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동창회, 박정희 동상 훼손 동문들 고발
경산경찰서에 '사자명예훼손' 혐의 고발... 경찰, 친고죄인 사자명예훼손 대신 집시법 위반 조사 가능성도
▲ 지난 10일 영남대 민주동문회 회원 한 명이 천마아너스파크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밀가루를 뿌리고 있다. ⓒ 조정훈
영남대 경산캠퍼스 안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계란과 밀가루를 투척한 영남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이 고발당했다.
윤동한 영남대 총동창회장과 이돈 미주연합총동창회장은 지난 11일 이아무개 민주동문회장, 권아무개 비정규 교수노조 영남대 분회장 등 3명에 대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북 경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동문회 측이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를 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해 달라고 덧붙였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채증한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자명예훼손'은 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친족 또는 자손이 고발한 게 아니어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이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집시법 위반)에 해당한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내사 단계로 입건 대상은 채증 자료를 검토한 이후에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 세워진 박정희 동상에 10일 민주동문회 회원 일부가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퍼부었다. ⓒ 조정훈
앞서 영남대 민주동문회는 지난 10일 오후 천마아너스파크 박정희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는 학교 설립자가 아닌 강탈자"라며 "학교 구성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동상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또 '역사의 죄인 다카키 마사오'라고 쓴 피켓을 동상 목에 걸고 검은 천을 덮어 동상을 끌어내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동상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퍼부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동상 설치 과정은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이었다"라며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독재자의 동상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동상을 대학 교정에 세우는 것은 쿠데타, 독재정치와 인권유린을 정당화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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