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주민들이 바라는 정책 1위는?
2024 진주주민대회, 3000여 개 요구안 심의 거쳐 투표... '시내버스 무료'가 1위
▲ 11월 10일 오후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열린 진주주민대회. ⓒ 진주주민대회 조직위
진주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시민들이 쓰는 사업을 정하는데 무려 3000개 이상의 요구안이 제시되었고, 실행가능성과 시급성‧중요성 등을 따져 50개를 간추려 주민투표까지 벌였다.
진주주민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류재수 등)는 10일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우리 세금 우리가 쓰는 2024 진주주민대회'를 열고 진주시‧의회에 대한 요구안을 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주민대회에서 류재수 공동위원장은 "지난 8월 13일 진주주민대회 조직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거리 곳곳에서, 농촌마을에서, 노동자들의 일터에서, 아파트를 찾아가며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3045개의 요구안을 접수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일들은 주민들을 진주의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는 과정이었다"라며 "진주시 예산 2조 원 시대, 그 속에 주민들의 의견은 매우 미진하다. 이번에 발표되는 주민요구안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밝혔다.
조직위는 지난 8월 24일부터 주민들을 만나며 온·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3045개의 주민요구안을 받았고, '중복 요구'와 '특정 지역 민원', '진주시 권한 밖의 사업' 등을 제외한 467개로 정리해 실행가능성과 시급성, 중요성을 기준으로 진주시에서 1~5년 안에 집행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하여 심의회의를 진행하였다.
심의회의는 10월 1~11일 사이 총 11회 108명의 심의위원이 참여하여 50대 주요요구안과 19개의 주민투표 요구안 후보안을 선정하였다. 지난 9일까지 주민들이 직접 10대 대표요구안을 선정하는 1만 주민투표를 진행하였고, 10일 주민대회를 통해 10대 대표요구안을 발표한 것이다.
주민대회에서는 지역주민, 청년, 농민, 학부모 등이 무대에 올라 요구안에 대한 설명을 했다. 문준혁 학생(경상국립대)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보는 주차장에 태양광부터 설치한다면 그것이 바로 일상에 스며드는 기후‧환경 교육"이라며 진주시 관내 공공기관 주차장, 유휴부지 등에 태양광발전설비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예진 대학생은 청소년, 대학생, 70세 이상의 시내버스 무료 정책을 요구하며 "대중교통 이용은 시민의 이동권 문제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시에서 예산을 투입하는 건 지자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종씨는 "금산면 용심마을 등산로의 농로가 매우 협소하여 특히 어르신들의 경운기 운행시 매우 위험하다"며 "마을에서 하천 중간 다리부분까지 약 150m 정도 복개공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였다.
"청소년 천원 저녁식사 제공 필요"
'청소년 천원 저녁식사'를 요구한 학부모 김윤희씨는 "청소년들은 다양한 이유로 제때 식사를 못하거나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곤 한다"며 "청소년들이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음식 말고 따뜻하고 온전한 한 끼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원 석식을 지원하는 식당과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천원식당을 선정한다면 학부모를 포함한 진주시민에게 식당의 인지도를 높이고 좋은 먹거리 제공에 대한 좋은 평가와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무장애 편의시설 개선"을 요구한 뇌병변장애인 당사자인 김민석씨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지역사회에서 당당하게 이동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서게 되었다"며 "진주시에 장애인 콜택시 기사와 저상버스 기사 장애인식개선교육"과 "장애인 콜택시 기사 인원수 추가와 버스 정류장 환경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이연록씨는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하며 "진주시는 2023년 통계로 여성농업인 인구수가 1만 3918명이고 전체 농업인구수의 52.4%를 차지한다"며 "어느 지역보다 여성농업인 인구수가 많고 종사자도 많지만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집행하는 행정부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농업인들은 직업여성이 아닌 농사의 보조자로 규정되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며 "농업경영주가 아닌 공동경영주로 규정되어 있고 조건 또한 매우 차별적이다. 지속가능한 농촌, 공동체가 살아있는 농촌이 되기 위하여 여성농업인 전담부서가 조속한 시일 안에 설치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진행된 10대 대표요구안 최종 주민투표는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9일까지 온오프라인 투표와 10일 행사당일 현장투표로 진행되었으며, 최종 투표수는 1만 2132표로 집계되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요구안은 1548표의 "시내버스 요금 무료(청소년, 대학생, 70세 이상)"이 선정되었다.
조직위는 주민대회에 참석한 신서경, 이규섭, 최민국 진주시의원한테 '50대 주요요구안', '10대 대표요구안', '지역 민원성 주민요구안'을 전달하였다.
김덕민, 김복근, 김완수, 김장락, 류재수, 박문희, 박혜정, 변동현, 소희주, 심인경, 염동문, 전옥희, 정백근, 주정렬, 최성희 공동조직위원장단은 주권선언문 낭독했다.
조직위는 주민대회 이후 진주시와 진주시의회에 주민들의 요구를 제출하고, 주민들의 요구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10대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시내버스 요금 무료(청소년, 대학생, 70세 이상), ▲시내버스 노선개편과 서비스 개선, ▲진주시 청년수당 월 30만원 지급, ▲진주사랑상품권 확대, ▲온라인 성범죄 피해자 지원 확대와 관련 기관 예산 확보, ▲청소년 석식 지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무장애 편의시설 개선, ▲진주의 특색있는 문화거리 조성, ▲돌봄노동자 처우와 노동환경 개선, ▲시민건강증진과 만성질환예방 사업 확대.
▲ 11월 10일 오후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열린 진주주민대회. ⓒ 진주주민대회 조직위
▲ 11월 10일 오후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열린 진주주민대회. ⓒ 진주주민대회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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