더라" 김영선 비난

등록|2024.11.11 09:57 수정|2024.11.11 10:02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때문에 전전긍긍했다는 주장이 담긴 통화가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김건희가 전화가 와서. 나 말고 다 터졌잖아. 언론에 다 터져갖고, 김건희가 쫄아가지고. '명태균이가, 김영선이 김건희 팔고 다닌다는데' 하고 물어본 거야 김영선이한테."

2022년 7월, 명태균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와 통화를 하면서 김 여사가 전화로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김 여사를 언급했는지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명씨는 "내가 울었어요 김건희 앞에 가서. 아이 팔았어요. 그것 때문에 김건희가 유일하게 개입된 게 김영선이라, 그거 들통날까 봐 지금 전전긍긍하는 거라"면서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사실이 공개될까봐 전전긍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와 강씨의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나토 순방 일정에 민간인 신분의 여성 한 명이 동행했다는 MBC의 보도가 나온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동행한 여성은 검사 출신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로 밝혔습니다. 이후 MBC는 대통령실이 한때 A씨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걸 검토했지만, 내부에서 논란이 일어 무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명태균 "대통령 부부에게 국민으로 한 말"

명씨 또한 이번 사안을 축소하려 애썼는데요. 최근 두 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은 명태균씨는 조사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는 '사적 대화'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는 "대통령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거고 여사님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겁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거 아닙니까?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에요?"라며 "일반 국민들이 대통령하고 여사하고 접촉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거지. 누구나 '나는 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런 마음을 표현을 하지 않나요?"라고 말했습니다.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사적인 대화에 불과하고 자신은 공직자가 아닌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추천했을 뿐이라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 영부인과 사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평범한 일반 국민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건진법사가 공천 줬다더라" 김영선 비난한 명태균

"어쨌든 명태균의 덕을 봤잖아. 덕을 다 봐갖고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건 감당하려고 그러는 거야."김영선 전 국민의힘과 강혜경씨(2023년 5월 통화)

하지만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김영선 전 의원의 통화 녹취 내용을 보면, 과연 사적 대화로 치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이 "명태균씨 덕"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더구나 이는 말에서 그치지 않고,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세비 절반이 명씨에게 흘러간 정황이 있다는 점에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명태균 덕'이라고 했던 김영선 전 의원은 2024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앞두고는 돌연 명씨와 갈등을 빚기 시작합니다.

명씨는 올해 1월 강씨와 통화하면서 "건진법사가 공천 줬다더라 XX 미친 X이 어? 내 쫓아내려고 공천 줬는데 나한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건진법사가 공천 줬대"라며 김 전 의원이 보궐선거 공천이 '건진법사' 덕분이라고 말을 했다며 화를 냈습니다.

그는 "내가 여사하고 XX 대통령 녹음하고 없었으면 그거 어쩔 뻔했노. 나쁜 X이야 그 X. 알았어요. 하여튼 그거 하면 다 죽어"라며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통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힘을 썼다는 근거(통화 녹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53억 자산가는 왜 명씨에게 돈을 빌렸나?

▲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후 공천개입 의혹 인물인 명태균 씨에게 9천여만원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 연합뉴스


공천 개입 의혹은 경남도선관위가 김영선 전 의원이 명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언급하는 육성도 공개됐습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 9000만 원에 대해 "빌려준 돈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씨는 "무슨 돈이 있어서 김 전 의원같이 돈 많은 분에게 신용불량자인 자신이 돈을 빌려주었다는 건가"라고 반박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김 전 의원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53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의원뿐만 명씨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 간의 공천 대가 돈거래 의혹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였던 이아무개씨를 소환한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돈거래 당사자들 간의 정황이 담긴 메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이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 간의 공천 대가 정치자금법 수수 위반으로 수사를 끝낼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까지 수사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명씨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육성과 김건희 여사가 자주 언급됐고 계속해서 김 여사 관련 녹취가 폭로되고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