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독재하는 육 남매 아빠 향한 오은영의 돌직구
[리뷰] MBC <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가정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작 가족의 마음은 살피지 못한 독재군주 남편, 남편과 자녀들 사이에서 묵묵히 희생해 왔으면서도 양쪽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궁녀 아내, 과연 이 부부의 삶은 달라질 수 있을까.
11월 11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왕 남편 vs. 궁녀 아내, 왕궁 부부'편이 그려졌다. 안성호-김미숙 부부는 경남 진주에서 거주하는 결혼 23년 차 40대 부부다. 이번 부부는 요즘은 보기 드문 육 남매를 낳아 키우고 있는 다자녀 가정이었다.
독재자 남편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남편을 '독재자'라는 한 단어만으로 규정하며 고민을 밝혔다. 당황한 남편은 "독재는 절대 아니다. 아버지로서의 리더십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아내는 이번 상담을 통해 "남편이 강압적인 모습을 부드럽게 바꾸고,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봐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남편은 아내와 육 남매를 위하여 이른 새벽 시간부터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다. 아내 역시 가정에서 육아와 살림을 소화하며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부부는 가정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육아관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아내는 아이들과 격의 없이 편안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중시했다. 반면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은 가정 내에서 위계질서와 예의범절을 매우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시종일관 무뚝뚝하고 강압적인 말투로 일관했고, 때로는 훈육을 이유로 아이들에게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아내와 아이들만 있을 때 화기애애해 보이던 집안 분위기는, 퇴근 후 남편이 귀가하자마자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아이들은 무서운 아빠를 불편해했고, 눈치를 보다가 하나둘씩 자리를 피해 방으로 들어갔다.
고민하던 아내는 남편의 권위적인 말투와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조선시대처럼 왕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 문제"라고 지적하자, 남편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은 "남자가 집에 들어오면 왕 대접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로망"이라고 주장하며 아내를 황당하게 했다.
아내는 남편이 이제라도 자신의 수고를 알아주고 배려해 주기를 원했다. 사실 아내는 싸움을 피하고자 가급적 남편이 원하는 대로 맞춰서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내는 "남편에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했다"며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23년간의 결혼생활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남편은 갑자기 불만을 드러내는 아내의 달라진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남편을 주시하던 오은영은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 아닌가?"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남편을 당황하게 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올바른 훈육을 강조하며 헤어스타일까지도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한다는 남편에게 "아이들은 자유로운 결정을 통하여 주도성과 자발성을 키운다. 이런 면이 발달해야 남편이 원하는 스스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헤어스타일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남편에게는 '아이가 내 말을 안 듣는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작은 문제를 크게 다루게 되면 아이들에게는 '집이 안 편하다'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런 게 바로 독재"라고 남편의 모순을 지적했다.
부부의 아픈 손가락
아내의 고생은 단순히 자녀 육아와 남편과의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부부의 아픈 손가락인 첫째 아들은 20대 성인이었지만 지적 장애로 인하여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아픈 시어머니의 병간호 역시 아내의 몫이었다. 아내는 하루 종일 육아와 살림으로 바쁜 틈틈이, 아이들을 위하여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아르바이트까지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많다 보니 아내는 본인만을 위한 투자나 시간은 거의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제대로 휴식을 취할 사이도 없이 고생하는 아내의 모습에, 촬영하던 제작진과 패널들조차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이러한 고생을 알면서도,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에게 "너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다. 내가 아이들에게 못 해준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며 그저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과 이해만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태도로 패널들을 경악하게 했다.
아내는 왜 긴 세월 동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오기만 했을까. 오은영은 아내가 "성실하고 참을성도 있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만 남편은 아내가 그저 묵묵히 있으니까 힘듦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아내는 남편을 맞춰주기만 하니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은영은 "그만큼 아내가 좋은 엄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내면을 이해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부부의 또 다른 고민은 셋째 딸의 방황과 남편과의 심각한 불화였다. 고교생인 딸은 학교생활에 의욕을 잃어서 자퇴를 요구했고, 아예 등교까지 거부하면서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 남편과 성격이 비슷하여 고집이 세고 말투도 거친 딸은, 어릴 때부터 유독 아빠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다.
부부는 셋째 딸과 관련된 문제로 대화를 거듭했지만 언성만 높아졌을 뿐, 내내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남편은 딸의 반복된 일탈과 거짓말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고, 아내는 강압적인 남편의 훈육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아내는 집안 살림과 여러 자녀를 한번에 돌보느라, 셋째 딸의 힘든 부분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며 미안함을 드러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셋째 딸의 불만
제작진은 셋째 딸을 어렵게 설득하여 대화에 나섰다. 딸은 아빠만이 아니라, 자퇴에 동의해 놓고 계속해서 말이 바뀌는 엄마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다. 또한 딸은 자퇴하고 돈을 벌어서 멀리 떠나고 싶다며 "진주만 아니면 아무 데나, 그냥 여기가 싫다.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오은영은 조심스럽게 셋째 딸이 겪는 모든 방황의 시작이, 어쩌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셋째 딸의 심리를 분석하며 "요즘 아이들은 민주, 평등, 존중의 중요성을 교육받으며 자란다. 그런데 딸의 눈에 아빠는 '강압적인 왕'이고, 육 남매를 낳은 엄마는 '여성상'을 대변하는 존재"라고 해석하면서 "딸이 봤을 때 아빠는 여성적인 엄마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 부당해 보이고, 엄마는 그런 대우를 받는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그래서 딸은 거친 말투와 중성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여성적인 정체성을 감추려고 한다. 청소년기의 성정체성 통합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오은영은 "남편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지만, 한편으로 고집이 세다. 어떤 면에서는 쓸데없는 똥고집인 면이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딸은 결국 부모에게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불신이 생기게 된다. 딸의 말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태도와 말투 때문에 부모가 자신을 문제아로 취급한다고 여기게 됐을 것"이라고 딸의 심리를 설명하며 "남편은 정말 귀와 마음을 열고 딸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딸이 자퇴하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도, 결국 아빠의 영향을 벗어나 독립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오은영은 "셋째 딸의 문제를 여느 사춘기 소녀의 일탈처럼 가볍고 얕게 본다면, 남편은 딸과의 문제를 풀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 아이가 느끼는 아픔은 그 깊이가 깊다"라며 강조했다.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딸의 심리와 상처를 들은 남편도 깊은 생각에 빠졌다.
가족을 위한 최종 힐링 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에게 "내가 왕이라는 생각을 버릴 것"을 제안했다. "원래 남편 속에 있는 따뜻한 마음,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 진심을 있는 그대로 전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진심 어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고집을 버릴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아내를 위해서는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히 이야기할 것"을 제안하며, 더 이상 왕과 궁녀의 관계가 아닌, 원활한 소통을 하는 '평등한 부부관계'를 만들어나가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부부와 셋째딸을 위한 솔루션으로, '부모의 깊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으로 전할 것"을 조언했다. 오은영은 딸이 겪는 심각한 우울감과 불안함을 인정하고 부모가 함께 살피며 천천히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상담을 마친 부부는 그동안 서로에 대한 못다 한 고마움과 진심을 전했다. 또한 남편은 셋째 딸에게도 "아빠가 네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사랑한다. 아빠가"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솔루션 이후 후일담이 영상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남편은 오은영의 조언대로 셋째 딸에게 꾸준히 문자를 보내며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 역시 아빠의 달라진 모습에 낯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조금씩 대화를 시작하며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을 남겼다.
11월 11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왕 남편 vs. 궁녀 아내, 왕궁 부부'편이 그려졌다. 안성호-김미숙 부부는 경남 진주에서 거주하는 결혼 23년 차 40대 부부다. 이번 부부는 요즘은 보기 드문 육 남매를 낳아 키우고 있는 다자녀 가정이었다.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남편을 '독재자'라는 한 단어만으로 규정하며 고민을 밝혔다. 당황한 남편은 "독재는 절대 아니다. 아버지로서의 리더십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아내는 이번 상담을 통해 "남편이 강압적인 모습을 부드럽게 바꾸고,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봐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남편은 아내와 육 남매를 위하여 이른 새벽 시간부터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하고 있었다. 아내 역시 가정에서 육아와 살림을 소화하며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부부는 가정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육아관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아내는 아이들과 격의 없이 편안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중시했다. 반면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은 가정 내에서 위계질서와 예의범절을 매우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자녀들에게는 시종일관 무뚝뚝하고 강압적인 말투로 일관했고, 때로는 훈육을 이유로 아이들에게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아내와 아이들만 있을 때 화기애애해 보이던 집안 분위기는, 퇴근 후 남편이 귀가하자마자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아이들은 무서운 아빠를 불편해했고, 눈치를 보다가 하나둘씩 자리를 피해 방으로 들어갔다.
고민하던 아내는 남편의 권위적인 말투와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조선시대처럼 왕 대접만 받으려고 해서 문제"라고 지적하자, 남편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은 "남자가 집에 들어오면 왕 대접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로망"이라고 주장하며 아내를 황당하게 했다.
아내는 남편이 이제라도 자신의 수고를 알아주고 배려해 주기를 원했다. 사실 아내는 싸움을 피하고자 가급적 남편이 원하는 대로 맞춰서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내는 "남편에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했다"며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23년간의 결혼생활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남편은 갑자기 불만을 드러내는 아내의 달라진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남편을 주시하던 오은영은 "너무 자기중심적인 것 아닌가?"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남편을 당황하게 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올바른 훈육을 강조하며 헤어스타일까지도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한다는 남편에게 "아이들은 자유로운 결정을 통하여 주도성과 자발성을 키운다. 이런 면이 발달해야 남편이 원하는 스스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헤어스타일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남편에게는 '아이가 내 말을 안 듣는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작은 문제를 크게 다루게 되면 아이들에게는 '집이 안 편하다'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런 게 바로 독재"라고 남편의 모순을 지적했다.
부부의 아픈 손가락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아내의 고생은 단순히 자녀 육아와 남편과의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부부의 아픈 손가락인 첫째 아들은 20대 성인이었지만 지적 장애로 인하여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아픈 시어머니의 병간호 역시 아내의 몫이었다. 아내는 하루 종일 육아와 살림으로 바쁜 틈틈이, 아이들을 위하여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아르바이트까지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많다 보니 아내는 본인만을 위한 투자나 시간은 거의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제대로 휴식을 취할 사이도 없이 고생하는 아내의 모습에, 촬영하던 제작진과 패널들조차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이러한 고생을 알면서도,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에게 "너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다. 내가 아이들에게 못 해준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며 그저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과 이해만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태도로 패널들을 경악하게 했다.
아내는 왜 긴 세월 동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오기만 했을까. 오은영은 아내가 "성실하고 참을성도 있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만 남편은 아내가 그저 묵묵히 있으니까 힘듦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아내는 남편을 맞춰주기만 하니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은영은 "그만큼 아내가 좋은 엄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내면을 이해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부부의 또 다른 고민은 셋째 딸의 방황과 남편과의 심각한 불화였다. 고교생인 딸은 학교생활에 의욕을 잃어서 자퇴를 요구했고, 아예 등교까지 거부하면서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 남편과 성격이 비슷하여 고집이 세고 말투도 거친 딸은, 어릴 때부터 유독 아빠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다.
부부는 셋째 딸과 관련된 문제로 대화를 거듭했지만 언성만 높아졌을 뿐, 내내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남편은 딸의 반복된 일탈과 거짓말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고, 아내는 강압적인 남편의 훈육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아내는 집안 살림과 여러 자녀를 한번에 돌보느라, 셋째 딸의 힘든 부분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며 미안함을 드러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셋째 딸의 불만
▲ 방송 장면 갈무리 ⓒ MBC
제작진은 셋째 딸을 어렵게 설득하여 대화에 나섰다. 딸은 아빠만이 아니라, 자퇴에 동의해 놓고 계속해서 말이 바뀌는 엄마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다. 또한 딸은 자퇴하고 돈을 벌어서 멀리 떠나고 싶다며 "진주만 아니면 아무 데나, 그냥 여기가 싫다.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오은영은 조심스럽게 셋째 딸이 겪는 모든 방황의 시작이, 어쩌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셋째 딸의 심리를 분석하며 "요즘 아이들은 민주, 평등, 존중의 중요성을 교육받으며 자란다. 그런데 딸의 눈에 아빠는 '강압적인 왕'이고, 육 남매를 낳은 엄마는 '여성상'을 대변하는 존재"라고 해석하면서 "딸이 봤을 때 아빠는 여성적인 엄마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 부당해 보이고, 엄마는 그런 대우를 받는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그래서 딸은 거친 말투와 중성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여성적인 정체성을 감추려고 한다. 청소년기의 성정체성 통합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오은영은 "남편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지만, 한편으로 고집이 세다. 어떤 면에서는 쓸데없는 똥고집인 면이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딸은 결국 부모에게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불신이 생기게 된다. 딸의 말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태도와 말투 때문에 부모가 자신을 문제아로 취급한다고 여기게 됐을 것"이라고 딸의 심리를 설명하며 "남편은 정말 귀와 마음을 열고 딸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딸이 자퇴하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도, 결국 아빠의 영향을 벗어나 독립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오은영은 "셋째 딸의 문제를 여느 사춘기 소녀의 일탈처럼 가볍고 얕게 본다면, 남편은 딸과의 문제를 풀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 아이가 느끼는 아픔은 그 깊이가 깊다"라며 강조했다.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딸의 심리와 상처를 들은 남편도 깊은 생각에 빠졌다.
가족을 위한 최종 힐링 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에게 "내가 왕이라는 생각을 버릴 것"을 제안했다. "원래 남편 속에 있는 따뜻한 마음,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 진심을 있는 그대로 전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진심 어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고집을 버릴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아내를 위해서는 "힘들면 힘들다고 솔직히 이야기할 것"을 제안하며, 더 이상 왕과 궁녀의 관계가 아닌, 원활한 소통을 하는 '평등한 부부관계'를 만들어나가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부부와 셋째딸을 위한 솔루션으로, '부모의 깊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으로 전할 것"을 조언했다. 오은영은 딸이 겪는 심각한 우울감과 불안함을 인정하고 부모가 함께 살피며 천천히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상담을 마친 부부는 그동안 서로에 대한 못다 한 고마움과 진심을 전했다. 또한 남편은 셋째 딸에게도 "아빠가 네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사랑한다. 아빠가"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솔루션 이후 후일담이 영상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남편은 오은영의 조언대로 셋째 딸에게 꾸준히 문자를 보내며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 역시 아빠의 달라진 모습에 낯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조금씩 대화를 시작하며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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