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했어도 글씨 연습, '토끼머리띠' 어르신들 졸업합니다
"못 배운 채 돌아가신 제 어머니 모습 같아 위로가 된다"... 4회 꿈보배학교 졸업식
나는 전라남도 해남군 화산면의 문해교사로 4년째 일하고 있다. 지난 11일 월요일 오후 2시, 힘찬 도약으로 살맛 나는 으뜸 해남군에서는 제4회 꿈보배 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지난 3월, 86세 어르신 등 12명의 입학식이 열렸던 바 있다(관련 기사: "배움의 열망에 박수"... 86세 신입생 입학한 꿈보배학교 https://omn.kr/27w1k ).
그간 내내 흐리던 날씨도 졸업식을 축하하듯, 이날만큼은 하늘도 드높게 푸르렀고 진분홍과 노란 국화 화분이 군청 계단과 공원을 화사하게 밝히고 있었다.
이날 졸업식에는 교육 재단 이사장 명현관 군수를 비롯하여 해남군 의회 이성옥 군 의장, 현산 마을 이장, 문해 교육 수료자 141명, 참여 가족, 문해교사 25명 등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7080이 주된 나이인 이들은 평생 학교 근처도 가 보지 못한 설움을 털어버리듯, 대학 학사 졸업복 대신 고등학교 교복을 착용하고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빨간 토끼귀모양 머리띠를 한 18세 소녀로 회귀하려는 듯한 이색 복장의 졸업식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해남 성인 문해 학교는 2018년 학습관 2개소와 마을 회관 1개소로 30명의 인원으로 성인 문해 교육을 시작, 해를 거듭할수록 배우는 열정을 가진 어르신들이 늘어나 올해(2024)는 학습관 3개소, 마을 회관 34개소, 자택 31개소 등 68 개소에서 271명이 성인 문해 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배움의 열기가 뜨겁다.
더구나 2024년 전국 시화 전에서는 글꿈상을, 엽서 전에는 글꽃상을 수상, 전라남도 시화전에 제출한 시화가 모두 수상을 이루는 쾌거를 거둘 정도로 성과가 크다.
이날 정현아 팀장 사회로 진행된 4회 졸업식은 면 단위 학습관 교육 영상스케치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내빈 소개, 문해교사 소개(25명), 졸업장(대표 14명) 수여, 최고령(김정순), 우수상(김금임, 오분임, 박양심, 한옥순) 수여, 이사장 인사말씀, 내빈 축하말씀, 학습자(오분임), 가족(외손자, 임형철), 이장(현산면) 소감, 시화 낭독 (김점자), 폐식 및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명현관 교육재단 이사장은 500억 장학 증서를 갖고 있다는 설명과 교육도시 해남으로 가는데 더욱 힘쓰겠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전시된 시화를 보니 모두 감동적입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제 어머니도 못 배우고 돌아가셔서 늘 안타까웠는데 18세 소녀처럼 머리띠를 하신 졸업생 어르신들이 제 어머니 같아 위로가 됩니다. 더구나 이번 졸업식엔 8분이 초등 인증을 받았다고 하니 앞으로 꿈보배학교 어르신들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애쓸 것입니다."
한편 해남군의회 이성옥 군의장은 '가난해서 배움보다 부지깽이 도낏자루가 닳아질 정도로 일만 하신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지금 풍요가 있다며 이제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그 한을 풀기 바란다'는 축사를 전했다.
이어진 다음은 졸업생 소감 발표. 울먹이며 소감을 발표하는 오분임 학습자의 떨리는 음성에 졸업생들도 숙연해졌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과 시 낭독을 하는 학습자를 보며 졸업생 모두 한결같은 마음인지 잠시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반면 김금임 학습자 외손자 임형철 씨가 "하마도 섬에 살아 배울 수 없던 외할머니가 깁스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서까지 공부하는 할머니가 자랑스럽고 멋지다"라고 전했을 때, 또 현산면 이장이 나와 "처음 학습관이 생길 때만 해도 그냥 하는 공부려니 했는데 이처럼 열심일 줄 몰랐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못 배운 어르신을 꿈보배 학교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을 때는 참석자들은 힘찬 박수로 같은 마음을 전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제4회 해남군 꿈 보배학교 문해교육 졸업식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앞에 두고 단체 사진을 찍은 뒤 각 학습관 별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학습관마다 사랑해요, 할 수 있다 등 저마다의 힘찬 구호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뒤 이을 활기찬 다음 학기의 열정을 미리 보여 주었다.
지난 3월, 86세 어르신 등 12명의 입학식이 열렸던 바 있다(관련 기사: "배움의 열망에 박수"... 86세 신입생 입학한 꿈보배학교 https://omn.kr/27w1k ).
▲ 졸업생들 풍경 ⓒ 염정금
이날 졸업식에는 교육 재단 이사장 명현관 군수를 비롯하여 해남군 의회 이성옥 군 의장, 현산 마을 이장, 문해 교육 수료자 141명, 참여 가족, 문해교사 25명 등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7080이 주된 나이인 이들은 평생 학교 근처도 가 보지 못한 설움을 털어버리듯, 대학 학사 졸업복 대신 고등학교 교복을 착용하고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빨간 토끼귀모양 머리띠를 한 18세 소녀로 회귀하려는 듯한 이색 복장의 졸업식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 김금임 어머니 우수상 수상깁스를 한 상태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왼손으로 쓰는 열성적인 학구파 학습자 ⓒ 염정금
해남 성인 문해 학교는 2018년 학습관 2개소와 마을 회관 1개소로 30명의 인원으로 성인 문해 교육을 시작, 해를 거듭할수록 배우는 열정을 가진 어르신들이 늘어나 올해(2024)는 학습관 3개소, 마을 회관 34개소, 자택 31개소 등 68 개소에서 271명이 성인 문해 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배움의 열기가 뜨겁다.
더구나 2024년 전국 시화 전에서는 글꿈상을, 엽서 전에는 글꽃상을 수상, 전라남도 시화전에 제출한 시화가 모두 수상을 이루는 쾌거를 거둘 정도로 성과가 크다.
이날 정현아 팀장 사회로 진행된 4회 졸업식은 면 단위 학습관 교육 영상스케치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내빈 소개, 문해교사 소개(25명), 졸업장(대표 14명) 수여, 최고령(김정순), 우수상(김금임, 오분임, 박양심, 한옥순) 수여, 이사장 인사말씀, 내빈 축하말씀, 학습자(오분임), 가족(외손자, 임형철), 이장(현산면) 소감, 시화 낭독 (김점자), 폐식 및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명현관 교육재단 이사장은 500억 장학 증서를 갖고 있다는 설명과 교육도시 해남으로 가는데 더욱 힘쓰겠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전시된 시화를 보니 모두 감동적입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제 어머니도 못 배우고 돌아가셔서 늘 안타까웠는데 18세 소녀처럼 머리띠를 하신 졸업생 어르신들이 제 어머니 같아 위로가 됩니다. 더구나 이번 졸업식엔 8분이 초등 인증을 받았다고 하니 앞으로 꿈보배학교 어르신들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애쓸 것입니다."
▲ 필자가 교육하고 있는 화산면 구성리 학습관 어르신들졸업장과 꽃다발을 든 학습자들이 '할 수 있다' 를 외치고 있다. ⓒ 염정금
한편 해남군의회 이성옥 군의장은 '가난해서 배움보다 부지깽이 도낏자루가 닳아질 정도로 일만 하신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지금 풍요가 있다며 이제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그 한을 풀기 바란다'는 축사를 전했다.
▲ 오분임 졸업생 소감 발표울먹이며 소감을 발표하는 오분임 학습자의 떨리는 음성에 졸업생들도 숙연해졌다. ⓒ 염정금
이어진 다음은 졸업생 소감 발표. 울먹이며 소감을 발표하는 오분임 학습자의 떨리는 음성에 졸업생들도 숙연해졌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과 시 낭독을 하는 학습자를 보며 졸업생 모두 한결같은 마음인지 잠시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반면 김금임 학습자 외손자 임형철 씨가 "하마도 섬에 살아 배울 수 없던 외할머니가 깁스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서까지 공부하는 할머니가 자랑스럽고 멋지다"라고 전했을 때, 또 현산면 이장이 나와 "처음 학습관이 생길 때만 해도 그냥 하는 공부려니 했는데 이처럼 열심일 줄 몰랐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못 배운 어르신을 꿈보배 학교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을 때는 참석자들은 힘찬 박수로 같은 마음을 전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제4회 해남군 꿈 보배학교 문해교육 졸업식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앞에 두고 단체 사진을 찍은 뒤 각 학습관 별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학습관마다 사랑해요, 할 수 있다 등 저마다의 힘찬 구호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뒤 이을 활기찬 다음 학기의 열정을 미리 보여 주었다.
▲ 제 4회 해남 꿈보배학교 졸업식 사진졸업식 후 단체 기념 촬영 ⓒ 해남 교육 재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