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초등 성추행 피해 부모 "가해자들 사과문까지 써놓고 발뺌, 분통"

충주 운동부 집단 성추행 가해자 5명, 10월에 전원 사과문... 취재진엔 "성추행 없었다" 부인

등록|2024.11.12 16:25 수정|2024.11.12 16:25

▲ 충주시 관내 초중고 운동부 학생이 초등생 후배 남학생을 집단 성폭행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가해 학생 5명 모두 피해아동에게 편지를 보내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성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사진=피해아동 부모 제공) ⓒ 충북인뉴스


충북 충주에서 만 10세가 안 된 남자 초등생을 집단으로 성추행 한 혐의를 받는 가해 학생 부모 중 일부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전원이 피해아동 측에 사과문을 보내고, 가해자들의 부모 역시 사과 문자 메시지까지 전송한 뒤 일어난 태도 변화라 피해아동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충북 충주시 관내 초·중·고 운동부에 소속된 한 초등생 부모 A씨는 충주경찰서에 자신의 아들이 운동부 선배 5명(초등생 2명, 중학생 2명, 고등학생 1명)으로부터 올해 1월과 9월 대회 참가를 위해 머물던 숙소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집단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수사를 의뢰했다.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도 이 사실을 신고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부모인 B씨는 <충북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성폭력 사실을 부인했다. B씨는 "바지를 벗긴 적도 없다. 유사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 부모 "형사처벌만 받지 않게 해달라며 빌었다"

▲ 충주 운동부 집단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의 부모가 피해 아동 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사진=피해아동 부모 제공) ⓒ 충북인뉴스


하지만 정작 이들은 피해아동과 부모에게 편지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사실은 피해아동 학부모 A씨가 가해학생 5명으로부터 전달받은 사과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해 학생이 보낸 사과 편지에는 사과와 더불어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B씨를 포함한 가해학생의 학부모 5명 모두 피해아동의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또 다른 학부모 D씨와 피해아동의 부모 사이에 진행된 전화통화에서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말이 가기도 했다.

D씨는 피해아동의 부모에게 "'△△아. 너 이런 사실(집단 성추행)이 있다는데 맞아?' 그러니까 '맞대'. '(그래서) 왜 그랬어?' 그러니까 처음에는 '그냥 자기도 형아들이 얘기하니 했지'"라며 자신의 자녀가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내용을 전했다.

이어 D씨는 "넌 죄인이야. 너가 만약에 똑같이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누군가가 너를 갖다가 강제로 여럿이서 널 잡아놓고 너한테 그렇게 생각해봐.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 보라고"라고 자녀에게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피해아동의 부모 A씨는 가해자 부모 일부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분개했다. A씨는 "형사처벌만 하지 말아달라며 빌 때는 언제고, 어떻게 이제 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며 "촉법소년(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이 안 된다는 것을 안 뒤에 가해부모들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 1명은 충주시 관내 학부모단체의 고위 간부를 지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피해아동과 부모의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성폭력 사안인데... 학폭처리 '즉시 신고의무' 미작동 정황 https://omn.kr/2axhw
충주서 초등생 집단성추행 신고...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중" https://omn.kr/2awm7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