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담화 이후 국민의힘의 행보
마지막 담합 위한 몸부림인가, 더욱 격화되는 위기인가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여야의 반응은 상이했다. 야당은 전체적으로 '반성없고 솔직하지 못하다' '핵심에서 벗어났다' 등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여당과 대통령실은 '소탈하고 진솔한 사과를 전했다' '변화의 의지가 매우 잘 느껴진다' 등 회담 이후 만족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그렇다면 국민의 반응은 어땠을까? 담화 직후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지율에서 알 수 있듯 담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관련기사: 윤 대통령 긍정 17%... 바닥 또 뚫렸다 https://omn.kr/2aw66) . 자신들의 평가보다 여론조사 결과가 훨씬 부정적인 지금, 국민의힘과 한동훈 대표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위기 속 한동훈 대표의 대처 방안과 행보는 기존과 사뭇 달라졌다. 대국민 담화 이후 내부 비판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대야 공세의 수위가 매우 강해졌다. 친윤계의 일원인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이재명 1심 생중계'를 강하게 주장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의 대처 방안은 '내부 담합을 위해 외부의 적을 강하게 공격한다'로 내부 담합을 통해 현재 닥친 위기를 방어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 대처 방안은 효과적이라 볼 수 있는가? 물론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김건희 특검법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이 더 가까운 만큼 지금만큼 국민의힘 내부담합이 필요한 시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우선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권으로 방어하고, 200표가 나오지 않게 당 내부를 단속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 국민은 점점 의구심을 품게 될 것이고, 이러한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국민의힘의 발목을 붙잡는 강력한 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한동훈 대표의 급작스러운 기조 변화는 친한계의 내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대국민 담화가 있는 7일 오전까지 김건희 리스크 해소 등 대통령에 대한 강한 비판과 압박을 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형성한 만큼 급작스러운 기조 변화는 친한계 내부와 한 대표 지지자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크다.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즉,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내부 담합으로는 현 국민의힘의 행보가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을 끈 게 아니라 잠시 덮어놓은 것뿐인 임시방편으로 현 대처 방안을 해석할 수 있다.
대국민 담화는 국민의힘에 마지막 회복과 쇄신의 기회였다. 그러나 해당 담화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이후 당 내부에서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라도 당 내부의 담합을 끌어내는 것은 여소야대가 형성된 현 상황 속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선택이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앞서 말한 리스크에 대한 납득할 해명이나 민생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위기를 회피하고, 부정하려는 '불통'의 모습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장기적으로 의혹을 해명하려는 모습과 내부 비판을 그저 '내부총질'이라고 격하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쓴소리로 받아들이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불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내부 담합과 동시에 지지층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에 직면해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쇄신,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를 진정으로 해명하고 그 해명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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