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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앨리스> 광주 4개 개봉관 매진... "수능 본 아이들 꼭 봤으면"

시민 주도 '100개 극장 상영 추진단'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 위로"

등록|2024.11.14 12:26 수정|2024.11.14 13:04

▲ 13일 저녁 롯데시네마 광주 수완아울렛관에서 '100개 극장 상영 관객추진단' 송경애(월계초 교장, 앞줄 오른쪽 2번째)씨와 관객들이 <괜찮아, 앨리스> 관람에 앞서 "괜찮아"라고 외치고 있다. ⓒ 100개 극장 상영 관객추진단제공


독립영화 <괜찮아, 앨리스>가 개봉 첫날 광주광역시 개봉관 4곳에서 매진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새로운 교육 실험에 나선 '꿈틀리인생학교'를 무대로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하루 전인 13일 개봉한 <괜찮아, 앨리스>는 광주 개봉관 4곳에서 입장권이 매진됐다.

매진된 개봉관은 CGV 광주용봉(북구), CGV 광주터미널(서구), CGV 광주하남(광산), 롯데시네마 수완아울렛(광산)이다. 광주독립영화관(동구)에서도 개봉했다.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 관장은 "상업영화 극장 4곳에서 첫날 매진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흔치 않은 일"이라며 "기본적으로 영화 자체가 좋지 않다면 영화관 매진 기록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한 관장은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은 성적 지상주의에 내몰린 지 오래고, 어른들도 성과·결과에 쫓기는 삶이 계속되고 있다"며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청소년과 어른 모두에게 위로를 주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관객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봉 2일차 1만명 돌파... 전체 5위, 독립영화 1위

개봉 2일 차 <괜찮아 앨리스>는 누적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일별 박스오피스에선 5위를 기록했고, 독립영화 부문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 <괜찮아, 앨리스> 개봉 첫날 광주 상업영화관 전석 매진. ⓒ 오마이뉴스


▲ 영화진흥위원회 일별 박스오피스. 개봉 2일차 관객 1만명을 돌파한 <괜찮아, 앨리스>는 전체 박스오피스에선 5위를 기록했고, 독립영화 부문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학교 졸업 뒤에도 성과와 결과에 쫓기는 어른에게도 위로가 되는 영화"라며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을 모두에게 해주고 싶다"는 반응을 보인다.

개봉 첫날 광주 개봉관 전석 매진 등 관객 호응을 얻은 데는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접한 관객들이 주도해 결성한 '100개 극장 상영 관객추진단'의 노력도 크다.

광주에서도 영화와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감동한 시민들 주도로 극장 개봉과 첫날 매진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CGV 광주용봉관은 이충훈·김현숙씨, CGV 광주터미널관은 민소정·이호준씨, CGV 광주하남관은 박광희씨, 롯데시네마 수완아울렛관 개봉과 전석 매진에는 송경애씨가 앞장 섰다.

▲ CGV광주 용봉관에서 영화 <괜찮아, 앨리스> 관람에 앞서 '100개 극장 상영 관객추진단'에 참여한 관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는 '하트' 동작을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미라 김현주씨 부부, 이충훈 김현숙씨 부부. ⓒ 100개 극장 상영 관객추진단


송경애(광주 월계초 교장)씨는 "(시사회를 포함해) 이 영화를 아홉 번 봤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우리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가. 볼 때마다 한 순간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라고 했다.

송씨는 "영화 속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라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 목소리로 전하는 메시지가 큰 힘을 갖는다"며 "수능이 끝나고 많은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씨와 함께 13일 오후 롯데시네마 수완아울렛관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극장을 나서며 미리 나눠준 쪽지에 감상평을 적어 남겼다고 한다.

"내일 시험 보는 우리 아들 ○○야, 시험 못 봐도 괜찮아" (수험생 학부모)

"50(세)이 된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광주 직장인)

"자녀 셋을 공립대안학교에 보냈습니다. 교육의 세 주체(학생·교사·학부모)의 하나인 학부모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앨리스를 보고 반성하고 숙제도 얻은 것 같습니다" (광주 학부모)

영화는 정치인들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뒤 "제가 영화 보는 도중에 갑자기 눈물이 나서...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잠깐 쉬어가더라도 내 삶을 살아야지, 강요된 젊은 시절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이 대표는 "저도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게 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괜찮아, 앨리스>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서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500만 명이 보면 좋겠다"고도 했다.

눈물 쏟아낸 이재명... 광주에선 민형배, 김이강, 박병규 극장 찾아

광주에선 김이강 서구청장과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개봉 첫날 극장을 찾아 관람했다. 김이강 청장은 개봉 전 광주 시사회장을 찾으며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박병규 청장은 "저도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이자 자녀를 둔 아빠"라며 "영화를 본 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광산구을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민형배 의원도 광주 시사회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한 뒤 "많은 분들이 영화를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었다.

▲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괜찮아, 앨리스’(제작 오마이뉴스) VIP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양지혜 감독이 함께 하고 있다. ⓒ 권우성


<괜찮아, 앨리스>는 새로운 교육 실험에 나선 '꿈틀리인생학교'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다.

작품의 배경이 된 '꿈틀리인생학교'는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Efterskole)'를 모티브로 삼은 1년짜리 인생설계 학교다. 2016년 문을 열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100% 민간의 힘으로 설립한 이 학교에서 1년 동안 쉬었다 가면서 자기 인생을 설계한 학생은 지난 8년간 200여 명에 달한다. 이 학교의 영향을 받아 공립에서는 첫 번째로 충북도교육청에 의해 2022년 목도나루학교가 '1년짜리 인생학교'로 개교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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