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읍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홍주읍성 복원 정비 사업이 본격 진행되는 가운데, KT 홍성지사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홍성군은 2016년부터 항일의병투쟁의 본거지인 홍주읍성에 대해 멸실성곽과 4대문 등 복원과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홍주읍성 내에 있는 KT 홍성지사 이전이 복원의 최대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다.

KT 홍성지사는 충남 서부권의 중심 통신시설로 규모만 해도 워낙에 방대해 그동안 이전 논의만 있었을 뿐 실제로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홍주읍성 복원·정비 사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이전 논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됐다.

예산·홍성에 지역구를 둔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KT에 이전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강 의원은 "2016년부터 (홍주읍성내) 대부분 지장물이 철거되고 심지어 초등학교도 이전 대상으로 확정됐다"면서 "(하지만) 유독 이전 대상인 KT 홍성지사만 이전을 못 하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는 홍성군의 보상가보다 무려 145억 원을 추가해서 시설 이전비로만 215억 원을 국가(홍성군)에 요구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에는 정부나 지자체가 사업 주체일 때는 (시설 이전비를) 감면해 주는 조항이 법에 규정하고 있다"라고 KT를 향해 적극적인 이전을 촉구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홍성군은 KT에 이전 조건으로 토지 및 건물 보상비 95억 원과 토지 마련, 시설 이전비 65억 원을 책정하는 등 총 160억 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KT 김영섭 대표이사는 "KT도 홍주읍성 복원 관광 자원화 사업에 매우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다"면서도 "전기통신사업자법에는 기본적으로 원인 제공자가 이전비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으로 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 로펌 등 외부 법률 자문 등도 받았다. 기본적으로 원인 제공자인 홍성군에서 기본 원칙을 인정해주면 된다"며 "홍성군에서 토지 및 건물 보상비 95억 원은 공식 제시했지만, 시설 이전비는 공식적으로 제시한 바 없다"면서 "(홍성군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라고 답했다.

홍성군수-KT 만남... "양측 실무단 마련해 구체적 논의 등 실시"


이후 KT 김영섭 대표이사는 14일 홍성군을 찾아 이용록 군수와 KT 홍성지사 이전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동안 홍성군에서 (KT와) 이전 협의를 지속해 왔다"면서 "오늘(14일) 김영섭 대표이사가 홍성군을 방문해 이전 필요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와 실행 방안은 양측의 실무단이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면서 "빠른 기간 내 (KT 홍성지사가) 이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KT의 '원인 제공자 부담 기본 원칙'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KT 홍성지사 이전에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많은 논의와 협의를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홍성군과 KT가, 이번 김 대표이사의 방문으로 KT 홍성지사 이전의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홍성군은 민선 8기 출범 후 원도심 전통 경관 조성과 역사문화도시라는 정체성 확립 및 관광 인프라 연계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홍주읍성 복원‧정비에 집중적인 군비 투입과 치열한 국‧도비 확보 노력, 전담 조직 신설 등 군정 역량을집중하고 있다.