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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5개월만에 '안전 결함' 태권어드벤처, 세금 2억 들여 또 보수

50억 들여 지어놓고 2년 9개월 사실상 방치, 운영 난맥상... 무주군 "정상화 노력"

등록|2024.11.14 07:12 수정|2024.11.14 07:12

▲ 무주 태권어드벤처 ⓒ 무주신문


50억 원을 들여 시설을 만들어놓고 2년 9개월 만에 문을 연 무주 태권어드벤처가 개장 5개월 만에 2억 원을 들여 보강공사에 들어가게 되자, 향로산 모노레일에 이어 또 다른 '돈 먹는 하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월 1일 올라온 '태권어드벤처 짚라인 시설 보강공사 발주계획 보고서'. 이 자료를 보면, 무주군은 12월까지 총 사업비 1억8570만 원을 들여 태권어드벤처 짚라인 시설에 대해 정비 및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사 내용은 출발지 안전망 설치와 길이 290m에 대한 와이어 철거 후 재설치. 이번 공사는 개장과 동시에 지난 6월에 진행된 짚라인 시설 정밀안전점검 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다.

안전 문제 직결된 문제점 다수 발견... 짚라인 일부 구간 부식도

▲ 무주 태권어드벤처 ⓒ 무주신문


국내 한 모험·산림레포츠시설 전문점검업체에 용역을 줘 짚라인 구조물과 안전시스템, 제동 장치 등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벌인 결과, 시설환경 부분을 제외한 4개 점검대상에서 '주의 및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구조물과 접근 및 출입제한 점검에선, '주의'(보강 필요)를, 안전시스템과 제동장치 점검에선 '부적합'(교체 필요) 결과가 나왔다.

세부적으로는, 출발지에서 안전장비 착용 후 짚라인 탑승시 안전망에 발이 닿거나 출입문 없이 상시 개방돼 있는 문제점 등이 지적됐다. 심지어 도착지에선 기존 목구조 타워가 약 3도 정도 기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활강자의 안전 문제와 직결된 와이어로프와 제동장치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지적됐다. 와이어로프 일부 구간에서 부식이 발견됐으며 또 다른 일부 구간은 꼬임 및 변형과 더불어 와이어의 소선(와이어를 구성하는 최소단위 줄) 절단 등이 지적됐다. 제동장치 부분에선, 주 브레이크용짚키(짚라인 전용 다기능 브레이크) 불량 문제와 함께 비상 브레이크용 완충 범퍼의 길이 부족 및 상태 불량 문제 등이 발견됐다.

짚라인 등 하강 레저스포츠시설은 고공에서 빠르게 하강하는 특성상 사고 발생 시 심각한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등 대형사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안전 문제 이상으로, 무주군과 위탁업체는 6월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짚라인 시설에 대해 운영을 중단했다.

태권어드벤처 내 여러 코스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짚라인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위탁을 맡은 무주마실은 애초 무주군이 책정한 1만 원(성인·청소년 개인 기준)에서 반값인 5000원으로 이용료를 내린 후 나머지 코스만으로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무주군은 야외에 있는 어드벤처시설 특성상, 동절기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휴장기에 들어감에 따라 이에 맞춰 이번 달 보강 공사를 발주·공사에 들어가 12월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시설물 보수 공사로 인해 운영이 중단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닌 듯 보였다.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 6월 1일부터 임시 오픈 기간으로 위탁업체는 7월까지 2개월가량 무료 개방했는데, 6월 11일께에도 시설물 보수 공사로 인해 짚라인 운영이 정지된 것으로 나와 있다.

무주군 관광진흥과에 따르면, 당시 집중호우로 인해 경사지 일부가 내려앉아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2023년 대한민국 안전대전환을 위한 집중 안전점검에서 방부목 갈라짐(할렬) 및 도착지 추락 방호망 미설치 문제를 비롯해 와이어로프 우라인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었다.

매점 빼고 짓고, 문 못 열 때도 각종 경비 지출... 그사이 장비들 낡아버려

▲ 무주 태권어드벤처 ⓒ 무주신문


사실, 태권어드벤처는 준공과 동시에 줄곧 논란을 불렀다. 2021년 9월에 준공한 이 시설에는 챌린지 코스와 체험 모험시설을 만드는 데 35억 원, 장비보관소와 매점 등 휴게시설을 만드는 데 15억 원 등 총 50억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지어진 지 1년여가 지나도록 개장이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그 배경엔, 정작 중요한 관광휴게시설(장비보관소·매점 등)이 빠졌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에 무주군은 뒤늦게 '태권어드벤처 보강사업 추진계획'을 수립, 8억5000만 원을 들여 추가 시설을 지을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해당 보강사업 추진비는 1년 뒤인 2023년 2배가량인 15억 원으로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준공한 지 2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송재기 무주군의원은 당시 관광진흥과를 대상으로 한 '2023년도 주요업무 상반기 추진실적 및 하반기 추진계획 보고'에서 "완공 후 1년 9개월의 시간이 지나 더 이상 공사업체에 하자 보수를 요구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무주군의 엇박자 행정을 질타하기도 했었다.

문을 열지 못하는 기간에도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 관련 운영경비로 무주군은 매달 수백만 원씩 지출했고, 야외에 노출된 체험 시설들은 방치된 채 낡아갔다. 과거 집행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만 태권어드벤처 관광시설운영 기본경비로 1억5000만 원가량을 집행했다. 졸속행정과 예산낭비,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 논란이 집중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여러 차례 정상화 의지를 밝힌 무주군은 올해 3월 태권어드벤처의 운영관리를 위한 위탁 운영자를 모집·선정했다. 결국 준공 2년 9개월이 지나서야 문을 열게 됐다.

곱지 않은 추가 보수 2억... 무주군 "위탁업체 열심, 기대해달라"

▲ 무주 태권어드벤처 ⓒ 무주신문


일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봐 온 무주 지역민의 입장에선 2억 원에 달하는 군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보수 공사 역시 곱게 볼 리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전 문제와 직결된 레포츠 시설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수 공사비가 발생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향로산 자연휴양림의 모노레일처럼 짚라인 역시 운영과 보수공사, 또 운영 중단을 반복하는 혈세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주군에 따르면 8월부터 10월까지 약 두 달간 260~270여 명이 이용했고 600만~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무주군은 시설이 오랫동안 방치돼 온 만큼 우선 '운영 정상화'를 위해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광진흥과 관광시설운영팀 측은 "위탁업체에서 시설 운영을 맡고 나서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태권도와 생활체육 관련 인재가 육성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면서 "또한, 지난 두 달여 간의 이용 실적을 살펴보면,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고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절기 기간 보수 공사 등 만전을 기해 내년에는 최대한 운영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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