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반도체특별법을 폐기하라"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안에 비판 성명 내
▲ 자료사진. 2023년 7월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경기도 화성 삼성반도체사거리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선전전을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제공
화섬식품노조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을 폐기하라 주장하고 나섰다.
화섬식품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신환섭)는 12일 오후 '책임전가의 끝판왕, 반도체특별법을 폐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경영의 실패를 제도와 노동에 전가하는 여당의 책임회피식 꼼수에 분노하며 반노동·반민생적 내용을 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의 폐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최장의 노동 시간으로 악명 높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노동자들은 이미 현 법체계 내에서 최대한도의 노동시간 유연화를 적용받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을 장려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육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으며, 이미 실패로 끝난 윤석열 정권의 노동시간 개악 논란을 재점화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앞선 평가에 대해 노조는 "SK하이닉스가 현 근로시간제도 하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 반증"이라 설명했다. 화섬식품노조에는 SK하이닉스에 재직 중인 노동자들이 가입해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를 구성하고 있다.
노조는 특별법이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조는 "현 정권이 무리한 법인세 인하를 강행하며 역대급 세수펑크를 자초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혈세로 보조금을 남발하겠다는 것"이라며 "노동자에게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자본에게는 이중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반도체특별법의 본모습"이라 꼬집었다.
노조 성명을 마무리하며 "국회는 자본의 떼쓰기에 넘어갈 것이 아니라 장시간 노동의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바닥에 떨어진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반도체특별법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1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직접 보조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당론 발의했다.
화섬식품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으로 화학, 섬유, 식품 사업장을 비롯해 의약품, 폐기물 처리, 가스, ICT, 광물, 문화예술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4만여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노조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다수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노동자들도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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