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국감 "주요 재벌 이름조차 안 나와"
경실련, 국감 우수의원 15명 선정 기자회견... "역대급 정쟁... 재벌 개혁 분야 가장 실망"
▲ 경실련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024 국감 평가 및 우수의원 선정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15명의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벌 TOP5(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키워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1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개최한 '2024 국정감사 평가 및 우수의원 선정 기자회견'에서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이 "이번 국정감사 경제 분야에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 등 재벌 개혁이 꼭 논의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한 말이다.
경실련은 평가 자료를 통해 "경제력 집중 문제나 경영권 승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의원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예전 국정감사들과 달리 이번 국정감사에선 단 한 명의 재벌 총수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벌 개혁 이슈는 사실상 정무위인데..."
▲ 경실련, "역대급 정쟁 국감, 민생 현안에 집중한 질의와 대안 제시한 의원 선정"경실련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024 국감 평가 및 우수의원 선정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15명의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발표하고 있다. ⓒ 이정민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나 세수 결손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필요한데, 이번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이슈만 쫓아다닌 행보를 보였다"면서 "주요 재벌 이름조차 나오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권 팀장은 "재벌 개혁 이슈는 사실상 정무위에서 주로 다뤄져야 하는데 정무위보다 산자위에서 더 직접적으로 재벌이란 단어가 나온 부분에 대해 역할이 뒤바뀐 것 같다"고도 말했다.
"특히 정무위원회의 이번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의 경우, 지난 21대 국회 때와 달리 SK 계열사의 물적 분할 문제를 제외한 주요 재벌 계열사와 총수 일가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상호 출자 위반 ▲담합·부당 공동행위 ▲기업 결합 및 물적 분할 제한 위반 등 경제력 집중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이 아예 없었음... (중략)
재벌 경제로 인한 전체 경제 구조적 문제보다는 오로지 주식 투자자 보호의 관점에서만 구체성이나 뚜렷한 정책 대안 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로만 모호하게 다뤄져, 이번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주식 투자자 달래기 수준'에 그쳤음." (경실련 재벌개혁 분야 총평)
경실련은 재벌 개혁 분야에서 김현정 의원(정무위)과 정진욱 의원(산자위) 등 2명을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권 팀장은 "이들은 일부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지적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재벌 개혁 분야 우수, 김현정·정진욱 의원
▲ 경실련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정현 행안위 더불어민주당, 조승환 행안위 국민의힘, 김현정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산자위 더불어민주당, 차규근 기재위 조국혁신당, 서왕진 산자위 조국혁신당, 김남근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최형두 과방위 국민의힘, 김윤 보복위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보복위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보복위 더불어민주당, 이주영 보복위 개혁신당"등 15명의 국회의원을 선정했다. ⓒ 이정민
경실련은 "김현정 의원의 경우 ▲두산 계열사간 합병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각 피감기관에게 투자자 보호 방안 등을 질의하고 그 대안으로서 상법개정(안)을 제시하여 해당 피감기관들의 의견을 받아 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굽네치킨 일가친척간 경제력 집중, 일감몰아주기, 가맹점 피해 등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들어 피감기관의 과징금 처분 등 조치가 미흡했던 점을 지적했다"고도 평했다.
김 의원은 10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자녀 회사에게 닭고기 납품권 100% 전부를 몰아줬다"면서"불공정행위 조사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실련은 정진욱 의원에 대해서는 "재벌기업 해외 이전으로 인한 산업공동화, 삼성전자 등 RE100 대응 미비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했다"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042년까지 560조원 가량 투자한다던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불투명성에 대해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국정감사 우수 의원 15명
한편 경실련은 "10월 5일부터 25일까지 평가가 진행됐고, 정책 대안의 개혁성, 구체성, 효과성을 기준으로 상위 의원들을 선정했다. 정략적 발언이나 비합리적 질의는 평가에서 제외했다"며 "비록 평가하기 어려운 국감이었지만,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심도 있는 질의와 정책 대안을 제시한 의원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분야별 선정 의원.
행정안전 : 박정현(더불어민주당,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부족 문제 지적, 디지털 성범죄 대응강화 요구), 조승환(국민의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력 저하 문제와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의 관리·감독 강화 강조)
재벌개혁 :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두산 계열사 합병 등 재벌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강력히 질의), 정진욱(더불어민주당, 재벌 기업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산업 공동화 문제 지적)
조세정의 : 차규근(조국혁신당, 현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개선 촉구)
소상공인 보호 : 서왕진(조국혁신당, 중소기업 기술 탈취 실태 언급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요구)
플랫폼 공정화 및 정보통신 분야 : 김남근·최형두(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국내·외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정책적 대안 제시)
노동존중 : 정혜경(진보당, 쿠팡의 상시 해고제 문제와 산재 은폐 의혹 제기)
농업개혁 : 임미애(더불어민주당, 정부의 농축산물 할당관세 수입 확대,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 수금 문제 등 잘못된 정책 비판하고 개선 요구)
부동산·건설 : 윤종오(진보당, 건설노동자 임금 체불 문제 집중 제기)
공공의료 확충 : 김윤(더불어민주당, 공공병원 중심의 지역 완결 의료 체계 구축과 건강보험 재정 지출 효율화 방안 강조), 전진숙(더불어민주당, 지역 공공의료 의사 부족 문제 해소 위한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 의사제 도입 촉구)
노후소득 보장 강화 : 김남희(더불어민주당, 국민연금 재정 지속성 위한 국고 투입 확대와 사각지대 해소 위한 출산 크레딧 사전 지급제 도입 제안), 이주영(개혁신당, 국민연금 국고 투입과 과지급 기초연금 조정 통한 효율화 촉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